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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7 - [열여섯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9. 9. 19:08

 

 

 

추억에 살다.

 

 

Season 7

 

열여섯 번째 이야기

 

 

 

신지야 괜찮아?

 

.

 

신지가 애써 울음을 누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 괜찮을 건 또 뭐가 있어? 이럴 거라는 거 내가 모르고, 준이랑 민이 보고 싶다고 한 것도 아닌데 말이야.

 

하아.

 

성현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신지야.

 

?

 

신지가 성현을 바라봤다.

 

?

 

왜 늘 너는 그렇게 혼자 아프려고 하냐?

 

내가?

 

그래.

 

성현이 부드럽게 차를 갓길에 세웠다.

 

신지, 너 내 말 똑바로 들어.

 

뭘 들어?

 

너 이제 아프게 하지 않을 거야.

 

?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할 거야.

 

성현의 눈빛은 진지했다.

 

더 이상 너 아프게 두지 않을 거란 말이야.

 

, 성현아.

 

그 동안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알아.

 

성현이 신지의 손을 잡았다.

 

너 제발, 제발 이제 너 하나만 생각해.

 

어떻게 그래?

 

신지가 따지 듯 물었다.

 

나는 아이가 있는데, 어떻게, 어떻게 그래?

 

물론 준이랑 민이가 네 삶에 커다랗다는 건 알아.

 

성현이 신지의 손을 꽉 잡았다.

 

하지만 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준이와 민이가 되어서는 안 되는 거야. 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너여야만 해.

 

너는 아버지가 아니라서 그래.

 

신지가 슬픈 목소리로 외쳤다.

 

네가 만일, 네가 만일 너의 아이가 있다면 너는 절대로 그런 말을 입에 담지 못할 거라고!

 

곧 그렇게 되겠지.

 

!

 

성현의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말에 신지가 살짝 숨을 들이켰다.

 

나도 네가 얼마나 힘이 든 지 알아.

 

성현아.

 

다만 옆에서 너무나도 안쓰러워서 그래.

 

미안해.

 

신지가 고개를 숙였다.

 

너에게 화를 낼 문제가 아닌데 말이야.

 

아니야.

 

성현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 네가 그렇게 나에게 투정을 부리는 것 너무나도 좋아. 나는 그러고 싶은 사람이니까 말이야.

 

바보.

 

신지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욕을 먹고 좋은 사람이 어디 있어?

 

여기.

 

성현이 자신을 가리키며 씩 웃었다.

 

나는 네가 나를 더 의지하고 그랬으면 좋겠어. 네가 나에게 더 많이 투정을 부리고 짜증 냈으면 좋겠어.

 

?

 

신지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성현에게 물었다.

 

왜 그런 거야?

 

내가 좋다는 거니까.

 

!

 

내가 편하다는 거니까.

 

성현이 부드럽게 신지에게 다가왔다.

 

그런 거, 맞지?

 

.

 

두 사람의 입술이 부드럽게 부딪혔다.

 

 

 

그래 이제 너는 뭘 할 거냐?

 

글쎄요?

 

국을 떠 먹으며 윤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직 무엇을 하고 싶은 지 생각하지 않았어요.

 

흐음.

 

순재가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리 급한 것은 아니니 천천히 생각을 해 보렴.

 

다시, 제과점을 할 생각은 없는 거니?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하면, 엄마가 어떻게 해서든 도와줄게.

 

아니요.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실 필요 없어요.

 

그래?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일단은 그냥 노는 거야?

 

논다기 보다 이것저것 알아보려고요.

 

윤호가 씩 웃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돌아오면서 약간의 돈을 남겨 두었거든요. 잠시 쉬어도 될 것 같아요.

 

그럼 잘 곳은 있니?

 

, 그게 문제에요.

 

윤호가 머리를 긁적였다.

 

.

 

?

 

민호가 윤호를 바라봤다.

 

?

 

나 형이랑 같이 자야 할 것 같은데?

 

?

 

민호가 눈을 깜빡였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나 집 구할 돈은 없거든.

 

윤호가 씩 웃었다.

 

엄마 형이랑 한 방 써도 되죠?

 

그럼.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민호 너도 괜찮지?

 

나야 뭐 상관은 없지만.

 

민호가 고개를 갸웃하며 윤호를 바라봤다.

 

너 괜찮은 거야?

 

내가 뭐?

 

윤호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뭐가 괜찮아?

 

, 아니야.

 

민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윤호가 너랑 한 방을 쓰겠다고 했다고?

 

.

 

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의미일까?

 

그냥 좋게 생각을 해.

 

범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왜 그렇게 긴장을 하는 거야?

 

긴장을 해야 하잖아.

 

민호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나 너무나도 나쁜 놈이니까.

 

바보야.

 

범이 민호를 안았다.

 

너 그러면 정말 바보 같아.

 

내가?

 

그래.

 

범이 민호의 등을 토닥였다.

 

그냥 평범하게 지낼 수가 없어?

 

내가 너무나도 큰 죄를 지은 거니까.

 

그런 걸 바로 운명이고, 인연이라는 거야.

 

범은 따뜻한 목소리로 민호를 위로했다.

 

만일 윤호가 미국을 향해 떠났다고 하더라도 서민정 선생님이랑 다시 연결된다는 그런 보장도 없었던 거잖아. 그런데 너는 도대체 왜 그렇게 죄책감을 느끼는 거야? 그게 네 탓이 아니잖아.

 

만일이잖아.

 

민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만일 될 수도 있잖아.

 

그게 그렇게 미안해?

 

!

 

윤호가 싱긋 웃으며 두 사람을 바라봤다.

 

범아 잠시 좀 나가줄래?

 

?

 

안 싸워.

 

윤호가 부드러운 표정으로 범을 향해 말했다.

 

나 이제 예전의 이윤호가 아니니까 말이야.

 

, 알았어.

 

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방을 나섰다.

 

무슨 일이야?

 

형 너무 그렇게 죄책감 느끼지 말라고.

 

윤호가 빙긋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나 형이 그런 마음을 가지는 거 싫어.

 

?

 

민호가 윤호를 바라봐싿.

 

그게 무슨 말이야?

 

범이 말이 맞잔항.

 

윤호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만일 내가 미국으로 향해 떠났다고 하더라도 내가 서민정 선생님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하나도 없었어. 그저 어린 날의 내 고집과 아집이었을 거야. 그러니까 형 미안해 하지 마.

 

윤호야.

 

그리고 두 사람 인정 받았다며?

 

윤호가 씩 웃었다.

 

축하해.

 

아니야.

 

.

 

?

 

고마워.

 

?

 

민호가 고개를 갸웃해싿.

 

뭐가 미안해?

 

내가 형 용서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윤호야.

 

나 형 하나도 이제 안 미워 할 거야.

 

고마워.

 

나도 정말 고마워.

 

형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