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6

권정선재 2013. 7. 8. 07:00

[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6

어디 다녀온 거야?”

내가 너에게 하나하나 다 보고를 해야 하냐?”

아니.”

수현이 까칠하게 대답을 하자 기웅은 애써 그의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저었다. 수현은 한숨을 토해내며 입에 담배를 물었다. 그러다가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 담배를 손에 쥐었다. 기웅은 그런 수현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담배 요정이 무슨 일이냐?”

나 이제 담배 끊으려고.”

?”

기웅은 놀랐는지 목소리까지 갈라졌다.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애초에 학생이 담배를 피우는 이 상황이 말이 안 되는 거지. 이제 담배 끊을 거야. 박기웅. 너도 끊자.”

나는 싫다.”

기웅은 입을 쭉 내밀면서 담배 두 개를 물고 한 번에 피웠다.

이렇게 좋은 것을 왜 끊으려고? 그리고 정말로 문제라면 어른들이 진작 끊었을 걸. 아니 아예 팔지 않았을 거다.”

하여간 반골.”

.”

수현은 벽에 머리를 기댔다.

박기웅.”

?”

너 게이 어떻게 생각을 하냐?”

아우, 더럽고 역겹지.”

기웅이 곧바로 몸을 부르르 떨면서 이야기를 하자 수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가장 친한 친구도 이런 반응이었다.

갑자기 그런 건 왜 묻냐? 그 더러운 걸.”

더러울 건 또 뭐가 있어?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뭐 더러운 것은 아니잖아. 안 그래?”

됐어. 나는 혹시 그런 녀석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말을 하기라도 할까봐 아주 끔찍하다. 아주 끔찍해. 역겹잖아.”

걱정하지 마라. 세상에 절반도 넘는 이성애자 여자들이 있는데 그 여자들 너 안 좋아하잖아.”

그러네.”

기웅은 곧바로 실실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런 건 갑자기 왜 묻는 거야?”

아니다.”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나 먼저 들어간다.”

같이 가.”

 

선생님.”

?”

현우가 계속 자신의 시선을 피하자 결국 수현이 손을 들고 그가 자신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현우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수현을 바라봤다.

뭐 궁금한 거라도?”

오늘 짝이 안 맞아서요.”

? 맞는데.”

이 녀석이 보건실 간다고 하던데요.”

수현은 가장 만만한 녀석 하나의 어깨를 주물렀다. 곧 녀석은 꾀병을 부리고 보건실로 달아났다.

오늘 두 사람이 같이 하는 체육인데 저는 파트너가 없어서요. 선생님이 저랑 하시면 안 될까요?”

세 명이서 하면 안 될까?”

애들이 저를 아무도 안 좋아해서요. 누구 나랑 하고 싶은 사람 있어?”

기웅이 손을 들려고 하자 수현은 곧바로 그를 노려봤다. 기웅은 입을 내리고 짐짓 딴청을 부렸다. 현우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가장 떨어진 매트에서 수현은 현우의 다리를 꽉 붙잡았다. 짧은 반바지 탓에 아슬아슬 속이 보이는 현우 탓에 수현은 오히려 머리가 지끈거렸다.

도대체 다른 녀석이 자기를 이상한 눈으로 보면 어쩌려고 이런 옷을 입는 거야?

꽉 잡아야 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진짜지?”

.”

현우는 입을 꼭 다물고 윗몸 일으키기를 하기 시작했다. 드라마에서처럼 그에게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보이는 눈이 많아서 도리가 없었다. 이러면 더 즐거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자신에게 고문이었다.

이제 좀 놓아주지.”

? .”

이번에는 두 사람이 자리를 바꾸고 현우가 수현의 다리를 붙들었다. 수현은 현우가 보란 듯 엄청난 속도로 윗몸일으키기를 시작했다. 현우가 감탄하면서 조금 가까이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인 순간 두 사람의 머리가 쾅 하고 부딪쳤다. 그것도 온 운동장의 모든 사람들이 들을 정도로 큰 소리로.

수현아 괜찮아?”

나는 됐고. 선생님은?”

, 나도 괜찮아.”

현우는 이마를 문지르며 혀를 살짝 내밀었다. 머리를 문지르고 있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운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처럼 머리를 문지르고 있는 주제에 웃는 수현을 보고 현우도 웃음이 터졌다.

당신이 나를 기억 못 해도 좋아. 나는 당신을 기억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