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15
“너는 나를 처음부터 기억을 한 거야?”
“아니, 요.”
“반말 해도 괜찮아. 그게 너 다운 일이니까.”
잔디에 누워서 하늘을 보며 현우는 씩 웃었다.
“나는 너일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어. 미안하지만 네 이름을 듣고도 전혀 기억을 하지 못했고.”
“괜찮아.”
“너무 달랐거든.”
현우는 작게 중얼거렸다.
“내가 기억을 하고 있는 김수현이라는 사람. 그리고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김수현이라는 사람. 이 둘이 너무 달라서 전혀 매치를 할 수가 없었어. 그래도 이제야 다행이야. 너인 걸 알아서.”
“뭐가 다행이라는 거야?”
수현의 목소리가 가늘게 흔들렸다.
“뭐라고 말을 하건. 결국 나는 예전의 그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그런 부끄러운 녀석 그대로인데.”
“네가 왜 부끄러운 건데?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나라면 결국 모든 것을 다 포기했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너는 포기하지 않은 거잖아. 너는 끝까지 너를 지킨 거잖아. 그래서 지금이 있을 수 있었잖아.”
“그럼 나랑 결혼할 거야?”
“어?”
현우가 놀란 눈으로 수현을 바라봤다. 수현은 쿡 하고 미소를 짓더니 주위를 보다가 가볍게 현우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김수현.”
“아무도 못 봤어.”
“그런 게 아니잖아.”
“형이 좋아.”
수현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서 현우의 손을 잡았다.
“형이 이에 대해서 뭐라고 하건 나 그런 것 상관 안 할 거야.”
“너 게이야?”
“아니.”
수현이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눈을 굴렸다.
“그런 거 아니야.”
“그럼?”
“그냥 당신이 좋아.”
“어?”
“남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현우를 만나고 나서 자신에게 몇 번이나 물었지만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만일 그런 것이었다면 현우가 아닌 다른 사람을 보더라도 심장이 떨려야 하는 거였으니까.
“당신이라서 좋습니다. 이현우라는 사람이어서. 내가 어린 시절부터 생각을 하던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나는 네가 아무리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알아요.”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뭐라고 하건 당신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것 정도는. 그냥 나에게 확신을 가지고 싶은 거야.”
“확신?”
“응.”
“무슨 확신?”
순간 수업 종이 울리고 수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들어가야지.”
“김수현.”
“내가 부족해서 그래.”
“김수현!”
수현은 현우의 애타는 외침에도 불구하고 교실로 들어섰다.
“학비 전액을 지원 받고 있어.”
“그래?”
“그것만이 아니라 생활비 보조 대상이기도 하고. 많이 힘든 모양이네.”
“엄마는?”
“혼자 살아.”
“혼자 산다고? 엄마에 대한 정보는 없어?”
“잠시만.”
두준은 서류를 뒤지더니 미간을 모았다.
“죽었네.”
“돌아가셨다고?”
“응. 그래서 혼자 살아.”
“말도 안 돼.”
현우는 입을 가리고 고개를 저었다.
“그런 애를 왜 학교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건데?”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
현우는 한숨을 내쉬고 미간을 모았다. 두준은 그런 현우가 지나칠 정도로 불안했다.
“같이 살자.”
“뭐?”
“사귀자는 거 아니야.”
수현의 앞에 식판을 내려놓으며 현우는 단호히 말했다.
“너 아무도 없다며. 그러니 이제 내가 네 보호자 해줄 거야. 그러니 같이 살자.”
수현은 잠시 현우를 바라보며 아랫입술을 물었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현우의 눈을 바라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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