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망할 꼬맹이 4

권정선재 2013. 6. 13. 07:00

[수현우 팬픽] 망할 꼬맹이 4

 

그럼 그냥 고백해야지.”

? ?”

나 자고 있는 줄 알았어?”

, 아니었어?”

.”

은결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현우의 볼에 짧게 입을 맞추고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현우 다 컸네.”

, 지금 뭐 하는 거야?”

너는 말이야. 그냥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알면 되는 거야. 그리고 그 사람을 보면 되는 거라고. 아직 어린 나이인데 그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그게 뭐가 중요해?”

하지만.”

그냥 밀어붙여!”

은결이 주먹까지 쥐고 큰 소리로 말을 하자 현우는 황급히 그의 입을 막고서는 주위를 둘러봤다. 다행히 사서 선생님도 어디로 갔는지 도서관에는 오직 두 사람만 있었다. 현우는 살짝 은결을 노려봤다.

너 장난하냐? 그렇게 크게 소리를 지르면 어떻게 해? 그리고 너는 지금 되게 쉽게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하나도 안 쉽거든? 도대체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 말이 안 되잖아. 안 그래?”

왜 말이 안 돼?”

?”

순간 은결의 목소리가 살짝 가라앉았지만 현우는 아무 것도 눈치를 채지 못하고 동그란 눈동자를 떼구루루 굴렸다. 은결은 그런 현우를 보고 작게 웃음을 쿡 하고 터뜨리고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여간 너 눈치 하나도 없다.”

내가?”

그래 너.”

내가 무슨?”

아닙니다. 아니야.”

은결은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다.

너 이렇게 고민을 하는 것은 정말로 그 사람이 좋다는 거잖아. 그리고 그 사람 우리 학교에 다니는 사람도 아니고 말이야. 그 사람에게 고백을 하고 나서 차인다고 해도 소문 같은 거 걱정 안 해도 되잖아.”

하지만 고백을 하지 않으면 그냥 지금처럼 아저씨를 볼 수 있잖아. 괜히 고백을 했다가 어색해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 정말로 다시는 아저씨를 볼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해?”

아직 그런 상황 아니잖아.”

?”

은결의 단호한 어조에 현우가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아직 그런 상황 호지도 않았다고. 그러니까 괜히 망설이면서 이상한 생각 하지 말고 네가 생각하는 것 그냥 밀어붙이라는 말이야. 그런 거 자꾸만 생각을 하면 점점 더 나쁜 생각만 든다고. 그리고 너는 원래 웃기는 잘 웃어도 정작 생각 하는 것은 되게 비관적인 녀석이잖아. 아니야?”

맞아.”

현우는 혀를 살짝 베어 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자꾸만 나쁜 상황 상상하지 말라고. 그 아저씨도 너를 좋아할지 너 어떻게 알아?”

설마.”

현우는 힘없이 축 늘어지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도대체 뭔데?”

너 예뻐.”

?”

너 무지하게 귀엽다고.”

됐어.”

은결의 칭찬에 현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은결은 그런 현우를 품에 안고는 가만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반 여자애들이 너 무지하게 귀여워하는 거 몰라? 막 쓰다듬고 안으려고 난리잖아. 안 그래?”

그건 그냥 내가 작아서 그런 거잖아. 그거랑 아저씨가 나를 좋은 사람으로 보는 거랑은 다르지. 안 그래?”

뭐가 다른 건데?”

?”

은결의 물음에 현우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럼 같아?”

. 같아.”

뭐가?”

처음에는 그냥 너를 옆에 두고 싶겠지. 그리고 네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고 싶겠지. 그리고 네 볼 예쁘다고 꼬집고 싶겠지. 그리고 자기 남자로 만들고 싶을 거라고. 그 아저씨도 그 마음일 거야.”

네가 어떻게 알아?”

그러게.”

순간 은결이 눈을 묘하게 뜨면서 묻자 은결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리며 어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나가서 농구나 해야겠다. 아무튼 망설이지 마. 기회 그렇게 많지 않다.”

차은결!”

은결은 이 말만 남기고 도서실을 나가버렸다. 현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순간 수현이 보였다. 혹시나 잘못 본 건가 고개를 흔들고 눈을 비비고 다시 밖을 바라봤는데. 수현이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수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