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14
“야! 김수현.”
벌써 며칠 째 수현이 자신을 피하기만 하자 결국 현우가 그의 팔을 잡았다. 수현의 팔을 며칠 전보다 말라 있었다.
“너 밥은 먹고 다니냐?”
“수업에 늦어서요.”
“김수현.”
현우가 다시 수현의 팔을 붙들었다. 수현이 곧 슬픈 눈으로 현우를 응시했다.
“왜 부르시죠?”
“아니, 너 이러면 내가 도대체 어떻게 하라고? 내가 도대체 너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데 이러는 건데?”
“선생님 잘못하신 것 없어요.”
“그런데?”
“그냥 제가 싫어요.”
“뭐라고?”
수현은 그리고 그대로 교실로 향했다. 현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야! 윤두준!”
“왜?”
요 며칠 잠잠하던 현우가 다시 시끄럽게 굴자 두준은 눈을 슬며시 떴다. 현우는 어깨까지 들썩이고 있었다.
“우리 현우가 뭐 때문에 화가 났을까?”
“나 체육 할 거야.”
“이제 기말이야.”
“그게 뭐?”
“지금 오히려 다른 학교들도 더 체육 안 하는 시간이라고. 그런데 도대체 지금 체육 하겠다는 이유가 뭐야?”
“그럼 나 잘라.”
“뭐라고?”
“나 자르라고.”
현우는 가만히 두준의 눈을 응시했다.
“이 학교에서 체육 하지 않을 거면 굳이 나 고용할 필요 없는 거잖아. 그러니까 나 그냥 자르라고. 잘라.”
“이현우!”
“도대체 왜 이러는 건데!”
현우는 고함을 지르고 두준을 노려봤다.
“너 지금 되게 이상해.”
“뭐가 이상한 건데?”
“애들 체육 해야 한다며? 그래야 하는 거라며. 애들을 위해서 나 고용하는 거라며? 애들하고 재밌게 놀라고. 축구도 하고 그러라고 나를 고용한 거라며? 그런데 지금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데?”
“그, 그게.”
“말 제대로 해.”
현우는 심호흡을 하고는 이마를 짚었다.
“네가 아무리 내 오랜 친구라고 하더라도 지금 네가 하는 이런 일들 나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
“나도 이해 안 돼.”
“뭐라고?”
“나도 이런 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두준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나라고 해서 직므 이 모든 상황이 다 납득이 되는 줄 알아? 아니야? 나도 납득 하나도 안 돼.”
“윤두준.”
“너를 그 녀석이.”
“어?”
“그 망할 녀석이 너를 힘들게 하잖아.”
두준은 슬픈 눈으로 가만히 현우를 응시했다.
“선생을 선생으로도 보지 않는 녀석이 있는 교실에 내가 너를 도대체 어떻게 집어넣을 수가 있는 건데?”
“이현우.”
“지금 이 순간 나를 더 선생으로 보지 않는 것은 바로 너야. 내가 선생이라면 이런 일도 아무렇지도 않게 버텨낼 수 있어야 하는 거라고. 그런데 지금 네가 나를 선생으로 보지 않는 거잖아.”
“그런 게 아니야.”
“그럼 보내줘.”
“이현우.”
“제발.”
“모르겠다.”
두준은 앞머리를 뒤로 넘기고 자리에 앉았다. 현우는 씩씩한 걸음으로 그의 방을 나섰다. 두준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웃음이 스민다는 사실에 억지로 입꼬리를 내렸다.
“그래. 네 말이 맞겠네. 너를 선생으로 안 본 것이 나겠네.”
“자. 체육 하러 가자.”
“네?”
“어서.”
“체육복 없는데.”
“그래도 상관 없어. 오늘은 잔디밭에 앉아서 일광욕하기니까. 어서. 이렇게 공부만 하다가는 너희들 곰팡이 핀다.”
현우는 씩 웃으면서 아이들을 바라봤다. 아이들은 당황하면서도 긴장된 표정으로 밖으로 향했다. 그러나 수현은 그 자리에 그대로였다. 현우는 수현에게 다가가서 그의 양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놀라는 수현의 눈을 바라보고는 씩 웃었다. 그리고 가볍게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그를 이끌었다. 수현도 조심스럽게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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