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20
“조장!”
“괜찮아.”
해진의 목소리가 커지자 류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별 거 아니다.”
“이게 어떻게 별 것이 아닙니까?”
해진의 눈에 금세 투명한 눈물이 고였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렇게 다친 거냐고요?”
“별 거 아니야.”
“그렇게 말하면 제가 그냥 믿어야 하는 겁니까?”
“어?”
“제가 그냥 다 믿어야 하는 거냐고요.”
해진이 고개를 푹 숙였다.
“조장 이게 뭡니까?”
“리해진.”
“조장은 저에게 자기를 믿으라고 하면서. 자기만 믿으면 다 될 거라고 하면서 이게 도대체 뭡니까? 조장이 이런 식으로 다치고 그러면 제가 조장을 도대체 어떻게 믿어야 하는 겁니까? 네?”
“그냥 믿어.”
“조장.”
“그러면 된다.”
류환은 미소를 지으며 해진의 머리를 가만히 눌렀다. 해진의 어깨가 가늘게 떨리자 류환은 한숨을 토해냈다.
“왜 우는 건가?”
“그럼 눈물이 안 납니까?”
“뭐라고?”
“조장이 걱정이 된다고요.”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류환을 올려 보며 해진은 고개를 저었다.
“알아요. 안다고요. 압니다. 조장이 이런 제 마음하고 다르다는 거. 아무리 저를 걱정하더라도 제가 조장을 걱정하는 그런 방식은 아니라는 거. 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들입니까?”
“아니다.”
“그럼요?”
“일이다.”
“일이라고요?”
“그래.”
류환은 무거운 숨을 내놓으며 답했다. 해진에게 모두 숨기고 싶었지만 계속 숨기기만 한다면 그가 더 오해를 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해진이 이해를 하고 넘어갈 수 있게 해주어야 했다.
“나는 이 나라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
“조장.”
“그게 유일해.”
류환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이 나라에서 우리가 발을 붙이도록.”
“그런 거 싫습니다.”
“리해진.”
“네?”
“말했다.”
류환은 억지로 밝은 표정을 지었다.
“너는 무조건 내가 지킨다. 알았나?”
“그럼 조장은 도대체 누가 지키는 겁니까?”
“글쎄다. 하지만 적어도 네가 다치는 것 내가 보지 않는다. 무조건 내가 너를 지킬 거야. 그게 내 답이다.”
“이해진!”
“네?”
연경이 허리에 손을 얹고 해진을 바라봤다.
“지금 선생님이 나와서 문제 풀라고 했잖아. 그런데 자리에 앉아서 지금 멍하니 뭐 하고 있는 거니?”
“죄송합니다.”
해진이 엷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머리가 조금 아파서요.”
“그래?”
“네.”
“그럼 다음으로.”
“네.”
해진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골목으로 접어들던 해진의 발이 멈추었다.
“누구냐?”
지난 번의 인기척하고는 또 달랐다.
“누구냐고 물었다.”
해진은 곧바로 골목 뒤의 사내의 목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사내의 손이 해진의 팔을 치고 해진을 발로 찼다. 해진은 뒤로 밀리면서도 상대를 응시했다. 날카로운 인상의 사내.
“너, 너는?”
“무슨 일이야?”
수혁의 목소리가 들리자 사내는 그대로 사라졌다.
“뭐라고?”
“아무 일도 아닙니다.”
“아무 일도 아니라니!”
류환이 해진의 몸을 이리저리 살폈다.
“정말로 괜찮은 건가?”
“네.”
“상처는?”
“없습니다.”
“대단하네.”
수혁이 입을 삐쭉 내밀며 입에 담배를 물었다.
“만일 무슨 일이 생긴 거라면 내가 그냥 여태 기다리면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말을 하고 끝이 났을 것 같은가? 진작 너에게 이야기를 했을 거다. 이 꼬맹이가 뭐라고 말을 하건 간에 말이야.”
“맞습니다.”
해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아무 일도 없습니다.”
“확실한 거지?”
“네.”
“그럼 누구인 거야?”
“그게.”
해진은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다.
“조국에서 온 것 같습니다.”
“뭐라고?”
“낯이 익습니다.”
해진의 말에 류환이 놀라서 수혁을 바라봤다. 하지만 수혁 역시 꽤나 놀랐는지 눈이 커다래졌다.
“5446 부대는 모두 사라진 것이 아닌가?”
“아닌 모양입니다.”
“그게 도대체 무슨.”
“일단 당분간 나타나지는 않을 겁니다. 우리들이 남조선과 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니까요.”
“그래?”
수혁이 류환을 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미안하다.”
“네가 뭐가 미안하지?”
“이런 일을 막지 못해서.”
“아니.”
류환은 차분히 고개를 저었다.
“조국의 전사들은 고작 너희들이 막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그들이 정말로 싸우기를 원한다면 그들은 정말로 싸울 테지. 그리고 그것은 너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 아니야.”
“조장.”
“걱정하지 마라.”
류환은 해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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