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20

권정선재 2013. 7. 26. 07:00

[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20

체육 선생하고 수현이 이상하지 않아?”

뭐가?”

둘이 한 집에 산대.”

정말?”

그래.”

기웅은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꽤나 시끄러운 모양이었다. 기웅은 책상을 세게 밀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미친 새끼들아 너희들은 할 거 없냐? 시발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나 지껄이면서 다들 뭐 하냐?”

? 아니.”

미친놈들.”

기웅은 욕설을 내뱉고 교실을 벗어났다. 옥상에 가서 담배나 피우려고 하는데 멀리 현우가 보였다.

젠장.”

지금이라도 묻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지만 물어도 되는 것인지 망설여졌다. 그런데 현우가 먼저 기웅을 보고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기웅아 안녕.”

. 안녕하세요.”

요즘 수현이 없어서 심심하지?”

, .”

그래도 다행이네. 둘이 같이 오토바이 탔다고 하더니. 기웅이 너는 하나도 안 다쳐서. 앞으로도 조심하고.”

저기 선생님.”

?”

저기 시간 좀 있으세요?”

현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시간?”

여쭈고 싶은 것이 있어서요.”

지금 해.”

지금 여기에서 할 것은 아니고요.”

그래?”

지금 수업이라도 없으시면 저랑 옥상이라도 같이 가실래요?”

?”

현우는 잠시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았다. 곧 자신의 수업이기는 했지만 어차피 자습만 하는 시간이었다.

그래. 알았어.”

 

박기웅!”

죄송합니다.”

기웅은 현우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사과만 하고 입에 담배를 물었다. 그리고 현우가 미간을 찌푸리건 말건 담배를 깊이 빨았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선생님은 뭐 하시는 거죠?”

?”

수현이랑 사귀는 겁니까?”

기웅의 도발적인 질문에 현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런 게 아니라.”

그럼 그 녀석이랑 뭐 하는 거죠? 그 녀석은 선생님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거. 그 정도는 아실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박기웅.”

압니다.”

기웅은 쓸쓸한 목소리로 말하며 난간에 앉았다.

애초에 이런 말 제가 하는 거 경우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요. 하지만 그 녀석 친구로 분명히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학교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어요. 선생님이야 그냥 다른 학교로 가버리거나 선생님 그만 하시면 그만이지만 그 녀석은 아닙니다. 이런 소문 평생 따라다닐 거라고요. 그 녀석 어떻게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이 모든 거 다 책임 지실 겁니까?”

현우는 엷은 미소를 짓고는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는 바닥에 그냥 앉았다.

나도 모르겠어.”

선생님.”

그냥 수현이랑 있으면 좋아.”

기웅은 짧아진 담배 꽁초를 바닥에 버렸다.

좋아한다고요?”

수현이가 좋은 것이 아니라 수현이랑 있는 시간이 좋아. 너도 그런 시간이 있지 않니?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사람. 같이 있으면 시간이 확 가는 사람. 수현이가 나에게는 그런 존재야.”

그럼 지켜요.”

기웅아.”

저 아직 어리고. 남자가 남자가 좋아한다는 거 솔직히 이해도 안 되고 소름이 끼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생님이 수현이랑 있는 그 시간이 좋다면 그 녀석을 지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을 해요. 지금 이대로라면 결국 그 녀석 지키지 못할 겁니다. 선생님의 방법대로 지켜주세요. 확신을 달라고요. 그 녀석 왜 그런 줄 알아요? 선생님이 흔들어서 무리하다가 사고 낸 거라고요. 다시 그런 일 만들고 싶으신 것은 아니죠?”

기웅은 잠시 물끄러미 현우를 바라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아니야.”

그럼 먼저 가볼게요.”

? .”

기웅이 내려가고 현우는 한숨을 토해내고 난간에 기댔다. 기웅의 말이 맞았다. 자신에 대해서 확신을 가져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