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망할 꼬맹이 7

권정선재 2013. 6. 18. 07:00

[수현우 팬픽] 망할 꼬맹이 7

나 잘 한 거 맞아?”

현우는 초조한 마음에 낮게 중얼거렸다. 은결이 말을 한 것처럼 차갑게 행동을 하기는 했지만 이상하게 현우가 그를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았다. 은결의 말에 따르면 현우가 계속 따라올 거라고 했다.

내가 너무 심했나?”

현우는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애써 자신의 마음을 붙들었다. 절대로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된다고 했었다. 뒤를 보는 순간 지는 거라고. 앞으로 수현이 시키는 일을 그대로 다 해야 할 거라고 이야기를 들었기에 더더욱 단호히 마음을 먹었다. 일단 이대로 쭉 걸어야 옳았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야?”

수현은 해랑을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현우가 도대체 왜 이렇게 달라진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 망할 꼬맹이 도대체 뭐가 불만인 거냐고? 화가 난 거면 뭐가 화가 난 건지 제대로 이야기를 해주어야 이쪽에서도 풀어주거나 해명을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도대체 왜 저러는 거냐고?

수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그대로 돌아섰다.

 

뭐야?”

현우는 놀라서 뒤를 돌아보고는 잠시 멈췄다. 당연히 따라와서 자기를 붙들고 품에 안아줄 거라고 생각을 했던 수현이 그대로 몸을 돌려서 반대로 가고 있었다.

이게 아닌데.

현우는 검지를 잠시 입에 물더니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몇 번 흔들고는 그대로 수현에게 달려갔다.

아저씨!”

하지만 이번에는 수현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가는 것이 어디에 있어요? 사람이 이렇게 행동을 하면 다시 뭐라고 물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내가 뭐라고 물을까?”

수현이 갑자기 걸음을 우뚝 서서 낮게 물었다.

내가 너에게 뭐라고 해야 하는 거야?”

아저씨.”

나는 너에게 고백을 한 것이 쉬운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아니야. 그런 고백 같은 것이 쉬울 리가 없잖아. 세상에 남자에게 고백을 하는 것이 쉬운 사람이 도대체 어디에 있어? 어려운 거라고. 그래도 나는 너에게 고백을 했어. 그런데 너는 지금 나랑 뭘 어떻게 하자는 건데? ?”

, 그게.”

똑바로 말해!”

수현은 뒤를 돌아서서 가만히 현우를 응시했다. 너무나도 차가운, 평소와 다른 수현의 태도에 현우의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

너는 내 고백이 그저 장난으로 들렸던 거야? 그저 장난으로 하는 것처럼 들려서 그런 식으로 행동을 했던 거야?”

그런 거 아니야.”

현우는 고개를 작게 흔들었다.

그냥 이렇게 하고 싶었어.”

무슨 말이야?”

내가 너무 아저씨를 좋아하면 아저씨가 나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했단 말이야.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거라고. 더 오래 아저씨를 만나고 싶으면. 일부러 이렇게 해야 하는 거라고 했다고.”

뭐라고?”

수현의 얼굴에 허탈한 기색이 스쳤다.

뭐야? 뭐 대단한 고민이라도 하고 있는 줄 알았더니 지금 나랑 밀땅이라도 하자고 이랬던 거야? 하여간 망할 꼬맹이.

수현은 금방이라도 웃음이 피식 흘러나올 것 같았지만 여기에서 웃는 것은 지는 일이었다. 현우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라도 여기에서 쉽게 마음을 푸는 것처럼 행동을 해서는 안 되기에 더 표정을 굳혔다.

지금 너는 나를 좋아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너를 좋아해주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인가?”

그런 게 아니야.”

그럼?”

, 그게.”

도대체 사람이 사람에게 어떻게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지? 나는 너를 진심으로 좋아했어. 그래서 내 모든 것을 다 걸고 너에게 고백을 했던 거라고. 그런데 너는 아니었나? 네가 보기에는 내가 그토록 한심하고 멍청해보여서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한 거야?”

그런 거 아니야!”

현우는 눈물을 그렁그렁 맺은 채로 크게 소리쳤다. 수많은 아이들이 자신을 바라봤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아저씨가 좋아!”

꼬맹이.”

아저씨가 좋다고!”

지금 이 순간 그 무엇도 보이지 않았다. 현우는 눈물 너머로 아련하게 보이는 수현을 또렷하게 응시했다.

나 한 번도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이 없고, 누군가가 나를 좋아해준 적도 없어. 아저씨가 처음이야. 그러니까 나 연애가 서툴러. 늘 어딘가에서 배울 거야! 그리고 이것도 아저씨랑 잘 하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

망할 꼬맹이.”

수현은 바닥에 해랑을 내려놓고 그대로 현우를 품에 안았다. 두근두근두근두근 현우의 심장 뛰는 느낌이 현우의 가슴과 닿아있는 자신의 가슴으로 고스란히 느껴졌다. 긴장되는 떨림. 그 이상의 것을 하고 싶었지만 여기에서는 할 수 없었다. 수현은 심호흡을 하고 한 손에는 해랑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현우의 손과 깍지를 끼고 자신의 집으로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