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하”
민정이 한숨을 쉰다.
“또 살았네.”
익숙한 병원냄새.
“킥.”
자기가 너무너무 한심하고 자신을 살린 사람들도 한심하다.
“죽겠다는데, 왜 살려?”
민정이 미소를 짓는다.
“바보들.”
다시 이 곳으로 잡혀올줄은 몰랐다.
“휴.”
자유롭고 싶었는데.
‘딸깍’
문이 열렸다.
“?”
민정이 문을 바라봤다. 엄마였다.
“왜 안 죽었니?”
“…….”
민정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렇게 속을 썩일 거면 그냥 죽지 그랬니!”
“그러게.”
“!”
민정이 작게 읊조린다.
“나도 아쉽네.”
“뭐!”
중년의 부인이 화를 낸다.
“이게 못 하는 말이 없어!”
“훗.”
민정이 웃음을 터뜨린다.
“엄마 되게 웃긴 거 알아?”
민정이 어머니를 노려본다.
“뭐, 뭐라고?”
어머니의 얼굴이 붉어진다.
‘ 딸깍’
다시 문소리가 난다. 이번에는 외삼촌이다.
“너, 너 지금!”
어머니가 목을 잡는다.
“누나!”
외삼촌이 바로 어머니를 붙잡는다.
“왜 그래?”
“이게, 이게!”
민정은 그냥 미소 짓는다.
“훗.”
“!”
“누나 그만해요.”
외삼촌이 어머니를 말린다.
“이거 놔!”
어머니가 그 손을 뿌리치려고 한다.
“누나!”
결국 어머니가 잠잠해진다.
“나가요.”
“왜?”
“어서요!”
외삼촌이 의외로 강단이 있다.
“그래.”
어머니가 아무 말 못하고 나간다.
‘쾅’
“헤헤.”
민정은 웃음이 나온다.
“대단하네.”
“뭐가?”
“우리 엄마도 한 번에 휘어잡고.”
“훗.”
외삼촌이 미소 지었다.
“그 정도야 일도 아니지.”
“그런가?”
민정이 미소 짓는다.
“그런데.”
“?”
“왜 그랬니?”
“뭐가?”
민정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렇게 발뺌할꺼니?”
“...”
민정은 아무 말이없다.
“민정아.”
“외삼촌.”
“?”
“나 좀 내버려둬.”
“...”
민정의 눈이 슬프다.
“그래.”
외삼촌이 쓸쓸히 돌아선다.
“그런데 그거 기억하거라.”
“...”
“네 엄마 많이 아프다.”
“알아.”
민정이 슬프게 대꾸한다.
“그래서 내가 더 모질게 구나봐.”
“휴.”
삼촌이 한숨을 내쉰다.
“쉬어라.”
“응.”
‘쾅’
다시 고요한 시간이다.
“휴.”
내가 죽으려고 했다고?
벌써 자살 미수 4번째였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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