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7

[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7

“선생님.”

“어?”

“이제 집에 가시는 거예요?”

“나야 야자 감독 할 일도 없으니까.”

“그렇구나.”

나란히 길을 걷는 수현이 은근히 불편했지만 현우는 제대로 내색도 하지 못했다. 자신에게 이상한 짓을 해도 그래도 학생이었으니까.

“저기 수현아.”

“네?”

“아니다.”

그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수현에게 상처를 줄지도 몰랐다.

“여기가 선생님 집이구나.”

“어? 여기까지 같이 왔네. 수현이 네 집도 이 근처야?”

“아니요. 저는 반대편이요.”

“어? 그런데 여기까지 왜 왔어?”

“선생님 집에 데려다 주고 싶어서요.”

“수현아.”

잠시 머뭇거리던 현우가 수현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 나이에 성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것은 맞아. 그럴 수도 있고. 하지만 또래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선생님은 더 맞는 것 같거든. 선생님은 우리 수현이 보다 훨씬 더 어른이니. 읍.”

현우가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수현의 입술이 그대로 현우에게 다가왔다. 따뜻함. 그리고 부드러움. 그렇게 다리에 힘이 풀리는데 갑자기 수현의 입술이 멀어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두준이 그의 앞에 있었다.

“두준아.”

“저 놈이냐?”

두준은 주먹을 흔들며 씩 웃었다. 수현은 입가에 흐른 피를 닦으며 비틀비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신 뭡니까?”

“현우 불알 친구.”

“선생님 친구라고요?”

“그래. 이 망할 놈팽아. 어디 할 일이 없어서 선생을 희롱하고 있냐? 아무리 현우가 여리여리해도 네가 이러면 안 되는 거지. 그리고 아무리 네가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허락 없는 키스는 나쁜 거지.”

“두준아. 그러지 마.”

두준이 또 수현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현우가 그의 손목을 잡고 고개를 저었다.

“수현아 일단 집에 가. 내일 학교에서 보자.”

“됐어. 저런 녀석은 학교에서 잘라야 하는 거라고. 어디 저런 말도 안 되는. 그리고 이현우. 너도 정신 차려. 저런 녀석이 너를 괴롭히면 최소한 집에는 같이 안 와야 할 거 아니야? 같이 오면 어떻게 해?”

“누가 괴롭힌다는 겁니까?”

수현이 사나운 목소리로 반문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키스를 하는 것도 죄가 되는 겁니까? 그런 거냐고요?”

“네가 좋아하면 뭐 해? 상대방이 네가 안 좋다고 하는데. 너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냐?”

“선생님도 나 좋아한다고 했거든요.”

“너 그랬냐?”

“아니.”

두준이 고개를 돌리고 묻자 현우는 도리질을 했다.

“나 그런 적 없어. 수현아. 네가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모양인데. 선생님은 너에게 그런 적 없어.”

“하여간. 이현우. 당신 기억력 안 좋은 것은 진작 알았지만. 그래도 당신은 나를 기억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정말.”

“수현아!”

수현은 그대로 멀리 달아났다. 현우가 쫓아가려고 하자 두준의 그의 손목을 잡고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저 녀석 다시 따라가서 뭐라고 하려고?”

“하지만.”

“된 거야.”

“두준아.”

“일단 들어가자. 맛있는 거 사왔어. 저녁 해줄게.”

“응? 응.”

두준에게 이끌려 집으로 들어가면서도 현우는 입을 내밀었다. 수현이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수현을 좋아한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도 전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도대체 뭐지?”

 

“하여간 멍청이.”

수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천장을 바라봤다.

“도대체 왜 아무 것도 기억을 하지 못하는 거냐고. 당신이 그렇게 아무 것도 기억을 하지 못하니까 내가 나쁜 사람인 거 같잖아.”

수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자기 혼자서 기억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괴로웠다.

“그리고 그 망할 녀석은 뭐야?”

두준이라고 했다. 그리고 불알 친구라고 했다. 무지 친하면 친한 거지 도대체 자신을 왜 때린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수현은 볼을 어루만지면서 고개를 저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하나 물고 잠시 현우 생각을 하고는 불을 붙였다. 두근거리던 심장이 조금은 진정이 되었다. 대신 머리는 훨씬 더 복잡해졌다. 지워질 줄 알았던 현우의 얼굴은 더욱 생생히 머리에 각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