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레베카 수녀님 오셨다.”
“네.”
“갈꺼지?”
“네.”
윤호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안녕하세요?”
“그래.”
고모가 얼굴 한 가득 미소를 짓는다.
“오늘도 빵 가지고 왔다.”
고모가 한 아름 빵을 꺼냈다.
“고맙습니다.”
윤호가 빵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번에는 인사 못 했지?”
고모가 나를 가리킨다.
“서민정. 내 조카.”
“!”
윤호의 눈이 동그래진다.
“안녕하세요?”
민정이 쭈뼛거리며 인사한다.
“바, 반갑습니다.”
윤호가 놀람이 가득 찬 얼굴이다.
“저 정말 팬이었어요.”
“!”
“가수, 서민정.”
“...”
민정은 당혹스럽다.
“저 실례라는 건 알지만.”
윤호가 미소를 짓는다.
“애국가 한 번만 불러주실래요?”
“?”
“야구장에서 부르는 걸 듣고 반했어요.”
“!”
“너무 멋있는 애국가였어요.”
“그걸 다 기억하다니.”
“부탁이에요.”
윤호의 눈이 떨린다.
“하아.”
민정이 한숨을 쉰다.
“그래 한 번 불러.”
고모가 부추긴다.
“나도 네 노래 한 번 듣고 싶다.”
“흠.”
민정이 목을 가다듬는다.
“너무 오랜만인데.”
민정이 살짝 웃는다.
“아무도 웃으면 안 되요.”
민정이 눈을 감는다.
“동해물과”
민정의 입에서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
윤호의 얼굴이 굳었다.
“길이 보전하세.”
잠시 적막이 흘렀다.
‘짝짝짝’
‘짝짝’
박수 소리가 퍼졌다.
“다음주에 봐요.”
“그래요.”
윤호가 빙긋이 웃었다.
“안녕히 가세요.”
“네.‘
“어때?”
“뭐가?”
민정이 무심히 맥도날드 햄버거를 문다.
“조금 뿌듯하지 않니?”
“응?”
“네 노래를 기억하던 사람.”
고모가 미소를 짓는다.
“행복하지 않아?”
“그런가?”
민정이 혀를 내밀고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그런 거고.”
말은 이렇게 하지만 굉장히 뿌듯하다.
“천천히 먹어.”
고모가 사랑스러운 눈길로 민정을 바라본다.
“뭘 그렇게 봐?”
민정이 고모를 본다.
“예뻐서.”
“치.”
민정이 미소 짓는다.
“나 예쁜 게 하루이틀인가?”
“하여간.”
고모가 살짝 민정의 머리를 친다.
“칭찬을 못 해요.”
“헤헤.”
민정이 입안 가득 햄버거를 문다.
“나 행복해.”
“...”
“나 행복해도 되겠지?”
민정이 미소를 짓는다.
“그럼.”
고모도 미소를 짓는다.
“넌 행복할 자격이 있어.”
“그렇겠지?”
민정이 빙긋 웃는다.
“나도 행복해도 되는 거겠지?”
“물론.”
고모의 입가에 슬픈 미소가 걸린다.
“넌 행복할 자격이 있어.”
민정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나 행복하기 무서워.”
“...”
“다시 그 상처 벌어질까봐.”
“...”
고모가 자리에서 일어나 민정을 안아준다.
“걱정하지마.”
고모가 민정의 등을 토닥인다.
“고모가 있잖아.”
고모가 빙긋 웃는다.
“고모가 지켜줄게.”
“...”
“고모가 민정이 꼭 지켜줄게.”
“...”
“고모만 믿어, 알았지?”
민정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울지 말고, 어서 먹어.”
민정이 다시 빙긋이 웃더니 햄버거를 먹는다.
“헤헤, 맛있다.”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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