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22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22

“젠장.”

“네 잘못이 아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야.”

류환은 해진이 학교에서 한 일을 듣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린 혈기에 욱 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죽이지는 않았지?”

“당연하죠.”

“그래. 그럼 되었다.”

류환은 해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밝게 웃었다.

“리해진.”

“네.”

“리해랑을 만나고 싶나?”

류환의 물음에 해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조장.”

“살아있다.”

“농이 아닙니까?”

“그래.”

“하지만 어떻게?”

“그러게.”

류환도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생각을 한 것보다 그 녀석의 목숨이 훨씬 더 질긴 모양이지. 하긴 그렇게 생기기는 했지만.”

“해랑 동무 정말 괜찮은 거죠?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해랑 동무에게 물으면 뭔가 답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건 어려워.”

“왜요? 우리 편이 아닌.”

“그게 아니라.”

류환은 아랫입술을 물고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해진의 얼굴을 만지면서 작게 미소를 지었다.

“아직은 아니다.”

“조장.”

“내 말을 못 믿는 건가?”

“아닙니다.”

해진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조장이 하시는 말씀을 가지고 부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고요.”

“그래.”

류환은 밝게 웃으며 해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번 시험에서 1등이 바뀌었네. 해진이가 공부를 잘 한다는 소리는 들어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이해진. 축하한다.”

“오.”

“대박.”

연경의 말에 아이들이 모두 놀라운 눈으로 해진을 바라봤다. 해진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닙니다.”

“해진이 앞으로 더 열심히하고.”

“네.”

해진은 연경이 건네는 성적표를 보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류환이 이것을 보면 기뻐할 것이 분명했다.

 

“저 간나 새끼.”

사내는 가만히 해진을 바라봤다. 꽤나 민첩한 사내라서 쉽게 사냥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저 연어를 잡지 못하면 내가 돌아가지도 못할 텐데. 저 종간나 새끼는 내 손으로 처단하갔어.”

사내는 곧바로 사라졌다.

 

“뭐지?”

해진이 순간 스산한 기운에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내가 잘못 느낀 건가?”

해진은 고개를 갸웃하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이제 더 이상은 위험합니다. 이미 북에서 원류환을 죽이기 위한 사람이 내려왔습니다. 더 이상 우리 뜻대로만 하다가 잘못하다가는 원류환을 이대로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건 막아야 합니다.”

“왜 그래야 하지?”

수혁과 다르게 그의 상사는 차분했다.

“어차피 우리는 원류환을 이용하고 버리려고 했던 것 아닌가? 그런데 왜 그를 지키려고 하는 건가?”

“제발 그건 안 됩니다.”

“뭐 감정이라도 생긴 건가?”

“네?”

“불쌍하게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상사는 호두를 만지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차가운 눈으로 수혁을 바라보면서 손에 힘을 주었다.

“그들은 누가 뭐라고 해도 북에서 온 자들이야. 비록 너처럼 인간으로 생겼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사고를 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란 말이야. 잘못하다가는 우리가 모두 다 잃을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더 이상 그렇게 살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를 위해서 살고 있다는 것 모르십니까?”

“내가 그런 걸 알아야 하나?”

“하지만.”

“그만.”

상사는 눈빛을 바꾸며 고개를 저었다.

“위에서도 시끄럽다.”

“그게 무슨?”

“원류환과 리해진을 죽여야 할 수도 있다.”

수혁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지금 도대체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를 위해서 일을 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어떻게 죽인다는 겁니까?”

“간첩.”

“네?”

“지난 진압 작전 때 우리 대원도 죽었다는 사실을 네가 더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러면 된 것 아닌가? 설마 동료의 죽음을 목격을 하고도 그들을 비호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하지만 그건 원류환과 리해진이 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것은 김태원 그 자의 단독 소행으로.”

“하지만 위에서는 그런 것을 바라지 않아. 위에서는 누구라도 하나 제대로 눈에 보이는 자가 있기를 바라지. 하지만 리해랑하고 떨어지는 바람에 그대로 죽어버린 김태원을 어떻게 찾아내는 거지?”

“그건.”

잠시 머뭇거리던 수혁의 눈이 반짝였다.

“리해랑은 어떻습니까?”

“뭐?”

“그 자라면.”

“리해랑을 넘기겠다는 건가?”

수혁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 거라면 원류환과 리해진은 살 수 있습니까?”

“확신은 못 한다.”

“절대로 안 됩니다.”

수혁의 표정은 단호했다.

“만일 그 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제 모든 것을 다 걸어서도 그 사실을 밝힐 겁니다. 진실을 알릴 겁니다.”

“거기에 자네는 자유로운가?”

“네?”

“자네도 한 패였어.”

수혁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야 했지만 사실이었다. 이미 그 역시 국정원 소속인 이상 여기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거였다. 그 역시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일 따름이었다.

“명심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