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과 전시

[신나는 공연] 웨딩 스캔들

권정선재 2012. 6. 20. 07:00

[신나는 공연] 웨딩 스캔들

 

원래 [게이 결혼식]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공연을 할 때부터 보고 싶었던 연극입니다만, 워낙 혼자 놀기 잘 하는 족이라서 보러 가기 머뭇거렸어요. [짬뽕]이니 [넌센스]니 이런 것들을 보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이 없지만, [게이 결혼식]이라니! 그것도 남자 혼자 가서 보기에는 남사스러운 연극이잖아요. [나는 딴따라다]를 통해서 큰 언니 ‘김조광수’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까르르 웃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딘지 어색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워낙 대박인 연극이라니까, 그리고 이번에 이름도 [웨딩 스캔들]로 바뀌었으니까 한 번 보러 갔습니다. 그리고 보고 난 이후의 느낌은 어라? 이 연극이 도대체 왜 대박인 거지? 라는 생각이었어요. 아무리 봐도 [라이어]와 너무나도 비슷한 이 연극은 역시나 게이로 오해를 받는 정말 지극히 이성애자인 두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참 재미가 없어요. 여성분들의 경우 까르르 웃고 넘어가시는 부분도 많던데 제가 보기에는 그냥 미간만 찌푸려지는 불편함의 연속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게이가 웃음의 소재가 되어야 하는 건지도 알 수가 없어요. 영화 [수상한 고객들]을 보고 장애를 웃음의 코드로 사용을 해서 불쾌했었는데, 이번 [웨딩 스캔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니 왜? 게이라는 것 자체가 웃음이 되는 거지?

 

 

 


웨딩 스캔들

장소
학전블루소극장
출연
서현철, 남문철, 최덕문, 이희준, 송유현
기간
2012.03.01(목) ~ 2012.07.01(일)
가격
일반석 35,000원
가격비교예매 글쓴이 평점  

 

[웨딩 스캔들]이 관객들을 웃기는 방법은 [라이어]가 웃기는 방법과 똑같습니다. 점점 더 커다란 거짓말이 되어서 자신들이 수습을 할 수 없는 방법이 되는 거죠. 그리고 보고 난 결론은 [라이어]의 느낌과 똑같습니다. 보면서 웃으면서 박수를 치기는 했는데 보고 나니까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거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한 사랑? 이런 것이 연극이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거라고 하기에는 별로 진실한 사랑이라는 것이 강조가 되지도 않고요. 연극에서 나오는 반전인 커밍아웃에 대해서도 진짜로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사용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웃고 넘어가기 위해서 활용이 됩니다. 분명히 진지하게 다루어야 할 부분들을 그저 웃음으로만 다루는 것 지나치지 않나요? 게다가 바로 그 웃음으로 다루는 부분도 문제에요. 뭔가 새로운 것을 계속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똑같은 것을 도돌이표처럼 무한으로 반복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래서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꺼진 휴대전화를 켜서 시간을 확인하고 싶은 심경이에요.

 

물론 쉴 새 없이 웃을 수 있는 연극이라는 점에서는 좋습니다. 게다가 저는 ‘김늘메’가 나오는 걸로 봤는데 역시나 개그맨들은 멀티가 가능한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능청스러운 연기를 잘 하는지. 그리고 불편하기는 하지만 남는 것이 없기는 하지만 쉴 새 없이 웃음이 터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 웃음의 성격이 어떻건 뭐 일단 웃기면 그걸로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는 걸 테니까요. 하지만 굳이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아요. 배우들에 따라서 꼬박꼬박 챙겨보시는 분들도 많고, 저랑은 생각이 다르신 분들도 많겠지만, 일단 제 입장에서는 별로였습니다. 그리고 [라이어]가 별로였던 분들이라면 이 연극도 별로일 거라고 생각을 해요. 하지만 시간을 확인하고 싶기는 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끊임없이 사건이 계속 터진다는 점. 그리고 연인이 보기에 나쁘지 않은 연극이라는 것이 좋은 부분입니다. 생각 없이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이에요. 하지만 세련된 공연과 어울리지 않는 불편한 의자와 꽤나 퉁명스러운 티켓 오피스가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열정을 가진 배우들이 있으니 오케이. 뭐, 조금 더 진지한 연극을 선택하시는 분들은 애초에 [웨딩 스캔들]을 택하시지 않겠죠. 두 시간 그냥 웃으면서 박수 치기에는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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