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9

권정선재 2013. 6. 30. 19:00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9

이제 많이 괜찮아졌어요.”

그렇습니까?”

채영은 흐뭇한 눈으로 해진을 바라봤다. 저토록 성실하게 재활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비록 어디에서 다친 것인지 여전히 말을 해주지 않아서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런 것은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얼마나 더 있으면 나을 것 같습니까?”

글쎄요. 그건 본인의 의지에 달린 문제 같아요. 다만 허벅지에 총상. , 아니. 아무튼 그 상처가 꽤 커요.”

그렇군요.”

그리고 옆구리에도 칼로 인, 아니 아무튼 조금 깊은 상처가 하나 패여 있는데 그쪽도 무리가 있었던 모양이더라고요. 아무래도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생긴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그런 것에 대면 아주 정상적이에요.”

강한 녀석이죠.”

.”

조장!”

류환을 발견하기가 무섭게 큰 소리로 그를 불렀던 해진이 곧바로 눈을 떼구르르 굴리며 고개를 숙였다.

 

내가 조장이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하지만 버릇이 되었습니다.”

그냥 형이라고 해라.”

?”

해진이 눈을 크게 뜨고 류환을 응시했다.

, 지금 그게 무슨?”

네가 나를 그런 식으로 부르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겠어? 나는 그런 것 같은데?”

하지만.”

싫어?”

아니요.”

해진은 고개를 몇 번이나 도리질 쳤다. 류환은 그런 해진이 귀여웠던 모양인지 가볍게 그의 볼을 꼬집고 자신도 놀라서 손을 뒤로 감추었다.

아무튼 저 여자 의사도 이상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일단 네 몸에 상처가 그리 정상적인 상처들이 아니라서 그런 거겠지. 그래도 의사는 의사가 맞는 모양이다. 총에 의한 것인지 칼에 의한 것인지 복잡하지 않게 바로 알아차리더군. 꽤나 유능한 의사인 모양이다. 너에게 잘 된 것 같다.”

그렇게 많은 대화를 나누신 겁니까?”

?”

갑자기 해진의 목소리가 차분해지자 류환은 고개를 갸웃했다. 해진은 먹던 아이스크림 슫가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

병실로 갈 겁니다.”

이거 다 먹고 가야지!”

조장이, 형이나 다 드십쇼.”

리해진!”

도망이라도 가는 것처럼 병원 건물로 가는 해진을 보며 류환은 고개를 갸웃했다. 저 녀석이 도대체 왜 저러는 것인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내가 뭘 잘못한 건가?”

류환은 입을 쭉 내밀고 남은 아이스크림을 퍼먹었다.

 

정규직으로 일을 할 생각이 없나?”

?”

일당 봉투를 받던 류환이 고개를 들었다.

정규직으로요?”

뭐 그래도 하는 일은 크게 다를 것이 없을 거야. 그런데 자네처럼 성실한 사람이 우리 작업장에 매일 나왔으면 해서.”

지금도 매일 나오고 있습니다.”

아니 우리가 조금 더 제대로 자네를 관리하고 싶거든. 혹시나 다른 작업장으로 가면 낭패라서 말이야.”

그럴 일 없을 겁니다.”

류환이 단호하게 이야기를 하자 작업 반장은 입을 내밀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별 생각이 없다는 사람을 붙들 필요는 없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그래.”

 

그냥 하지 그래?”

아니요.”

같이 일을 하는 동료의 물음에 류환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한 곳에 정착하는 것은 문제가 생길지도 몰랐다.

다른 일도 하고 싶은 일들이 있어서요.”

맞네. 자네는 젊으니 뭐든 할 수 있지.”

그럼.”

그래 가.”

 

이 사람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수혁이 건넨 총을 허리춤에 차면서 류환은 무심하게 대답했다. 어차피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거라면 공연히 그 사람에게 어떤 감정 같은 것을 가지고 싶지 않았다. 그가 할 일은 그저 사람을 죽이는 거였다.

어디지?”

 

저 놈이 누구야!”

이게 무슨!”

 

리해진.”

형 오늘은 늦으셨습니다.”

일이 있어서.”

류환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해진의 옆에 앉았다.

이제 저 퇴원해도 된다고 합니다. 이제 그냥 가끔 들려서 치료를 받아도 될 정도라고요. 이제 집으로 갈 수 있습니다.”

아직은 아니야.”

?”

돈이 조금 더 모여야 해.”

하지만 저는 형과 같은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너 그런데 호칭을 그렇게 하려면 말투나 좀 바꾸지 그래?”

?”

형이라고 하면서 말투는.”

해진은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류환은 해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 병실 샤워실로 들어갔다. 물소리가 나고 해진은 무릎을 안았다.

. . , 형이구나.”

해진은 조심스럽게 가슴에 손을 얹었다. 두근거렸다. 같이 살 날이 멀지 않았다.

 

역시나 위험해.”

?”

상사의 말에 수혁의 미간이 모아졌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우리가 그 동안 주요 타깃으로 삼았던 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죽어가고 있다. 이게 가능하다고 생각을 하는 건가?”

불가능한 것은 또 뭐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저쪽은 이미 짐승으로 길러진 이들입니다. 불가능할 것은 없습니다.”

아니.”

상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 녀석은 그냥 두면 우리에게 위협이 될 거야. 우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할 거라고. 그 녀석을 막아야 하네.”

하지만.”

내가 지금 서 팀장 의견을 물은 건가?”

아닙니다.”

수혁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사실은 언제 이야기를 할 거지?”

무슨 사실 말입니까?”

리해랑이 죽지 않았다는 것.”

아직은 아닙니다. 아직은.”

수혁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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