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새벽 다섯 시의 달은 유난히 슬프다.
처량하고 애처롭다.
곧 그 자리를 태양에게 내주어야 하기에,
처량하고 애처롭다.
달은 많은 이들에게 등대이다.
태양처럼,
밝은 순간 제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날.
제 빛을 숨기며 빛이 난다.
누군가는 그저 달은 거울이라고,
아무런 힘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고,
그렇게 이야기하고 그렇게 달을 놀린다.
그러나 당신은 떠올린 적 있는가?
달이 없는 밤 하늘을.
달이 없는 밤 하늘은,
검고, 검고, 또 검다.
아무 것도 빛이 나지 아니하고
아무 것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
달이 없으면,
달이 없으면,
너는 누군가에게 그리 소중한 적이 있었는가?
너는 누군가에게 그리 필요한 적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