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망할 꼬맹이 12

[수현우 팬픽] 망할 꼬맹이 12

“아저씨.”

“응?”

“내가 만일 아저씨를 좋아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려고 나에게 그런 식으로 고백을 한 거야? 바보처럼?”

“그러게.”

수현은 씩 웃으면서 현우의 머리를 헝클었다.

“꼬맹이.”

“응?”

“너는 이렇게 예쁜데 도대체 왜 그 동안 너를 낚아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거냐? 다들 눈이 삔 건가?”

“아저씨 남자가 되려고 그랬나 보지.”

“말이나 못 하면.”

현우는 수현의 품에 가만히 안겨서 그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날렵한 턱선, 수현의 얼굴이 그대로 현우에게 내려왔다. 두 사람은 부드러운 입맞춤을 했다.

 

“저 사람이야?”

“어? 어.”

요 며칠 집에 오는 길에는 뭐에 토라진 것인지 따라오지 않던 은결이 오늘은 현우의 옆에 딱 붙었다. 그런 은결을 보는 수현의 표정도 그렇게 좋지 않았다.

“꼬맹이 누구야?”

“내 친구. 제일 친한 친구.”

“안녕하세요.”

“응, 안녕.”

수현이 두 사람이 좀 떨어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현우는 그런 시선에 대해서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는지 여전히 은결과 딱 붙어 있었다. 은결은 뭔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표정으로 현우의 팔짱을 꼈다.

“이현우 우리 오랜만에 영화나 보러 갈까? 요즘 은밀하게 위대하게라는 영화가 무지하게 재미있다고 하던데?”

“그럴까?”

현우도 구미가 당기는지 미소를 지으며 수현을 바라봤다.

“아저씨도 같이 가자.”

“그래요. 같이 가요.”

저 녀석 지금 꼬맹이 가지고 내 질투심이라도 유발하려고 하는 거지? 고단수인데?

수현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자. 가.”

 

망할 꼬맹이. 도대체 눈치가 왜 이렇게 없는 거야?

수현은 아까부터 기분이 상해서 영화도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란히 앉으려는 그의 계획을 완벽하게 무시하면서 은결이 현우와 수현 사이에 앉아버린 거였다. 그리고 현우는 아무 것도 모른 채로 웃고 있었다.

“원류환 너무 멋지지 않아?”

“리해진이 갑이지.”

“에이. 차은결 너는 영화 뭐로 본 거야? 당연히 원류환이지? 아저씨는 원류환이 좋았어? 리해진이 좋았어?”

“나는 집에 가야겠다.”

“어?”

수현의 갑작스러운 말에 현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저씨 왜 그래?”

“갑자기 할 일이 생겨서.”

“아저씨 뭐 화가 난 거 있어?”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아니, 어차피 나랑 집이 같이인데 왜 그러는 건데?”

“아 몰라. 나 간다.”

수현은 현우의 말에 제대로 대답도 하지 않고 그대로 돌아서버렸다. 멀어지는 수현을 보면서 현우는 입을 떡 벌리더니 은결을 바라봤다.

“이게 무슨 일이야?”

“질투하는 모양인데?”

“질투?”

현우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질투?”

“어서 따라가.”

“어?”

“너 지금 안 따라가면 저 아저씨 정말로 서운하게 생각을 할 거다. 겉으로 보기에 나름 어른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하는 행동을 보니까 또 그렇게 어른스럽기만 한 사람도 아닌 모양이네. 어서 가.”

“알았어. 카톡 해.”

“응.”

은결은 손까지 흔들면서 현우를 배웅했다. 그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극장 거울에 자신을 비추었다.

“차은결 뭐 하는 거야? 유치하게. 이제 현우 다 포기하기로 해놓고서는. 그래도 재미는 있네. 뭐 그래도 싸워야 더 단단한 커플이 될 테니까.”

은결은 씩 웃으면서 100까지 세고 난 후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아저씨. 같이 가.”

“너는 그 녀석하고 같이 잘 놀지 왜 따라와?”

“아저씨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말을 해줘야 내가 알 거 아니야?”

수현은 갑자기 몸을 돌려서 현우를 바라봤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더니 그대로 현우를 품에 꼭 안았다.

“이 눈치 없는 꼬맹이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이현우. 사랑해.”

“나도 아저씨 사랑해.”

현우도 눈웃음을 지으며 수현의 허리를 꽉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