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로맨스 피플 15

권정선재 2010. 2. 10. 00:13

로맨스 피플 15

 

 

권순재

 

 

 

폐에 구멍이 뚫려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가야만 했다.

그녀가 거기서 미소를 짓고 있었으니까,

그녀가 거기서 행복하게 웃고 있었으니까,

 

내가 있어야지만,

내가 곁에 있어야지만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너무나도 아팠지만,

정말 죽을 것처럼 아팠지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아무런 티도 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정말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향했다.

 

그녀가 나를 보고

아파하지 않도록

그녀가 나의 상처를 보고

눈물 흘리지 않도록

 

그것이 내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유일한 배려였으니까

사랑하는 그녀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배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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