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1

[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1

“야 체육 새로 왔대.”

“그런데 뭐?”

수현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기웅은 살짝 그의 눈치를 보더니 다시 씩 웃으면서 재잘거리기 시작했다.

“너 전에 있던 선생 팔 부러뜨려서 쫓아냈잖아. 이번에는 얼마나 그 선생이 이 학교에 있을지 말이 많던데?”

“멍청하게 내가 찬 축구공을 손으로 막으려다 그렇게 된 거야. 멍청하게 내가 찬 공을 손으로 막는 선생이 어디에 있어? 그리고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다가 꼰대들 귀에 잘못 들어가면 어쩌려고?”

“아 미안.”

“암튼 나는 보건실에 있을 거니까 알아서 잘 둘러대.”

“어? 어.”

 

“한 명이 없네?”

현우는 아이들의 숫자를 세더니 입을 쭉 내밀었다.

“한 명 어디에 갔는지 아는 사람?”

“보건실에 갔는데요?”

“아침부터?”

“그 녀석이 원래 몸이 좀 안 좋아요.”

기웅의 변명에도 현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미간을 모았다. 처음부터 기선을 제압하지 못하면 힘들 거라는 이야기도 이미 들은 상태였다. 여기에서 밀려나면 앞으로가 힘들었다.

“보건실이 어디지?”

“네?”

“아니 아무리 힘이 들어도 이런 일이 있으면 선생님에게 먼저 말을 하고 보건실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

“그, 그게 그 녀석이 원래 자주 아픈 녀석이라서요. 굳이 선생님이 그렇게 찾아가지 않으셔도 될 것 같은데요. 원래 자주 수업에 빠지는 녀석이거든요.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도 아무 말씀 안 하시고요.”

“나는 그런 사항 전달을 받은 것이 없는데?”

현우가 꽤나 단호하게 나오자 기웅이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제가 가서 데리고 올게요.”

“아니.”

“네?”

“네가 애들하고 운동장 좀 뛰고 있어. 그 녀석이 정말로 아프면 수업에 참여하면 안 되는 거니까. 선생님이 직접 가서 그 아이가 정말로 아픈 건지. 그거 보고 올 테니까. 너희 운동장 뛰고 있어.”

“선생님!”

뒤 돌아서던 현우가 다시 기웅을 바라봤다. 기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려는 순간.

“그 녀석 이름이 뭐지?”

“어?”

“다른 아이가 보건실에 또 있을 수도 있잖아. 그러니까 그 친구 이름이 뭐냐고. 내가 지금 찾으러 가는.”

“김수현이요.”

“김수현. 알았어.”

현우가 학교 건물로 들어가자 기웅이 이마를 짚고 입을 내밀었다. 분명히 수현이 난리를 치겠지만 도리가 없었다.

 

“보건실. 보건실.”

교실을 하나하나 살피던 현우의 얼굴이 이내 밝아졌다.

“그 녀석 이름이 뭐라고 했지?”

아랫입술을 쭉 내밀고 미간을 찌푸리던 현우가 이내 손가락을 튕기며 자기 이마를 쳤다.

“맞다. 김수현. 별로 어려운 이름도 아니었는데 왜 까먹었나 몰라. 김수현. 김수현. 오케이.”

현우는 조심스럽게 보건실 문을 열었다. 보건 교사는 보이지 않았다. 싸한 소독약 냄새가 코 끝에 살짝 어렸다.

“으, 나 이런 냄새 싫은데.”

현우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폈다. 침상에는 모두 커튼이 쳐져 있어서 안에 누가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혹시라도 잘 쉬고 있는 사람이 깨지 않기를 바라며 조심스럽게 커튼을 여는 순간.

“으, 으왓!”

“너 뭐야!”

상의를 걸치지 않은 채로 있던 수현을 보고 놀란 현우가 뒤로 물러나려다가 기다란 커튼 자락을 발로 밟고 그대로 넘어지면서 커튼이 우두두 떨어지면서 한 바퀴 빙글 돌고 그대로 수현의 품에 안착했다.

“너 누구냐?”

“그, 그러는 너는 누구냐?”

“김수현. 너는?”

“아, 너구나.”

현우가 곧바로 눈웃음을 지으며 씩 웃었다.

“나는 네 체육 선생님. 네가 수업에 안 오기에 너를 찾으러 왔지. 그런데 옷은 왜 벗고 있니? 그리고 지금 나를 이렇게 받은 것을 보면 체육은 할 수 있을 것 같이 나가는 것이 어떨까? 응?”

“내가 해달라는 거 해주면 나갈게요.”

“뭔데? 아니, 그냥 다 해줄게. 나가기만 하자. 수업은 꼭 들어야 하는 거야.”

“약속 한 겁니다.”

“어?”

수현이 그대로 현우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살짝 입이 벌어지고 들어오는 수현의 혀에 잠시 멍하던 현우가 비명을 지르면서 뒤로 떨어졌다. 그리고 수현을 한 번 더 보더니 그대로 보건실에서 달아나버렸다. 수현은 입맛을 다시며 가볍게 턱을 만졌다.

“귀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