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원’의 [긴급피난 - 우리는 달려간다 이상한 나라로 2]
제목을 맨 처음 보고 살짝 가벼운 느낌을 낼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상한 나라라는 단어를 보게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동화와 영화로 유명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소설을 읽다보면 알 수 없는 공포감이 온 몸에 휩쌓이게 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느 날 차사고가 나서 하얀 눈밭에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 어디에서 흐르는 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몸에서 피가 나는 것을 알면서 누군가에게 구조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그를 구조해준 사람은 그를 구조하고 나서도 다소 협박적인 어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를 구조해준 사람은 그의 몸에서 피가 나고 있고, 상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병원에 데려갈 생각을 하지 못 합니다. 그러면서 그 역시도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다는 알 수 없는 말을 하곤 합니다.
주인공은 그가 다소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 도대체 그와 자신이 얽힌 이 미스테리가 무엇일까 궁금함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다소 거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집을 돌아다니다가 한 가지 놀라운 것을 발견합니다.
납치가 되어서 피를 흘리고 있는 하나의 일행을 만나게 된 것이죠. 그는 그들을 구해주면서 함께 달아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일행 중 어머니가 깨어나게 되면서 그의 계획은 모두 무너지게 됩니다. 그녀는 고함을 지르면서 그를 자꾸만 궁지로 몰고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맙니다.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몽환적입니다. 그리고 도대체 누가 범인인지 정확히 알 수 없도록 그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앞부분과 유사한 뒷부분이 전개가 됨으로 인해서 독자로 하여금 더욱 헷갈리게 구조가 얽혀 있습니다.
독자는 알 수 없는 공포를 느끼면서, 그 집의 미스테리도 함께 풀어야 하고 구조를 해준 사람과 구조를 받은 사람의 관계 역시 파악을 해야 합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독자는 다시 한 번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특히나 이 소설의 배경으로 설정이 되어 있는 밀폐 된 공간이 더더욱 그러한 것을 크게 느끼게 만듭니다. 밀폐 된 공간이라는 것은 어딘가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말을 하는 것이고, 어딘가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그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도와줄 상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상황을 통해서 주는 공포는 소설의 분위기와 상황이 주는 공포를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새하얀 눈과 붉은 피의 대립 역시 굉장히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비록 그 부분은 소설의 앞부분에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그 부분이 가지고 있는 강렬한 느낌은 소설의 전반에 남아 있으며 마지막 글자를 읽기까지 독자가 계속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그 눈과 피의 선명한 대립으로 인해서 소설이 가지고 있는 공포스럽고 괴기스러운 분위기는 더 강하게 잔상이 남게 됩니다.
'★ 블로그 창고 > 대학 과제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곡 수업 틀 잡기 (0) | 2010.10.04 |
---|---|
'손홍규' - [갈 수 없는 여름] (0) | 2010.10.01 |
'편혜영'의 [사육장 쪽으로]를 읽고 (0) | 2010.10.01 |
'정미경'의 [내 아들의 연인]을 읽고 (0) | 2010.10.01 |
'구효서'의 [그녀의 야윈 뺨]을 읽고 (0) | 2010.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