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18

권정선재 2013. 7. 24. 07:00

[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18

그때 도대체 나랑 왜 놀아준 거야?”

글쎼다.”

수현의 물음에 현우가 입을 쭉 내밀었다.

그냥 네가 나랑 닮았어.”

내가 형이랑?”

.”

현우는 무릎을 안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런 건 갑자기 왜 묻는 거야?”

나라면 형처럼 그런 일을 하지 못했을 것 같아서. 귀찮았을 거야. 나 같은 녀석이 매일 기다리는게.”

아니야.”

현우는 가볍게 손을 내밀어서 수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마웠어.”

뭐가?”

네가 나를 기다려준다는 것이.”

그게 고마워?”

.”

현우는 씩 웃으면서 아랫입술을 가볍게 물었다.

그 누구도 나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 그런 생각을 모두 지워지게 한 것이 바로 너였으니까.”

그런 건 내 일이었어.”

수현은 창가에 서서 밖을 바라봤다.

그 어린 나이에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많이 힘들었구나.”

.”

수현은 다시 현우를 돌아보고는 해맑게 웃었다.

그래서 당신 곁에 있을 거야.”

하지만 나는 아니야.”

이현우.”

나는 네 선생이라고.”

현우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수현에게 다가와서 가볍게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검지를 입에 물었다.

네가 나보다 크구나.”

그런 것이 중요한 거야?”

언제 이렇게 그 꼬맹이가 훌쩍 컸을까.”

그게 문제라고!”

수현은 갑자기 고함을 치면서 현우를 뒤로 밀쳤다. 수현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현우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너 왜 그러는 거야?”

당신 눈에는 내가 여전히 아이로 보이는 거지?”

김수현.”

알아.”

수현은 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 당신의 눈에는 내가 그저 아이로 보인다는 거. 그래도 나 그거 너무 불편해.”

왜 그러는 건데?”

나 아이 야니야.”

그럼 네가 뭔데?”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

수현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현우는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이현우.”

수현은 그런 현우의 방문을 바라보더니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도대체 언제까지 도망을 갈 거야.”

 

미친 거야.”

거울을 보고 현우는 도리질을 했다. 그리고 손을 가슴에 올렸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은근히 묘한 느낌이었다.

이게 도대체 뭐야?”

아직 수현은 한참이나 어린 꼬맹이였다. 그 녀석을 좋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나를 기다렸다고?”

 

모범생이 어쩐 일이야?”

닥쳐라.”

기웅의 빈정거림에 수현은 툴툴거리며 오토바이에 올랐다. 한 밤에 아무도 없는 도로를 달리는 것은 즐거웠다.

너무 속도 내는 거 아니야?”

이 정도는 달려야 해.”

무슨 일 있어?”

아니.”

한참 달리고 난 이후 기웅이 건넨 음료수를 마시며 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기웅은 담배를 입에 물고 흘낏 수현을 바라보고는 자리에 털썩 앉았다.

김수현.”

?”

나 네 친구야.”

알아.”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해.”

몰라.”

수현은 남은 음료수를 다 마시고 다시 오토바이에 올랐다. 그리고 달릴 수 있는 최대의 속도로 달렸다. 그리고 갑자기 모퉁이를 나오는 트럭을 보고 급하게 핸들을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