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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죄다. - [9화]

권정선재 2009. 3. 13. 22:41
 



 9화




 “윤호씨는 커피를 알아요.”


 “!”


 민정이 손을 내밀었다.


 “나는 윤호 씨 같은 사람이 필요했어요.”


 민정이 싱긋 웃는다.


 “어서, 잡아요. 손 내민 사람 무안하잖아요.”


 윤호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


 “!”


 그리고 두 사람의 손이 마주친 순간 강력한 전기가 흘렀다.


 “앗!”


 “죄, 죄송하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손을 거둬가버린다.




 “하.”


 혜미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오빠.”


 내가 왜 그랬던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시 찾을 꺼야.”


 헤미가 눈물을 닦는다.


 “내가 다시 오빠 찾을 거라고.”




 “이게 라떼에요.”


 “아.”


 윤호는 배우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한 번 해봐요.”


 “잠시만요.”


 윤호가 손을 이러저리 움직였다.


 “와.”


 이내 맛있는 라떼가 만들어졌다.


 “대단한데요?”


 “그래요?”


 윤호가 싱긋 웃었다.


 “윤호 씨 담배펴요?”


 “아니요.”


 민정이 미소 짓는다.

 

 “휴 그럼 나 혼자 펴야 겠네.”


 민정이 익숙하게 담배를 문다.




 “나 취직했어.”


 “진짜?”


 찬성이 밝게 웃는다.


 “어디에?”


 “카페야.”


 “우와.”


 찬성이 탄성을 내지른다.


 “그런데, 너 진짜로 그 바리스타 실력은 어디서 배운거야?”


 “응?”


 윤호가 움찔한다.


 “그런 거, 교도소에서 가르치지 않잖아.”


 “헤헤.”


 윤호가 머리를 긁적이며 웃는다.


 “그냥.”




 “휴.”


 혜미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있다.


 “오빠.”


 혜미의 손에는 달콤한 캬라멜 마끼아또가 들려있다.


 “하아.”


 헤미가 그 음료를 마신다.


 “오빠가 해준 캬라멜 마끼아또 다시 마시고 싶다.”




 “민정아.”


 “아, 승현아.”


 민정이 미소 짓는다.


 “요즘 무슨 일 없어?”


 승현이 살짝 떠본다.


 “무슨 일이라니?”


 “그냥.”


 “없는데?”


 “그래?”


 승현이 미소를 짓는다.


 “아무 일도 없으면 다행이고.”


 “왜?”


 “아냐.”


 승현이 민정의 가방을 든다.


 “괜찮아.”


 “아냐.”


 승현이 밝게 웃는다.


 “나 내일 네 가게나 가볼까봐.”


 “어?”


 민정이 놀란다.


 “왜 놀라?”


 “어, 아니.”


 민정이 우물쭈물한다.


 “그런데 왜 오려고.”


 “왜라니?”


 승현이 미소 짓는다.


 “네가 해 준 커피 마셔보려고 그러지.”


 “커, 커피는 네가 우리 집 오면 해줄게.”


 “그거랑은 다르지.”


 승현이 미소를 짓는다.


 “내일 갈게.”

 

“어?”


 민정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친다.


 “왜?”


 “어?”

 “내가 가면 안 되는 거야?”


 승현이 자뭇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아, 아니야.”


 “그럼 내일 보자.”


 “그, 그래."


 승현이 밝게 미소 짓는다.


 “그럼 들어가.”


 “어.”


 승현이 사라지고, 민정은 천천히 문을 열었다.




 “민정이니?”


 “네, 어머니.”


 해미가 밝은 얼굴로 나온다.


 “오늘은 늦었구나.”


 “승현이 자식이 바래다 주디?”


 “네.”


 민정이 살짝 미소지었다.


 “둘이 잘 어울리더구나.”


 “어머니!”


 민정이 새된 비명을 지른다.


 “그만한 사람, 없어.”


 준하도 그 옆에서 거든다.


 “싫어요.”


 민정이 단호하게 말한다.


 “어떻게, 승현이랑. 저는 싫어요.”


 “민정아.”


 “무조건 싫다고 할 게 아니라.”


 “무조건 싫어요.”


 민정이 준하의 말을 끊는다.


 “저 들어갈게요.”


 “그, 그래.”


 “죄송해요.”


 민정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하.”


 민정은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았다.


 “윤호씨.”


 자꾸만 윤호가 아른 거렸다.


 “너, 뭐하는 거야?”


 민정이 자뭇 엄한 목소리로 자신을 타이른다.


 “그 사람은.. 원수야.”


 민정이 숨을 들이마신다.


 “그리고 가엾은 사람이야.”


 그래, 이 감정은 그냥 동정심이야.




 “하.”


 “왜 그래?”


 “아무 것도 아니야.”


 윤호가 돌아 눕는다.


 “아무 것도 아니긴. 임마. 말해봐.”


 “휴.”


 윤호는 그냥 한숨만 내쉰다.


 “이윤호!”


 “진짜, 아무 것도 아니야.”


 윤호가 미소를 짓는다.


 “걱정하지마.”


“쳇.”


 찬성이 입을 내민다.


 “미안.”


 “됐다.”


 윤호는 계속 천장만 바라보았다.


 이런 기분 뭐지?




 “휴.”


 밤새 뜬 눈으로 지샜다. 민정은 머리가 아파왔다.


 “휴.”


 따끈한 커피가 필요했다.




 “하암.”


 찬성이 눈을 부비고 일어난다.


 “어?”


 윤호가 속옷 바람으로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고 있다.


 “어, 이윤호?”

 “응?”


 “너 담배 안 피잖아.”


 찬성이 놀라서 묻는다.


 “아.”


 윤호가 멋쩍게 웃는다.


 “그냥 좀 배우려고.”


 “뭐?”


 찬성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이다.


 “담배가 백해무익해서 안 필꺼라며.”


 “헤헤.”


 윤호가 해맑게 웃는다.


 “그렇게 됐네.”


 “나 참.”




 “좋은 아침이에요.”


 “네.”


 민정이 해맑게 가게로 들어선다.


 “윤호 씨 나 커피 좀요.”


 “네.”


 윤호가 대걸레를 내려놓고 커피를 내린다.


 “오늘 조금 놀라도 참아요.”


 “네?”


 윤호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래 승현이는 이 아이를 모를 지도 모른다.




 “어머니.”


 “어, 승현아.”


 해미가 반갑게 승현을 맞는다.


 “어쩐 일이니?”


 “오늘 커피 마시러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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