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을 맞으며
권순재
오늘은 대한민국에 법이 제정된 날이란다.
너무나도 소중한 그러한 날이란다.
그러나 삼천리 강산은 오늘도 울고 있다.
법을 지키지 않는 수 많은 사람들 때문에
아니, 사실 그들은 제대로 법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법이 가지고 있는 맹점을 또렷이 알면서,
그러한 그들은 법의 허점을 완벽하게 짚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모르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렇게 그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너무나도 소중한 법이라는 것
그 법을 잘 지키는 것은 소중하다.
그러나 그 법으로 인해서 당신의 눈앞의 소중한 사람,
혹은 모를 다른 누군가가 숨통이 조여지고 있지는 않는가?
당신의 발 밑에서 꿈틀거리는 벌레
한심한가?
만만한가?
정말.
그러한가?
당신이 그 벌레보다 중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당신이 징그럽다고 말을 하는 그 벌레도
당신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비가 된다.
당신이 모르는 그 순간에 그는 부지런하게 노력을 해서
당신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나비가 된다.
당신의 모습이야 말로 나방이 아닌가?
통통하고 못난,
나방이 아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