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13

권정선재 2013. 7. 17. 07:00

[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13

두준아. 미안해.”

현우가 조심스럽게 두준에게 말을 걸었지만 두준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지 정면만 보고 있었다.

윤두준.”

?”

두준은 서류를 넘기다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왜 부르는 건데?”

미안하다고.”

됐어.”

뭐가 된 건데?”

너 안 미안하잖아.”

?”

그냥 나 화난 거 풀려고 하는 거잖아.”

두준의 지적에 현우는 입을 꾹 다물고 가만히 두준의 얼굴을 살폈다. 평소와 다른 까칠한 두준이 묘했다. 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두준의 어깨를 가만히 주물렀지만 여전히 두준은 반응이 없었다.

에이, 두준앙. 그러지 말고. ? 내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너도 화 내고 싶지 않잖아. ? ?”

화 내고 싶어.”

?”

화 내고 싶다고.”

두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현우 선생님. 지금은 근무 시간입니다. 그러니 여기에 와서 이런 말씀을 하실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네가 이렇게 화가 났는데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그리고 수현이 걔 불쌍한 애란 말이야.”

그 애가 불쌍한 것을 왜 이현우 선생님께서 신경을 쓰셔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 이현우 선생님하고 하나도 상관이 없는 일들인데 말입니다. 그런 거 다 무시하셔도 좋을 일들입니다.”

아니 어떻게 그래?”

두준의 말에 현우가 결국 발끈했다.

난 그 아이 선생이야. 그리고 그 아이에 대해서 너보다 조금 더 알고 있다고. 상처가 많은 아이였단 말이야. 그런 아이에게 선생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을 해주고 싶다고 하는데 이게 문제인 거야? 그런 거야?”

그 망할 녀석이 너를 교사로 안 보잖아.”

?”

됐어.”

두준은 심호흡을 하고 그대로 이사장실을 나섰다. 현우는 멍하니 그 자리에 있다가 두준의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그의 자리를 쓰다듬었다. 두준이 왜 화를 내는 건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히 그를 위해서 그랬을 거였다. 너무나도 미안했다.

 

김수현 너 괜찮냐?”

?”

기웅이 의아하다는 눈으로 수현을 바라봤다.

너 지금 뭔가 정신이 나간 놈 같아. 멍하다고. 왜 그렇게 멍하게 있는 거야? 무슨 일 있었어?”

아니야.”

기웅은 담배를 입에 물고 벽에 기댔다.

맛있다. 너 정말 안 피냐?”

안 펴.”

?”

말했잖아. 몸에 안 좋다고.”

그래도 스트레스 풀리잖아.”

하지 마.”

기웅이 자신에게 연기를 뿜어대자 수현은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저었다. 기웅은 그러거나 말거나 담배를 맛있게 폈다.

김수현.”

?”

고민 있냐?”

아니.”

말 해.”

기웅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나 네 친구잖아. 설마 나만 너 친구라고 생각을 하는 거 아니지? 친구라면 다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맞아.”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너에게 말을 할 수가 없다.”

?”

?”

너 설마?”

?”

기웅은 잠시 수현을 이상한 눈으로 보더니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바닥에 꽁초를 대충 버리고 발로 비볐다.

수업 들어가자. 이제 수업 시작할 거야.”

나는 조금만 더 있다가 들어갈게. 미안해.”

알았다.”

수현은 멍하니 담벼락에 기대 하늘을 바라봤다. 현우가 자신을 기억을 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그가 기억을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니 부끄러웠다. 자신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꼬맹이였다. 수현이 보면 마냥 안쓰럽게만 생각을 할. 그런 존재가 바로 자신이었다. 현우의 곁에 서고 싶었지만 여전히 자신은 어린 아이이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였다. 수현은 고개를 푹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