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망할 꼬맹이 6

권정선재 2013. 6. 17. 07:00

[수현우 팬픽] 망할 꼬맹이 6

내가 미쳤지.”

수현은 집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이불에 들어가서 미친 듯 발버둥을 쳤다. 아무리 봐도 무지하게 창피한 상황이었다.

아니 그 망할 꼬맹이 녀석이 도대체 뭐라고 내가 학교에까지 가서 고백을 하고 지랄인 거야? 미치겠네.”

다시 자리에 앉아 고민하던 수현은 미친 듯 팔굽혀펴기를 하기 시작했다. 몸이 고단하면 머리가 조금 편해졌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달랐다.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자꾸만 현우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망할 꼬맹이. 도대체 왜 그렇게 웃는 거야?”

현우의 눈웃음이 생각이 나자 수현의 얼굴은 곧바로 붉어졌다. 수현은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다시 운동에 몰두했다.

 

그래서 받아줄 거야?”

당연하지.”

한심하네.”

은결은 검지를 좌우로 흔들더니 입을 쭉 내밀었다.

원래 남자는 말이야. 튕길 줄 알아야 하는 거라고. 그냥 좋다고 다 받아주면 말이야. 나중에 주도권을 완전히 놓치게 된다니까?”

나 주도권 같은 거 하나도 관심 없거든.”

현우는 해랑이의 입에 손가락을 넣었다가 뺐다가를 반복하면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은결은 그런 해랑이를 품에 안고 현우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 ?”

너 지금은 말이야. 그 아저씨가 너를 좋아해주는 거라고 해서 무조건 좋아하는 것 같은데. 연애라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거든. 지금은 그 아저씨가 너를 더 좋아하는 것 같지만 이내 안 그렇다니까?”

진짜로?”

금세 현우는 은결의 말에 빠져들었다.

원래 연애라는 것이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잖아. 너 그 아저씨랑 오래 연애하고 싶은 거 맞지?”

? .”

현우는 동그란 눈을 깜빡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은결은 손가락을 튕기며 어딘지 모르게 꽤나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흠흠.”

거울 앞에 선 수현은 벌써 여전히 미간을 모으고 있었다. 그의 방에는 벌써 몇 벌의 옷이 바닥에 마구 널부러져 있었다.

아우, 내가 이 꼬맹이 때문에 옷 입는 것까지 이렇게 신경을 써야 하는 거야? 도대체 뭘 입어야 하는 거냐고.”

아무리 옷들을 바라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애초에 집에서 빈둥빈둥 거리는 터라 제대로 된 옷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그렇다고 해서 딱 한 벌 있는 정장을 입고 가기도 뭐 했다.

김수현 어떻게 하냐?”

수현은 거울을 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해랑아.”

현우는 해랑의 목을 간질이며 생긋 웃었다.

은결이 말처럼 아저씨가 나 데리러 학교에 오면 그렇게 도도하게 굴어야 하는 걸까? 아저씨가 내 손에 꽉 들어오도록?”

해랑은 짖지 않고 현우의 품에서 끙끙거렸다. 현우는 한숨을 내쉬고는 멀리 교문을 바라봤다. 교문에는 아무도 서있지 않았다. 은결의 말처럼 한 번 버럭! 하는 것이 과연 정말로 두 사람의 연애에 도움이 되는 걸까?

그래 도대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그래. 일단 나보다 연애 더 많이 해본 차은결 말을 듣자. 그 녀석 말을 듣고 아니면 그때 가서 다시 제대로 하면 되는 거잖아. 그래 그러자.”

현우는 심호흡을 하고 교문으로 향했다. 저 멀리서 허겁지겁 수현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손을 들려다가 이내 입을 다물고 손을 내렸다. 수현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현우의 옆에 서서 하얀 이를 드러내며 밝게 웃었다.

내가 늦었지?”

하지만 현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갈 길을 묵묵히 걸었다. 수현은 고개를 갸웃하고는 현우의 곁에 나란히 걸었다.

내가 안 기다려서 화가 난 거야?”

현우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이현우.”

수현은 다소 차가워진 목소리로 다시 현우를 불렀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대답이 없었다. 수현은 현우에게 다가가 거칠게 그의 손목을 잡고 그의 몸을 돌렸다. 현우가 차가운 눈으로 수현을 응시했다.

지금 뭐 하시는 거죠?”

. 꼬맹이.”

지금 학교 앞에서 뭐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하실 말씀 있으면 그냥 놓고 말씀해주시죠?”

내가 너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너 지금 내 말 하나도 듣지 않고 그냥 가려고 하잖아. 그런데 나보고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고?”

제가 그쪽하고 그다지 하고 싶은 말이 없으니까요.”

? 내가 많이 늦은 것도 아니고. 너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옷 갈아입고 오느라 그런 거거든. 그런데 네가 이러면 안 되는 거지. 아니면 그런 거 말고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현우는 그제야 수현의 옷을 가만히 살폈다. 확실히 그가 그 동안 보던 옷보다는 좋아 보였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고 은결이 단호히 말했다. 현우는 잠시 한쪽 입꼬리를 올리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서 걸음을 걸었다. 그리고 다시 몸을 돌리더니 수현의 품에 해랑을 안기고는 다시 집으로 향했다.

저 망할 꼬맹이 뭐야?”

수현은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현우가 왜 저러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