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날의 판타지
오! 나의 공주님
여섯 번째 이야기
“도대체,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의 족속이 이리도 서로를 생각을 했다고 그리도 목숨을 걸려고 하는 것인지?”
“무슨 일입니까?”
비열한 장로의 아들인 해동이 고개를 갸웃하며, 자신의 아비를 바라봤다.
“이번에 인간이 온 것은 들었느냐?”
“예.”
해동이 정중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저희 역시 궁금해 하던 터였습니다.”
“그 자가 기억을 찾았다고 한다.”
“예?”
해동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 그것이 무슨 말씀입니까? 아직, 그 인간을 자신들의 땅으로 보내던가, 혹은 죽인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까?”
“그래.”
해동 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그 인간과 은해 그 아이 둘이서 서로가 물거품의 인연으로 맺어진 사이라고 하더구나.”
“!”
해동의 눈이 흔들렸다.
“아, 아버지 정녕 거짓이 아니십니까?”
“아니 내가 너에게 거짓을 고해서 무얼 어쩌겠다는 것이야?”
은해 부가 고함을 쳤다.
“안 그래도 짜증 나는데 너까지 화를 돋우지 말거라.”
“아, 죄송합니다.”
해동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어찌하기로 하였습니까?”
“무엇을?”
“아버지.”
해동이 단호히 말했다.
“아시지 않습니까?”
“애석하게도 죽이지 않기로 했다.”
은해 부가 주먹을 꽉 쥐었다.
“노망이 난 장로들이 우리 모두의 목숨을 걸고 도박을 크게 한 판 벌이자고 이야기를 하더구나.”
“하.”
해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의미가 무엇입니까?”
“두 사람 모두가 서로가 사랑에 빠지게 하게 하여, 아이를 낳고, 그 아이의 비늘을 먹자는 것이다.”
“!”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은 사라지게 되지.”
“하. 하.”
해동이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허나.”
“이제 너와 은해는 끝이야!”
“!”
“인어가 인어와 사랑을 할 수 있게 되려면, 인간의 반쪽을 만나지 않았어야만 그래야지만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미 늦었다.”
해동 부는 단호히 말을 했다.
“나는 애초부터 은해 그 아이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차라리 잘 된 일이야. 그 집과 엮이는 것은 전혀 좋을 일이 없다.”
“저는 진심이었습니다.”
해동이 간절한 표정으로 자신의 부친을 바라봤다.
“저는 장난이 아니었단 말입니다!”
“나도 장난이 아니야!”
“어찌, 어찌 아버지꼐서는 그리 아버지만을 생각을 하시는 것입니까? 도대체 그 장로 회장의 자리가 무엇이기에, 그리도 은해의 아버지를 그리도 미워하시는 것입니까? 어찌 그러시는 것입니까!”
“그 자리를 너는 모르겠지.”
해동 부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허나 그 자리는 모든 인어가 탐내는 자리다.”
“아니요.”
해동이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부친을 노려봤다.
“지금 이 인어의 부락 중에서 그 자리를 탐 내는 자는 오직 저의 아버지이신, 그대 뿐 없습니다.”
“!”
해동 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지, 지금 너 무엇이라고 그러하였느냐? 지금 네가 감히 나에게 그대라고 이야기 하였던 것이냐?”
“예.”
해동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끝입니다.”
“!”
“우리 둘 끝입니다.”
“해동 너!”
“이제 이 집 떠날 것입니다.”
해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아버지를 원치 않습니다.”
“네 애미는?”
“!”
등을 돌리던 해동이 멈칫했다.
“네가 사라지게 된다면, 네 애미에게 주던 그 약을 모두 끊어 버리고 말 것이다. 겨우 첩에게 그 동안 들인 공이 얼마나 큰 것인지 너는 정녕 모르던 것이냐? 모두, 네가 아들이라 그러한 것이다.”
“아버지!”
해동의 목소리가 가늘게 흔들렸다.
“정녕 두렵지 않으십니까?”
“무엇이?”
“용왕의 벌이요!”
“!”
해동 부의 얼굴이 굳었다.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아버지께서는 분명, 지옥 불로 떨어지실 것입니다!”
“상관 없다.”
해동 부가 떨리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을 했다.
“나는 그저 내 피를 이어줄 아들 하나만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것으로 충분한 일이야!”
“제 몸에 흐르고 있는, 이 차가운 피를 모두 다 뽑아 버리고 싶습니다. 제가 아버지의 자식이라는 것이 싫습니다!”
“모진 놈!”
해동 부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여태 너를 키운 것이 바로 나이다!”
“그것이 싫다는 것입니다!”
해동이 비명을 지르 듯 말했다.
“애초에, 다시 아버지께 저의 어머니와 저를 잡아온 것이 누구였는데, 지금 그러한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
“인간이었던 우리 어머니, 결국 그리 아프게 된 것은 모두 아버지 탓 아니었던 것입니까?”
“내 탓이라?”
“예.”
해동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 비늘을 뽑아서, 마신다면 사실 수 있었던 것 아닙니까!”
“너는 그 의미를 모르는 것이냐?”
“예?”
해동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것은 또 무슨 말씀이십니까?”
“심장의 비늘을 뽑으면 아이가 죽는다.”
“!”
“네 모친이 원할 것 같더냐?”
“그, 그것이 정녕, 정녕 거짓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정녕 그것이 진실이십니까?”
“너는 내 아들이다.”
해동 부가 아래 입술을 꽉 깨물면서 말했다.
“네가 그것을 원하든 원치 않던, 너는 내 아들이라는 말이다. 나는 절대로 네가 죽는 걸 볼 수 없다.”
“하.”
해동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 제 탓으로 어머니가 그리 되신 것입니까?”
“그래.”
해동 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해동을 노려 보았다.
“그러니 너도 더 이상 나를 원망하지는 말 거라.”
“하.”
해동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지금이라도 저의 심장을 뽑을 것입니다.”
“정녕 너는 너의 목숨을 던질 수가 있는 것이더냐?”
“!”
“너의 목숨이 그리도, 그리도 가벼운 것이더냐?”
“하.”
“네가 죽고 자신의 목숨을 살리면, 네 모친도 참으로 좋아하겠구나.”
“흐윽.”
해동이 그 자리에 무너지 듯 주저 앉았다.
“너도 더 이상 아무 것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하아.”
해동이 깊게 한숨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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