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망할 꼬맹이 5
“아, 아저씨가 여기에는 어떻게 왔어?”
“어?”
수현은 잠시 머뭇거리며 현우를 바라봤다. 도대체 뭐라고 말을 해야 어색하지 않은 상황일지 답이 보이지 않았다.
“그게.”
“해랑아.”
다행히 현우는 곧바로 해랑이에게 시선이 꽂혔다.
“산책 나오고 싶어서 온 거야?”
“아니.”
수현의 낮은 목소리에 현우는 곧바로 고개를 들었다.
“아저씨.”
“네가 보고 싶어서 왔어.”
“네?”
“네가 보고 싶어서 왔다고.”
수현은 검지로 코 아래를 비비면서 현우의 시선을 피했다. 현우는 잠시 수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하다가 이내 눈을 크게 뜨고 입까지 벌리며 수현을 바라봤다.
“너 지금 되게 못 생겼다.”
“아, 아니 지금 그게 주용한 것이 아니잖아요. 아, 아저씨가 내가 보고 싶어서 우리 학교에 왔다고요?”
“왜 그러면 안 되는 거냐?”
“아, 아니요.”
“아니 매일 아침 바나나 우유 들고 집에 찾아오던 녀석이 안 오는데 안 궁금한 사람이 어디에 있어?”
“아저씨가 오지 말라며요?”
“그건 어제지.”
수현은 입을 쭉 내밀고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어제는 뭔가 상황이 조금 묘했잖아. 나도 내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있어서 너보고 나가라고 한 거라고. 그렇다고 네가 오늘 아침에 그렇게 바로 포기해서 나를 안 찾아올 줄은 몰랐다고.”
“포, 포기를 한 것이 아니라.”
“너 정말 실망이다.”
수현은 이내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가만히 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현우의 볼이 곧바로 붉어졌다.
“하, 하지 마요. 여기 학교야.”
“아 미안.”
수현은 다급히 손을 허리 뒤로 감추었다.
“내가 이렇게 정신이 없어. 그냥 다른 것은 생각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이현우라는 사람이 보고 싶어서 여기에 온 거니까. 다른 것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어. 그냥 네가 여기에 있는 것이 중요했지.”
“지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네가 좋다.”
수현의 고백에 현우의 눈동자가 커다래졌다.
“아저씨.”
“알아. 나 되게 나이도 많고. 제대로 된 직업도 없어서 네가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종류의 사람이라는 거.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네가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는 거야. 이건 분명해.”
“하지만.”
“지금 바로 대답하지 않아도 돼.”
수현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이런 거 대답하는 일 그렇게 쉬운 일 아니니까. 그리고 너 이제 수업 시작하는 거 아니야? 종치는데?”
“네?”
그제야 현우의 귀에도 학교 종소리가 들렸다. 지금 좋아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저씨 나 기다려요.”
“응.”
“꼭 기다려요.”
“알았어.”
수현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몸을 돌리고 돌아가려다가 현우의 품에 해랑을 안겼다.
“저 리해랑 못 데리고 있어요.”
“누가 리해랑 준대?”
“네?”
수현은 미소를 짓더니 가만히 자신의 비니를 벗어서 현우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그리고 부드럽게 볼을 만지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기분 좋다.”
“아저씨.”
“나 진짜 갈게.”
“네? 네.”
수현이 다시 해랑을 데리고 교문 밖을 나갈 때까지 한참이나 현우는 그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들릴 쯤 은결이 그의 손을 낚아챘다.
“정신 차려.”
“내가 좋대.”
“어?”
“아저씨도 내가 좋대.”
“실 없는 놈.”
“아저씨도 내가 좋다고 했어.”
현우의 입가에 미소가 지었다. 눈이 사라질 정도로 눈웃음을 짓는 현우를 보면서 혀를 차던 은결의 입가에도 곧 미소가 걸렸다. 어딘지 모르게 아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현우의 미소를 보니 그도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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