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성인식
아이는 가장 소중히 생각을 하던 것을 잃게 되는 순간 어른이 된다. 너무 잔인한 진실이 이 단편집을 관통하는 하나의 줄거리입니다.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어른들도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죠. 자신들은 이제 어른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자신들이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어른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때로는 다른 어른에게 기대고 싶다는 점. 어른이라고 해서 모두 어른이 아니지만, 반대로 어른이 되기 위해서 아이들은 몸부림을 치기도 합니다. [성인식]에 나오는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스스로 선택을 해서, 때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한 꺼풀 더 어른이 되는 거죠. 겨우 그 정도를 가지고 깨달음을 얻느냐는 물음에도 아이들은 자신들의 인생에서 가장 커다란 유리 하나를 깬 충격을 받습니다.
성인식
여러 편의 소설이 모여 있기에 조금은 산만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하나의 주제를 통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어른 되기. 사실 그다지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누구나 다 어른이 되고자 하니 말입니다. 그리고 굳이 청소년 소설이 아니더라도 모든 소설은 다 성장을 바탕으로 두고 있고 말이죠. 하지만 이토록 묵직하게 울리는 성장 소설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기에 조금 더 다가오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도 좋고 말이죠. 물론 10대 시절이 무조건 낭만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시대인 만큼 조금은 더 행복하게 그려도 될 텐데 말이죠. [성인식]은 있는 그대로 아픔을 담아냅니다. 그 속에 담겨 있는 수많은 아픔들까지도 말이죠. 그런데 그 모든 아픔이 있는 그대로 담겨 있어서 좋습니다. 단편들인 만큼 빠르게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확실히 조금 더 임팩트 있는 어떠한 설정이 좋더라고요.
특히나 첫 이야기인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를 죽여야만 하는 소년의 이야기는 뭔가 많은 것을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어린 시절 가장 소중한 동반자를 결국 자신의 손으로 끊어내야 하는 건데. 이 잔혹한 굴레에 대해서 뭔가 메시지를 던집니다. 더군다나 소년은 이 강아지를 죽이고 싶어 하지 않지만, 마을 사람 모두가 그 강아지를 먹기를 원하고, 게다가 소년의 어머니 역시 소년의 병치레를 이유로 소년이 그 강아지를 죽여 먹기를 바랍니다. 이 잔혹한 아이러니가 결국 소년이 어른이 되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죠. 이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 모두가 아이들이 어른이 되게 만드는 것들입니다. 따돌림의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순간. 그리고 피해자 아이가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그 모든 순간이 결국 아이들이 더 이상 아이로만 머물지 않고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한 아이들은 이전과는 확실하 다른 눈으로 자신이 속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확실히 청소년 소설이라고 생각을 하기에는 조금 무겁지만 많은 것을 생각을 하게 하고 어른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아직 저도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을 하고 말이죠. 서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요즘 같은 상황에 제가 벌써 어른이 될 리는 없을 테니까요. 사실 요즘 청소년 소설을 읽다 보면 신기한 것이 제가 청소년일 적에 읽었던 청소년 소설들하고는 조금 다르다는 점들 탓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이전에 제가 읽었던 청소년 소설 들의 경우에는 그래도 아이들만 가지고 뭔가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완득이]였죠. 아이 혼자서 뭔가를 해보려고 하고 곁에서 누군가가 또 도와주려고 할 때 가장 이상적인 무언가가 되었는데 요즘은 아이들만의 힘으로 어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벽을 깨는 아이들의 이야기 [성인식]이었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기억에 남는 구절
나는 그 끝에다 돌멩이를 긁어대기 시작했다.
나는 나중에 개로 태어날 거다. 바람처럼 달려다니는 들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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