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3n살의 시선

권순재의 스물셋: 둘. ‘안영미’가 그렇게 죄인이야?

권정선재 2012. 6. 20. 07:00

권순재의 스물셋: 둘. ‘안영미’가 그렇게 죄인이야?

 

지금은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재밌는 [무한걸스]

이 [무한걸스]가 최근 지상파 입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놀러와]에 나와서도 그 소식을 알렸는데요.

방송을 보고 나서 놀랐어요. 아니 ‘안영미’가 죄인이야?

후배가 되어서 개념이 없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사람들의 반응이었어요.

나이 어린 후배를 함부로 대하는 그녀가 이상하다.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저는 그녀의 편을 들고 싶어요.

애초에 그녀는 정말 사회 생활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그걸 방송서 애기하는 사람들도 똑같은 거니까.

 

 

 

[사진 출처 : 다음 검색]

 

[무한걸스]를 보면서 놀랐던 사실 중 하나는 [무한도전]에서처럼 ‘재석이 형’과 같은 호칭인 ‘은이 언니’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송 선배님’이라고 부른다는 거였습니다. [놀러와] 방송에서도 ‘신영’이는 카메라 꺼지면 군대처럼 깍듯하게 대해서 예쁘다는 ‘송은이’의 말을 듣고 경악했어요. 아니 그게 더 예쁜 건가? 방송하고 일상이 완벽히 다르다는 건데 그건 예쁜 것이 아니라 ‘안영미’의 말처럼 가식인 건데 말이죠. 실제로는 하나도 친하지 않으면서, 억지로 친한 척 하는 그 모습이 확실히 불편해 보였습니다. 유난히 배우들이 쉽게 나가떨어지는 이유가 있겠죠.

 

게다가 ‘안영미’가 해야 한다는 행동들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누구랑 밥을 먹건 저는 제가 수저를 차려요. 아니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당연히 막내가 해야 하는 거죠? 그냥 수저통 곁에 있는 사람이 그런 것 정도는 하면 되는 거잖아요. 그걸 꼭 막내가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무슨 말도 안 되는 군대식 문화도 아니고 말이죠. 그리고 본인이 아이스 커피를 마시러 가면서 마실 사람? 물어봐 놓고 ‘안영미’가 마시겠다고 하니 그게 이상하다고요? 아니 그럼 애초에 묻지 말고 자기 혼자 가서 사마시면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역시나 더 놀라운 것은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을 못 하는 ‘안영미’가 나쁘다는 거죠. 이게 바로 한국에만 있는 이상한 선후배 문화 탓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제가 다니는 학과의 경우에도 군대보다 더 빡센 이상한 문화가 있어요.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님이 한 분 계신데 이 분은 저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주셨죠. 그리고 저도 좋아하게 된 거고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제가 먼저 인사를 하지 않아서 무시하고 뒷말이 무성하더군요. 저는 저보다 어린 사람도 제가 궁금하면 먼저 인사를 했는데 말이죠. 이거 정말 이상합니다.

 

물론 ‘안영미’의 행동도 무조건 옳다고는 할 수가 없는 행동입니다. 아무리 후배라고 하더라도 ‘신봉선’이 세 살이나 많은데도 그렇게 꼬박꼬박 선배 소리를 듣다니 말이죠. 그것도 KBS 개그 콘서트가 아니라 이제는 버라이어티로 넘어온 상황에서 말입니다. [무한걸스]를 보면서 이상한 것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그렇게 터치를 하지 않고 그저 ‘안영미’를 왕따 시키기에만 신이 났다는 거예요. ‘송은이’를 언니라고 부르는 사람은 오랜 지인인 ‘김숙’과 개그맨이 아닌 ‘황보’ 두 사람 뿐입니다. 이렇게 경색된 그녀들의 행동 정말로 옳기만 한 걸까요?

 

물론 나이가 어린 사람이 먼저 살갑게 다가가는 편이 편합니다. 나이가 많은 쪽에서 잘 해주다가 어느 날부터 만만하게 보여서 정말 친구 대하듯 막말을 듣거나 하는 경우에는 당혹스럽거든요. 일부 그런 친구들도 있고 말이죠. 그렇지만 그래도 한 살이라도 더 먹은 쪽에서 그것을 이해하고 넘어가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꼭 문자는 아랫사람이 해야 하는 건가요? 아니 다 같은 방송인들이 그런 기준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냐고요.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저보고 또 사회 생활 정말로 못 하겠다 그렇게 말을 하실지도요. 하지만 그런 게 사회라면 저는 정말 싫어요.

 

선배라서 잘해주는 거 이런 거야 말로 가식이 아닙니까? ‘황보’가 물었던 것처럼 정말로 해주는 거냐? 아니면 우리가 하라고 해서 하는 거냐? 여기에 차이를 둔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거 아니에요? 원래 모든 사람하고 편하게 대하고 싶어 하는 ‘안영미’에게 군대식 문화를 강요하고서는 그렇게 하니까 그게 가식 같다는 그녀의 말. ‘안영미’가 그런 것을 하지 않는 이유인 가식 같아서라는 말하고 딱 맞는 말이잖아요. 아무리 봐도 이런 말 너무 우습습니다. 겉보기에는 웃는 그녀들에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억압이 있다니 참. 놀라울 따름입니다.

 

물론 ‘송은이’의 말처럼 시끄럽고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는 [무한걸스]라는 것이 한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억지로 통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해요. 그녀처럼 강한 카리스마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유재석’처럼 편한 리더십이 더 좋으니까요. 정말 정색을 하고 화만 내는 그녀의 모습. 비록 다른 사람들이 지나치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건 아닙니다. [무한걸스]와 [무한도전]의 차이는 아마 그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지상파로 넘어온 만큼 더 많은 사람하고 만나야 하는 그들의 [놀러와] 나들이를 본 느낌이 그렇게 개운하지만은 않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상/하반기 2011년 상/하반기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권순재의 러블리 플레이스 http://blog.daum.net/pung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