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체육 선생님 17
“김수현 일어나!”
“좀만 더.”
“김수현!”
현우가 수현을 깨우기 위해서 다가가자 곧바로 수현이 그의 손을 잡아서 자신의 위로 넘어뜨렸다.
“너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
“잠시만.”
수현이 낮게 잠긴 목소리로 대꾸하면서 현우의 허리를 꽉 안았다.
“당신 냄새를 맡으면 더 빨리 일어날 수 있어. 현실이니까. 더 이상 내가 불안하지 않아도 되는 거니까.”
“내가 이럴 줄 알았어.”
곧 들리는 두준의 목소리에 수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는 현우를 놓아주었다. 현우는 후다닥 수현의 방을 나섰다. 두준은 한숨을 토해내며 수현의 곁에 앉았다.
“너 뭐하는 거냐?”
“당신이야 말로 뭐 하는 겁니까?”
“당신?”
두준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마를 짚었다.
“너 지금 이사장한테 너무 말 막하는 거 아니야?”
“제가 이사장 아저씨에게 잘 보여야 할 이유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아닌가요?”
“그래.”
두준은 한숨을 토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럴 필요는 없지.”
“현우 좋아하는 건 아니죠?”
“어?”
두준이 목소리를 높이자 수현은 미간을 모았다.
“제 사람입니다.”
“누가 뭐래?”
“눈 들이지 말라고요.”
“알았다.”
두준은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수현의 방을 나섰다. 수현은 그가 나갈 때까지 매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너 어떻게 된 거야?”
“뭐가?”
“왜 이사장 차를 타고 와?”
“체육이랑 같이 살게 되었어.”
“뭐?”
담배 연기를 들이 마시기만 하던 기웅이 곧 켁켁 거렸다. 수현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등을 두드렸다.
“이게 놀랄 일이냐?”
“그럼 아니야?”
“아무 것도 아니야.”
“그런데 어떻게 같이 살아?”
“내가 불쌍한 모양이야.”
“어?”
“아무도 없으니까.”
수현의 얼굴에 쓸쓸한 기색이 스쳤다.
“내 입으로 이야기를 하니 이게 되게 아픈 거네. 생각을 해보니 체육이 나를 동정을 하는 거구나.”
“김수현.”
“그래도 괜찮아.”
수현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씩 웃었다.
“그래도 내 보호자가 생긴 거니까. 이걸로 충분해.”
“아무리 봐도 수상해.”
“수상할 것도 많다.”
수현은 씩 웃고는 가볍게 기웅의 어깨를 친 후 옥상서 내려갔다. 기웅은 담배 연기를 멀리 뿜어내며 미간을 모았다.
“밥 먹어.”
“부부 같다.”
“헛소리.”
현우는 입을 쭉 내밀고 자리에 앉았다.
“너 공부 잘 하라고 이렇게 해주는 거야.”
“알아.”
수현은 씩 웃으면서 국을 한 숟갈 먹었다.
“맛있다.”
“진짜?”
“응.”
수현은 그리고 현우의 국까지 빼앗아서 자신이 다 퍼먹기 시작했다. 현우는 흐뭇한 표정을 짓더니 국솥을 아예 수현의 앞에 내려놓았다.
“이렇게 네가 잘 먹을 줄 몰랐네?”
“내가 원래 달걀 국을 좋아해. 하. 완전 좋아해.”
“너 어제 뭐 먹었냐?”
“몰라.”
수현은 책상에 엎드려서 신음을 흘렸다. 기웅은 옆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수현을 응시했다.
“달걀 국을 그렇게 끓일 수 있는 거야?”
“어?”
수현은 손을 들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위장이 요동쳐서 정신이 아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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