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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랄까 Season 2 - [15화]

권정선재 2009. 3. 13. 19:29



 15화. 신지의 고백




 “여기 신지라는 사람.”


 민용이 급히 바로 들어간다.


 “예,”


 웨이터가 기다렸다는 듯이 신지를 떠 넘긴다.


 “어떤 관계이신지는 모르겠지만 1번이라서 전화 드렸습니다.”


 웨이터가 민용에게 전화를 건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네?”


 민용이 고개를 갸웃한다.


 “1번이요?”


 “네.”


 민용이 신지를 내려다본다.


 “왜 1번 인거야?”


 민용이 슬픈 눈빛으로 읊조렸다.

 “오빠.”


 신지가 민용을 바라본다.


 “어.”

 

 신지의 물음에 민용이 대답을 한다.


 “헤헤, 왔네.”


 신지가 밝게 웃으며 민용에게 매달린다.


 “너 왜 그래?”


 민용이 신지를 떼어내며 말했다.


 “우리 신랑, 이제 내가 싫어?”


 신지가 볼을 부풀리며 물었다.

 “...”


 민용이 신지를 내려다보았다.


 “나 바보였나봐.”


 신지가 바닥에 주저 앉는다.


 “왜 내 마음을 모르고 오빠를 그냥 보냈을까?”


 민용이 멍하니 신지를 바라본다.


 “신지야...”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운다.


 “나 이제 안 것 같아.”


 신지가 민용을 올려다본다.


 “하지만, 너무 늦었겠지?”


 신지가 헤하고 웃는다.


 “시, 신지야.”


 민용이 신지를 붙잡는다.


 “이제야 내 마음이 누구를 향해 있는지, 그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는 곳이 한국인지 러시아인지,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사람을 보내버렸어, 그리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이랑 있는 모습을 보고, 자꾸만 가슴이 아리고, 슬프고 눈물이 맺힌다. 헤, 나 정말 바보인가봐.”


 신지가 눈물을 닦는다.


 “최소한 오빠가 나를 붙잡지 않았다면.”


 “...”


 “내가 그토록 오빠를 모질게 밀어내지 않았다면.”


 “...”


 “그랬다면.”


 신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랬다면,”


 “...”


 민용은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다.


 “내가 이토록 후회되지는 않았을 텐데.”


 신지가 민용을 바라본다.


 “...”


 민용은 아무런 말도 없다.


 “나 바보 맞지?”


 신지가 민용을 슬픈 눈으로 바라본다.


 “그때는 왜 몰랐나.”


 “...”


 “이제야 모든 게 다 이해가 될고, 진심으로 오빠라는 사람을 좋아할 수 있게 되었는데 너무 늦었어.”


 “신지야.”


 민용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우리가 헤어진 건 나 때문이야.”

 “오빠?”


 민용이 신지의 손을 잡는다.


 “애초에 러시아로 가겠다는 너를 말린 것도 나고.”


 “...”


 “오디션 보겠다는 너, 오디션도 못 보게 한 것도 나고.”


 “...”


 “너의 처음 기회를, 너의 인생에 첫 기회를 고작, 내가 군대를 간다는 이유로 망쳐버린 것도 나야.”


 “오빠.”


 신지가 민용을 바라본다.


 “내가 바보였어.”


 “...”


 “내가 멍청했다고.”


 민용이 신지를 바라본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멍청한가봐.”


 민용이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왜?”


 신지가 되묻는다.


 “이토록 소중한 사람 여지껏 모르고 있었으니까.”


 “!”


 신지의 눈이 커다래진다.


 “오, 오빠!”


 “이제서야 내 마음이 무엇인지 알았어.”


 “...”


 신지가 민용의 눈을 피한다.


 “농담하지마.”


 “나 농담 아닌데.”


 민용이 웃으며 말했다.


 “네가 내 반지 버리지 않은 거.”


 “...”


 “그리고, 사실 그 때 만년필에 네 쪽지 다 봤었어.”


 “!”


 신지가 민용을 바라봤다.


 “그리고 수학여행 때, 네가 내가 고백한 거.”

 

“...”


 “다 알고 있으면서 시치미 뗀거야.”

 “오, 오빠.”


 민용이 미소를 짓는다.


 “어쩌지?”


 “?”


 신지가 고개를 갸웃한다.


 “나 같이 못난 놈이 다시 네게 청혼을 해야할 것 같아.”


 “!”


 신지의 눈이 커다래진다.


 “오, 오빠!”


 “이 못난 나라는 사람 용서해줄래?”


 신지가 고개를 젓는다.


 “아니, 오빠가 나를 용서해.”


 민용이 신지의 손을 잡는다.


 “이제는 다시는, 네가 하자는 말 거스르지 않을 게.”


 “오, 오빠.”


 “언제나 네 선택 존중하고, 네 의사 받들게.”


 “오빠.”


 신지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힌다.


 “미안해.”


 “아니.”


 민용이 고개를 젓는다.


 “고마워.”


 “응?”


 신지가 민용을 바라본다.


 “우리 다시 시작하자.”


 “!”


 신지가 멈칫한다.


 “진심이야?”


 “당연하지.”


 “오, 오빠.”


 신지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정말 진심이야.”


 “뭐야, 너 나를 못 믿는 거야?”

 민용이 투덜거린다.


 “아니.”


 신지가 크게 고개를 젓는다.


 “당연히, 믿어. 오빠 믿어.”


 “그럼, 우리 다시 합치자.”


 “!”


 신지의 눈이 커다래진다.


 “오빠.”


 “이 말 하고 싶었어.”


 “오빠...”


 신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바보같이 울기는 왜 울어?”


 민용이 신지의 눈물을 닦아준다.


 “이제 너 울리지 않을 게.”


 “오빠.”


 “항상 너의 입에 웃음만이 번지도록 만들어줄게.”

 “오빠.”


 신지가 다시 눈물을 흘린다.


 “바보 울지 말라니까.”


 “헤헤, 기뻐서 눈물이 난다.”


 신지가 씩씩하게 눈물을 닦는다.


 “신지야.”


 신지가 밝게 웃는다.


 “우리 합치자.”


 신지가 말을 마쳤다.


 “!”


 민용의 입이 신지의 입을 부드럽게 감쌌다.


 “오, 오빠.”


 “신지야 사랑해.”

 “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