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18
“그때 도대체 나랑 왜 놀아준 거야?”
“글쎼다.”
수현의 물음에 현우가 입을 쭉 내밀었다.
“그냥 네가 나랑 닮았어.”
“내가 형이랑?”
“응.”
현우는 무릎을 안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런 건 갑자기 왜 묻는 거야?”
“나라면 형처럼 그런 일을 하지 못했을 것 같아서. 귀찮았을 거야. 나 같은 녀석이 매일 기다리는게.”
“아니야.”
현우는 가볍게 손을 내밀어서 수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마웠어.”
“뭐가?”
“네가 나를 기다려준다는 것이.”
“그게 고마워?”
“응.”
현우는 씩 웃으면서 아랫입술을 가볍게 물었다.
“그 누구도 나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 그런 생각을 모두 지워지게 한 것이 바로 너였으니까.”
“그런 건 내 일이었어.”
수현은 창가에 서서 밖을 바라봤다.
“그 어린 나이에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많이 힘들었구나.”
“응.”
수현은 다시 현우를 돌아보고는 해맑게 웃었다.
“그래서 당신 곁에 있을 거야.”
“하지만 나는 아니야.”
“이현우.”
“나는 네 선생이라고.”
현우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수현에게 다가와서 가볍게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검지를 입에 물었다.
“네가 나보다 크구나.”
“그런 것이 중요한 거야?”
“언제 이렇게 그 꼬맹이가 훌쩍 컸을까.”
“그게 문제라고!”
수현은 갑자기 고함을 치면서 현우를 뒤로 밀쳤다. 수현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현우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너 왜 그러는 거야?”
“당신 눈에는 내가 여전히 아이로 보이는 거지?”
“김수현.”
“알아.”
수현은 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 당신의 눈에는 내가 그저 아이로 보인다는 거. 그래도 나 그거 너무 불편해.”
“왜 그러는 건데?”
“나 아이 야니야.”
“그럼 네가 뭔데?”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
수현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현우는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이현우.”
수현은 그런 현우의 방문을 바라보더니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도대체 언제까지 도망을 갈 거야.”
“미친 거야.”
거울을 보고 현우는 도리질을 했다. 그리고 손을 가슴에 올렸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은근히 묘한 느낌이었다.
“이게 도대체 뭐야?”
아직 수현은 한참이나 어린 꼬맹이였다. 그 녀석을 좋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나를 기다렸다고?”
“모범생이 어쩐 일이야?”
“닥쳐라.”
기웅의 빈정거림에 수현은 툴툴거리며 오토바이에 올랐다. 한 밤에 아무도 없는 도로를 달리는 것은 즐거웠다.
“너무 속도 내는 거 아니야?”
“이 정도는 달려야 해.”
“무슨 일 있어?”
“아니.”
한참 달리고 난 이후 기웅이 건넨 음료수를 마시며 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기웅은 담배를 입에 물고 흘낏 수현을 바라보고는 자리에 털썩 앉았다.
“김수현.”
“왜?”
“나 네 친구야.”
“알아.”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해.”
“몰라.”
수현은 남은 음료수를 다 마시고 다시 오토바이에 올랐다. 그리고 달릴 수 있는 최대의 속도로 달렸다. 그리고 갑자기 모퉁이를 나오는 트럭을 보고 급하게 핸들을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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