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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라이아 - [일곱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3. 13. 22:52




 7화




 “콜록 콜록”


 할머니가 재채기를 한다.


 “할머니 감기 걸리셨어요?”

 

“아니.”


 할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윤호의 손을 잡는다.


 “이 좋은 곳에 묵는데 아프긴.”


 “헤헤, 아프면 꼭 말씀하셔야 해요.”


 윤호가 미소 짓는다.


“아셨죠?”


 “암.”


 할머니가 미소 짓는다.


 “그럼 쉬세요.”


 “그려.”




 “오늘 저녁에 중요한 미팅이 있답니다.”


 “네.”


 셰프가 아니꼽지만 민용의 말을 잘 참는다.


 “당신 요리, 별로인 건 알지만 최선을 다해주세요.”


 “그러죠.”


 애써 셰프는 참는다.


 “아!”


 나가려던 민용이 뒤를 돌아본다.


 “사람 먹을 음식인 건 알죠?”


 “!”


 주방장의 얼굴이 굳는다.


 “예, 잘 알고 있습니다.”

 

“아, 나는 하도 개밥을 잘 만드시길래.”


 민용이 미소를 짓는다.


 “그럼.”


 “!”


 셰프가 주먹을 쥔다.


 “개자식.”




 “어서오십시오.”


 “훌륭하군요.”


 미팅 참석자들이 들어오면서 탄성을 내지른다.


 “너무 알므다워요.”


 “다 제가 꾸민 덕이죠.”


 “역시 최민용씨는 대단해요.”


 “뭘요.”


 민용이 미소를 짓는다.




 “허!”


 이런 사람 처음이다. 모든 것을 꾸민건 셰프와 그의 제자들이었다.


 “셰프 말해요.”


 “뭘?”


 “사실을요.”


 “그래서?”


 “네?”


 셰프는 침착하다.


 “저 인간 망쳐서, 내가 얻는 게 뭔데?”


 “…….”


 “얻는 게 없잖아.”


 셰프가 웃는다.


 “그냥 넘기지 뭐.”




 “음, 맛있군요.”


 모두들 만족할 만하게 식사를 한다.


 “!”


 그 때 한 미팅 참석자의 얼굴이 굳는다.


 “왜 그러십니까?”


 민용이 조심스럽게 묻는다.


 “죄송합니다만, 식사에서 돌이 나왔습니다.”


 “!”


 민용의 얼굴이 굳는다.


 “돌이요?”




 “들어드릴게요.”


 “예.”


 까탈스러워 보이는 여성 투숙객이 벨보이에게 가방을 맡긴다.


 “으왓!”


 벨보이가 계단을 올라가다가, 가방을 떨어뜨린다.


 “!”


 ‘탁’


 가방이 열리고, 온갖 손님의 물건들이 튀어나온다.


 “!”




 “이게 요리야!”


 민용이 셰프의 얼굴로 요리를 던진다.


 “!”


 사람들의 얼굴이 굳는다.


 “말했지.”


 “...”


 “이따위로 할 거면 때려치라고!”


 이런 모욕은 처음이다.


 “알겠습니다.”


 셰프가 모자를 벗는다.


 “셰프!”


 직원들이 아쉬움의 눈빛을 보낸다.


 “이 곳은 라이아가 아니야!”


 “하.”


 민용이 코웃음을 친다.

 

“이 곳은 호텔이야.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지.”


 민용이 날카롭게 대꾸한다.


 “당신같은 이상은 필요 없어!”




 “당신 뭐하는 사람이야!”


 여자의 목소리가 울린다.


 “어쩔꺼야!”


 향수가 깨진 모양인지 옷들에 얼룩과 함께 지독한 향이 퍼져오른다.


 “이게 얼마짜리인 지 알아?”


 한 눈에 봐도 모두 명품이다.


 “네 돈으로 어림 있을 것 같아!”


 여자가 악을 쓴다.


 ‘짝’

 

벨보이의 얼굴이 돌아간다.


 “그만 하시죠.”


 그 때 윤호가 나타난다.


 “당신은 뭐야?”


 “이 호텔의 직원입니다.”


 “하.”


 여자가 코웃음을 친다.

 

“그래서 그냥 넘어가자고?”


 “모든 것은 저와 얘기하시죠. 이 분도 고의로 그런 게 아니라 실수 아닙니까?”


 “실수?”


 여자가 비웃는다.

 

“저런 천한 것들은 나 같은 사람을 부러워 하며, 일부로 쇼를 해.”


 “!”


 벨보이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당신이 간다는데 말릴 생각 없어.”


 “당신이 있는 한 라이아는 몰락할 것입니다.”


 “뭐?”


 “라이아는 모두에게 행복한 공간입니다.”


 “모두라?”


 민용이 미소를 짓는다.


 “다시 말하지많 호텔은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야.”


 “...”


 “당신 같은 사람 필요 없어!”


 민용이 있는대로 모욕을 준다.




 “쓰레기.”


 ‘짝’


 그 말이 끝나자마자 윤호의 손이 여자의 뺨을 스친다.


 “지금 당신 뭐한 거야?”


 “당신을 쳤습니다.”


 “!”


 여자의 얼굴에 놀람이 가득찬다.

 
“내가 누군지 알아?”


 “예.”


 윤호가 차갑게 대답한다.


 “머리에 똥만 든 쓰레기.”


 “!”


 “그 돈 다 물어드리죠. 치료비 손해배상까지!”


 “당신 고소할꺼야!”


 “고소하십시오!”


 윤호의 눈빛이 강단이 있어 보인다.


 “저도 저희 벨보이에게 하신 행동 그대로 갚아 드리죠.”


 여자가 이를 간다.


 “당신 이름이 뭐야?”


 “이윤호라고 합니다.”


 윤호가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