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5
“두준아.”
“왜?”
“내가 한심한 선생인 걸까?”
“어?”
칵테일을 홀짝이며 바의 먹잇감을 훑던 두준이 놀란 눈을 하고 현우를 바라봤다. 현우는 시무룩해서 테이블에 엎드렸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야.”
“아닌 게 아니지.”
두준은 자세까지 고쳐서 현우의 얼굴을 살폈다.
“누가 너 괴롭혀? 어떤 선생이?”
“선생이 아니야.”
“그럼?”
“학생.”
“학생?”
두준은 순간 웃음을 참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자 현우는 가볍게 그의 배를 쳤다. 두준은 겨우 웃음을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데?”
“김수현.”
“나 처음 듣는 놈인데? 도대체 선생들이 이사장 알기를 뭐로 알면 그런 문제아가 있는데 아무도 이야기를 안 해주는 거냐? 내가 선생들 좀 조져서 김수현이라는 애가 너 못 괴롭히게 해줄까?”
“안 그래도 지금 낙하산인 거 들킬까 조마조마한데 네가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해봐. 그럼 나 바로 찍힐 걸.”
“네가 왜 낙하산이냐?”
두준은 씩 웃으면서 가볍게 현우의 머리를 헝클었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친구지.”
“됐습니다. 그런 말 듣고 싶은 게 아니라고. 아무튼 그 녀석 때문에 학교에 나가는 것이 걱정이야.”
“그 녀석이 뭘 했는데?”
“어?”
순간 현우가 토끼 눈을 하고 볼을 붉히자 두준은 고개를 갸웃했다. 평소라면 곧바로 재잘거릴 현우가 이상했다.
“아무 것도 아니야.”
“아무 것도 아닌 게 아니잖아. 그 망할 녀석이 너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야 내가 알아서 처리를 해줄 거 아니야. 뭐라고 했는데?”
“그게.”
현우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한숨을 토해냈다. 이걸 두준에게 말을 해도 되는 것인지 안 되는 것인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두준에게 이야기를 한다면 분명히 두준도 이상하게 생각을 할 거였다.
“아니야.”
“에이, 그냥 말을 하라니까? 내가 혹시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라도 할까 그러는 거야? 절대로 아니라고.”
“그럼 너만 알아야 해.”
“응.”
“키스 당했어.”
“뭐?”
두준이 너무 크게 외치자 현우는 그의 입을 재빨리 막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말라고.”
“진짜?”
“응.”
“대박.”
두준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칵테일을 한 모금 들이켰다. 그리고 가볍게 현우의 몸을 이러지리 살폈다.
“뭐 하는 거야?”
“그 녀석이 다른 짓은 안 한 거지?”
“아니거든요.”
현우는 뚱한 표정을 지으면서 톡 쏘았다. 두준은 낄낄 꺼리면서 가볍게 현우의 허리를 간질였다. 현우는 한숨을 내쉬고 두준에게 어깨를 기댔다.
“두준아.”
“응?”
“내가 쉽게 보이는 걸까?”
“아니.”
“그런데 왜 그러는 걸까?”
“네가 너무 에뻐서 그렇지.”
“나 그런 이야기 싫다니까.”
“잘 가!”
“응. 너도 조심히 들어가.”
현우가 택시를 타고 멀어지는 모습을 보고 그것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든 두준이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의 얼굴에 쓸쓸한 미소가 걸렸다.
“그러니까 지금 나도 먹어보지 못한 이현우 입술을 먼저 먹은 놈이 있다는 거지. 도대체 그 놈이 누구야?”
두준은 킥 하고 웃고는 고개를 저었다. 내일부터 학교에 출근할 이유가 생긴 것 같았다.
“이제 오는 거야?”
“김수현?”
택시서 내린 현우는 눈을 크게 뜨고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수현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현우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이거 주려고 온 거야.”
수현은 숙취 해소 음료와 두통 약이 들어있는 봉투만 건네고 멀어졌다. 현우는 그 봉투를 보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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