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에세이] 4장. 이제야 마음에 들어오는 ‘god’의 [길]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참 좋아했던,
바로 그 가수가 ‘god’라는 그룹입니다.
그냥 그 당시에는 이 그룹 자체가 좋았습니다.
아마도 예능의 역할도 꽤나 컸죠.
지금도 여전히 그들의 행보를 멋지게 생각하고요.
그러다 우연히 그들의 노래를 다시 들었는데.
유난히 꽂히는 노래가 하나 있습니다.
사랑 노래도 아닌 ‘god’의 [길]입니다.
어릴 적 들었던 이 노래는 그저 조금은 애매한, 그래서 정확히 무엇을 이야기를 하는지 몰랐던 노래입니다. 뭔가 진지한 것을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도대체 무슨 진지한 것을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중요한 무언가를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 어린 나이에는 그다지 몰랐던 노래입니다. 정화하게 [길]이라는 노래가 언제 나온 건지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초등학교나 중학교 시절로 기억을 하는데 그저 ‘god’라는 그룹이어서 들었지 이 노래 자체에 어떠한 감정 같은 것을 느끼면서 듣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그룹의 노래이니까 흥얼거린 것이었죠.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 듣는 [길]은 또 다른 느낌입니다. 정말 나에게 해주는 그런 이야기 같다고 할까요? 사실 이 노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노래가 원래 다 나를 위해서 하는 이야기인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빼앗긴 세대인 지금 20대에게는 유난히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는 노래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특히나 저는 지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데, 정말 제가 쓰는 소설이라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제가 평생 이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유난히 다가온달까요? 정말 많은 생각을 하면서, 또 생각하게 합니다.
제 또래 친구들이 또 겁을 내는 이유는 우리 부모님이 나를 낳았던 나이가 되었음에도 나는 여전히 아이라는 겁니다. 분명히 우리 부모님은 그 나이에 어떠한 자신의 몫을 해냈던 것 같은데 도대체 지금 나는 뭘 하고 있는 건지? 그런 것에 대해서 어떤 공포가 느껴지기도 하고. 괜히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에게 화가 나기도 하죠. 도대체 왜 나는 내 부모님이 한 것처럼 어떠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일까? 도대체 왜 나는 내가 하는 일에도 이렇게 믿음을 가지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것일까? 그런 상황에서 나를 위로를 해주는. 나도 같은 마음이야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노래죠.
사실 [길]이 어떤 해결을 내려주는 노래는 아니기에 다시 또 조금은 마음이 아플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됩니다.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결국 같은 아픔이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걸로 서로를 위로를 할 수가 있게 되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나 혼자서만 이렇게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건 줄 알았는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 또 어떤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에 대해서 또 다른 어떠한 종류의 확신 같은 것을 가질 수 있게 되기도 하고 말이죠. 낯설지만 옳은 길이라고 할까요?
모두 저마다 다른 길을 걷고 있으면서 자신의 길이 맞는지 확인을 하면서 걷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은 모두 맞다는 겁니다. 꼭 어떤 길이 옳다고 할 수 있을까요? 크고 곧게 뚫린 길도 있을 거고, 산을 통해야 하는 길이기는 하지만 지름길일 수도 있는 거고 말이죠. 지금은 조금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햇살이 가득한 길이겠죠. 하지만 지금 이 길을 걷는 도중에는 너무나도 지치고, 또 불안하기도 합니다. 정말로 내가 가는 이 길이 옳은 길일까? 내가 이 길의 끝에서 정말로 웃을 수 있을까? 가사와 같은 내용이기는 하지만 불확실한 저에게 하나의 힘 같은 거죠.
꾸준히 소설을 쓰기는 하지만 다른 유명한 작가들에 비해서 알려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고, 제가 투자하는 시간에 비해서 성과가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제가 이렇게 한 글자, 한 글자 더 적어내린 글들이 제 안에 뿌리를 내리고 더 많은 것을 생각을 할 수 있는 저를 만들어줄 거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요. 하지만 이런 생각만 가지고 버티는 것은 사실 버겁습니다. 하지만 이 순간에 [길]을 듣게 된다면? 또 하나의 위로가 되겠죠. 내가 걷는 길을 같이 걷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에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새로운 의미를 더하는 노래 중에서 [길]은 참 많은 삶 그 자체를 다시 되새기 하는 곡입니다. 아직 제 나이가 어린 만큼 조금 더 어른이 된다면 또 다른 것을 생각을 하면서 [길]을 듣게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나이가 된다면 또 다른 방식으로 [길]에게 위로를 받을 수가 있게 되겠죠. 음악이란 것이 사람의 마음에 얼마나 빛이 날 수가 있는지. 그리고 그 빛이 얼마나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가 있는지. 음악으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거. 정말로 행복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노래로 위로를 받는다는 것도 그리 나쁜 느낌은 아니네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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