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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랄까 Season 2 - [16화]

권정선재 2009. 3. 13. 19:30



 16화. 승낙




 “윤호야!”


 “헤헤, 선생님.”


 잠을 자고 일어난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여지껏 그러고 있었던 거야?”


 “네.”


 윤호가 귀엽게 웃는다.


 “너, 어서 일어나.”


 민정이 엄한 표정으로 말한다.

 

“괜찮아요.”


 윤호가 머리를 긁적이며 웃는다.


 “너 미쳤어?”

 “네.”


 윤호가 귀엽게 웃는다.


 “어떻게 하룻밤을 그러고 있을 생각을 해!”


 민정이 억지로 윤호를 일으키려고 하지만 윤호는 그대로 무릎을 꿇는다.


 “선생님.”


 “왜?”


 “저도 무언가를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어요?”


 “이런 거는 싫어.”


 민정이 다시 윤호의 팔을 이끈다.


 “너 힘든 것 싫다고!”


 “저는 인정받고 싶어요.”


 “윤호야.”


 윤호의 눈이 반짝거린다.


 “제가 단순히 어린 놈팽이는 아니란 걸요.”


 “윤호야.”


 민정이 말을 잇지 못한다.


 “넌 이미 나에게 너무나도 멋진 남자야.”


 “헤헷. 알아요.”


 “치.”


 민정이 눈을 살짝 흘긴다.


 “사랑하는 거 알지?”

“네. 저도요.”


 윤호가 싱긋 웃는다.


 “장인어른께 꼭 허락받을게요.”

 

“그래, 윤호야.”

 민정이 걱정 어린 눈으로 윤호를 바라본다.


 “이윤호는 꼭 해낼거야.”


 “그럼요, 당연하죠.”


 윤호가 눈웃음 친다.




 “그나저나 윤호 얘는 왜 안 들어온다니?”


 문희가 딸기를 먹으며 말한다.


 “글쎄요?”

 너무나도 무심한 가족이다.




 “뭐하는 겐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주현이 나왔다.


 “장인어른 허락 기다리고 있습니다.”


 “!”


 윤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다.


 “설마 어제 밤부터 이렇게 있던 겐가?”


 “네.”


 윤호가 싱긋 웃는다.


 “아빠.”


 민정이 부엌에서 나온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집이 쌀쌀하냐?”


 “네?”


 그제야 민정은 집의 온도가 조금 낮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마!”


 베란다의 문이 그대로 열려있었다.


 “윤호야!”


 윤호의 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어떡해?”


 “자네 어서 일어나게!”


 주현이 윤호를 일으키려고 했다.

 

“아버님 허락 없이는 못 일어납니다.”


 윤호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좋네 사귀게, 허락 하겠네.”


 그제야 윤호가 기쁜 숨을 내쉰다.


 “고맙습니다.”

 “윤호야!”


 “이봐! 사위!”


 윤호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휴.”


 민정이 윤호의 이마에 물수건을 얹는다.


 “어떠니?”


 “모르겠어요.”


 민정이 울상을 짓는다.


 “아빠도 참 너무하세요.”


 “아니, 내가 뭘?”


 주현이 어이가 없다는 듯 민정을 본다.


 “어떻게 애한테.”


 “흠.”


 주현이 헛기침을 한다.


 “애라니, 이제 내 사위인데.”


 “사위요?”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아빠?”

 “그래, 결혼도 하려면 하려무나.”


 민정이 주현을 껴안았다.




 “이렇게 가시다니 섭섭하네요.”


 윤호가 주현에게 말했다.


 “섭섭하기는, 다시 보면 되지.”


 주현이 넉넉한 미소를 짓는다.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장인어른.”


 “장인어른? 허, 그 말 참 듣기 좋구만.”


 주현이 차에 올라탄다.


 “민정아 잘 있거라.”


 “네 아빠!”


 민정이 손을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