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어바웃 방송

[어바웃 방송] 고마워요. 김재철 사장님

권정선재 2013. 1. 9. 07:00

[어바웃 방송] 고마워요. 김재철 사장님

 

솔직히 고백을 하자면 나는 그리 충실한 [놀러와]의 시청자는 못 되는 사람이었다. 매주 월요일 도대체 뭘 봐야 하는지 늘 고민을 하는 시청자 중에 하나였다. 금요일이던 시절부터 [놀러와]는 나에게 있어서 일종의 예능 바이블 같은 존재였고, 온갖 포맷을 다 거치고 지나더라도 나에게 있어서 [놀러와]는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 예전에 공이 와르르 쏟아지던 업 앤 다운부터, 뭐 이상한 음료수를 마시기도 하고. 돌아가는 질문지들을 선택하기도 하는 등. [놀러와]는 정말 다양한 변화를 해오던 예능이다. 아니 예능이었다. 그런데 이 대단한 [놀러와]가 그 누구와 붙어도 버텨내던 [놀러와]가 시청률이 안 나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MBC에서 퇴출이 되고 나의 월요일 선택은 간단해졌다. 이상할 정도로 용서를 해야 한다는 [힐링 캠프] 보다야 [안녕하세요] 쪽이 재밌으니까. 다만 그쪽은 무언가 상징을 가지기도 어렵다는 점에 있어서 [놀러와]를 넘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하지만 욕을 하면서 볼 수도 있는 방송이니까. [화성인 바이러스]를 보기에는 그래도 내가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중이었고, 그나마 그와 비슷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예능은 최고의 선택이다. 정말 싫어하는 출연진이 아니라면 주로 [놀러와]를 선택했던 나는 김재철사장님 덕에 굉장히 자유로워졌다. 월요일 밤의 고민은 이제 모두 안녕!

 

[놀러와]의 폐지로 월요일 심야 채널 선택이 쉬워진 데에 이어서 시트콤을 볼 때도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사실 나는 MBC에 빚을 지고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남자셋 여자셋][논스톱] 시리즈에 이어서 [레인보우 로망스]를 넘고, [하이킥] 시리즈를 비롯 수많은 일일 시트콤들과 [안녕! 프란체스카][아가씨와 아줌마 사이] 같은 주간 시트콤도 모두 사랑했다. 물론 이성진이 나왔던 시트콤은 조기 종영의 아픔을 겪기는 했지만 아무튼 나는 시트콤을 보면서 자랐고 나중에 시트콤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것도 MBC에서. 물론 지금 그 꿈은 멀어져갔다. 아무튼 최근 MBC 시트콤의 재미가 덜해지고 있는 와중에 KBS [패밀리]의 재미는 강해졌다. ‘박희본커플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웃음을 유도했는데 나문희가 나오는 [엄마가 뭐길래]도 유쾌한 부분이 많아서 주로 MBC를 챙겼었다. 물론 이것도 이제 고민을 안 해도 된다. 우리 자랑스러운 김재철사장님 덕분에 말이다. 물론 [스탠 게이] 아니, [스탠바이]도 그다지 꼬박꼬박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시트콤을 봐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무조건 MBC였다. , 더 재미있는 시트콤을 그저 애착으로만 보지 않은 나도 바보였지만 덕분에 참 편한 선택이 되었다.

 

사실 문화방송에서 그렇게 온갖 방송국 프리랜서들을 다 만날 수 있을지 몰랐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모델을 만드시다니. 보통 자사 아나운서의 경우 프리랜서를 하면 그 방송국에서는 받아주지 않는 것이 룰이다. 그런데 자연스레 지난 2012 올림픽과 이번 [일밤] [아빠 어디가?]코너를 맡은 김성주는 차라리 애교다. 타 방송국의 프리랜서 전현무도 자연스럽게 영입을 했다. , 이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프리랜서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일자리를 잃는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거니까. 그런데 도대체 왜? 예능감에 뉴스 진행까지 가능한 오상진이라거나 스포츠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김완태아나운서를 버린 걸까? 그나마 얼마 전 김나진아나운서는 방송에서 확인을 한 것 같기는 한데 참. 뭐 문화방송 뉴스를 잘 챙겨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전종환기자도 안 보인지 꽤나 오래 된 것 같은데? 뭐 지금 바로 검색창을 확인하니 뉴스를 보도를 하기는 했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뮤직스트리트 전종환입니다]를 애청하던 사람으로써 허일후도 방송에서 볼 수 없게 된 것도 참 슬프다. 그냥 친한 동생처럼 전종환기자가 놀리던 문지애아나운서가 주말 뉴스데스크에서 보이지 않는 것도 슬픈 일이고. 도대체 다들 뭘 하고 계시는 건가?

 

2013년 절벽 위에 MBC가 서있다는 어떤 분 덕에 오히려 MBC를 외면할 수 있게 되었다. , 차라리 잘 된 일이다. 일요일 남격 대신 의리로 일밤을 챙겨볼 필요가 없어졌으니까. [라디오스타][무한도전]만 있다면 MBC에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으련다. 그나저나 [놀러와] 폐지는 [해피투게더 시즌 3]에 희소식이 아닐까 싶다. 아예 [해피투게더 시즌 4]는 편안한 분위기의 토크쇼로 가면 될 테니까. ‘유재석박미선그리고 신봉선의 부드러운 진행에 박명수의 살짝 날 선 진행까지 더해진다면, 나름 재미있는 토크쇼가 가능할 거다. 지난주 새로운 포맷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MBC에는 늘 빚을 진 마음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빚을 진 사람들이 MBC에서 보이지 않는다. 내가 아는 마봉춘은 이미 오래 전 사라진 모양이다. 고마워요. 김재철 사장님. 사장님 덕분에 채널에 대한 고민이 싹 사라졌어요. ‘유진이 나오는 새 주말드라마는 나를 눈을 끌기는 하지만, 일단 [위대한 탄생]보다는 [보이스 오브 키즈] 쪽이 더 따뜻한 느낌이다. 어떤 프로그램이던 시청률만으로 잘라야 한다면, 진짜 MBC 8뉴스는 왜 안 없애는 거지? 다시 한 번! 고마워요. 김재철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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