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블로그 창고

추억에 살다. Season 7 - [열일곱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9. 21. 19:13

 

 

추억에 살다.

 

 

Season 7

 

열일곱 번째 이야기

 

 

 

그러니까, 준이 애미가 돌아왔다고?

 

그렇대두요.

 

문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데 윤호 그건, 지 애미랑 둘이 짜고서 준이랑 민이를 준이 애미에게 보여주고 올라왔다니까요.

 

나 참.

 

순재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올라와서 보고 가지.

 

어떻게 그러겠수?

 

문희가 순재를 바라봤다.

 

그런 식으로 애들 버리고 갔는데.

 

애를 버리고 가기는?

 

순재의 목소리가 살짝 거칠어 졌다.

 

당신은 무슨 말을 그렇게 해?

 

?

 

문희가 눈을 깜빡였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언제 준이 애미가 애들을 버렸어?

 

여보.

 

우리가 뺴앗은 거야.

 

순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애 전화 번호 있어?

 

그건 왜 찾아요?

 

있어? 없어?

 

순재가 살짝 역정을 냈다.

 

그냥 말을 해.

 

, 없어요.

 

그래?

 

순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애미 지금 어디 가 있어?

 

옥상 가 있을 걸요?

 

그래?

 

어디 가요?

 

옥상.

 

여보!

 

문희는 투덜거리며, 과일을 모두 다 먹기 시작했다.

 

 

 

애미야.

 

어머? 아버님.

 

옥상에서 책을 읽고 있던 해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옥상까지는 왜 오셨어요?

 

준이 애미 전화 번호 아냐?

 

동서요?

 

그래.

 

순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준이 애미 번호 있니?

 

없는데요?

 

해미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왜 필요하세요?

 

할 말이 있구나.

 

그래요?

 

해미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윤호에게 있을 거예요.

 

윤호?

 

해미가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 이탈리아에서 함께 보냈으니까 말이에요.

 

흐음.

 

순재가 미간을 모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려가 보마.

 

제가 알아봐 드릴까요?

 

아니다.

 

순재가 고개를 저었다.

 

내가 해야지.

 

.

 

순재가 나가자 해미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나저나 동서 번호는 왜 찾으시지?

 

그리고 다시 책에 집중하는 해미다.

 

 

 

그래 그래서 독립을 하겠다고?

 

.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랑 학교도 멀구요.

 

나 참.

 

주현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까 더 쉬라고 했잖아.

 

아빠.

 

민정이 눈웃음을 치며 주현을 바라봤다.

 

저 이제 어린 아이 아닌데 계속 집에서 놀고만 있기도 되게 민망하잖아요. 그리고 더 놀다가는 선생님으로써의 그러한 감각들도 전부 다 잃어버리고 말 거예요. 그럼 아무 것도 못 해요.

 

흐음.

 

주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집에 있다가 시집이나 가지.

 

아빠!

 

민정이 새된 비명을 질렀다.

 

요즘은 그런 게 트렌드가 아니라고요.

 

흐음.

 

주현이 민정을 바라봤다.

 

그래, 그래서 어떻게 해달라고?

 

돈을 빌려주세요.

 

그냥 주마.

 

주현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꾸했다.

 

그 정도도 못 해줄까 봐.

 

아니에요.

 

?

 

주현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라니?

 

그건 독립이 아니잖아요.

 

민정이 싱긋 웃었다.

 

그러니까 돈을 빌려주세요.

 

하여간.

 

그렇게 하세요.

 

과일을 내오며 정수가 민정의 편을 들었다.

 

요즘에 이렇게 딸을 집 안에서 키우는 게 어디 있어요?

 

어디 있긴?

 

주현이 정수를 바라봤다.

 

내가 그래.

 

아빠.

 

민정이 주현의 옆에 앉았다.

 

집하고 학교 딱 중간에 집을 구할 게요.

 

흐음.

 

아빠.

 

여보.

 

그래. 그럼.

 

헤헤.

 

민정이 주현의 팔짱을 꼈다.

 

아빠 정말 완벽하게 최고인 거 아시죠?

 

입에 발린 소리 하지 마.

 

.

 

민정이 낮게 웃었다.

 

엄마, 그럼 전 이만 잘게요.

 

아유? 과일 안 먹고?

 

.

 

민정이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데이트 있거든요.

 

너 요즘 외출이 잦다?

 

말 했잖아요.

 

민정이 싱긋 웃었다.

 

이민용 씨하고 다시 만난다니까요.

 

그 사람을 말이냐?

 

주현이 미간을 모았다.

 

이번에는 진심인 거야?

 

저희 둘 늘 진심이었어요.

 

흐음, 내가 보기에는 아닌 것 같던데.

 

주현의 말에 민정이 가만히 주현을 바라봤다.

 

아빠가 보시기에 뭐가 아닌 것 같았는데요? ?

 

그 사람 너만 사랑하지 않아. 그런 사람이 아니야.

 

여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정수가 주현을 바라봤다.

 

지금 그게 무슨?

 

그래 보여.

 

주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눈에 너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더라.

 

아빠가 잘못 보신 것일 거예요.

 

그러면 좋겠지만.

 

그럼 저 잘게요.

그래라.

 

민정이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하아.

 

마음이 아팠다.

 

그 사람도 내가 아닐까?

 

그 순간 윤호의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윤호야.

 

눈물이 맺혔다.

 

나 어떡하니?

 

다시라도 윤호가 고백을 해줬으면, 그랬으면. 민정은 간절히 바랐다.

 

 

 

신지 누나 전화번호요?

 

그래.

 

순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왜?

 

필요해서.

 

순재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렇게 꼬치꼬치 묻는 게냐?

 

신지 누나 혼내실 건 아니죠?

 

내가 걔를 왜 혼내?

 

정말이죠?

 

그래.

 

흐음.

 

윤호가 휴대 전화를 꺼냈다.

 

여기요.

 

흐음.

 

번호를 받고 순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런 거 하시면 안 되요.

 

그래.

 

순재의 뒷 모습을 보며 윤호가 고개를 갸웃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