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해변의 연인 2
“자기 뭐야?”
“뭐가?”
“그 꼬맹이 이름은 왜?”
“알아두면 좋잖아.”
수현이 굵은 땀방울을 소매로 대충 닦으며 대꾸했다.
“어차피 한 달 볼 사이인데.”
“나는 마음에 안 들어.”
가인은 방을 가만히 만지면서 볼을 부풀렸다.
“아니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 태도가 그게 뭐야? 아주 싸가지가 없잖아. 저런 사람 마음에 안 든다고.”
“애초에 우리가 말도 안 하고 들어온 거니까.”
“그래도 예약을 했잖아.”
“오후 두 시부터라고 했잖아.”
가인은 수현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자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내밀었다. 하지만 수현은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갈 거야? 바다.”
“가야지.”
가인은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는?”
“나는 조금 있다가.”
“그럼 나 먼저 갈게.”
“그래.”
가인이 나서고 수현은 계속 짐 정리를 했다. 방은 그리 작지 않은 편이었다. 마당에 나오는데 분위기가 더 좋았다.
“꽤 괜찮네.”
순간 안으로 들어오려던 현우가 멈칫했다.
“꼬맹이.”
현우의 눈이 사나워졌다.
“싫나?”
“이현우입니다.”
“나는 싫은데.”
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 눈에 너는 너무 작은 꼬맹이니까. 아무튼 여기는 지금 너 혼자서 관리를 하는 건가? 아닌 것 같은데?”
“혼자입니다.”
현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래? 지난 번에 왔을 적에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신 것 같은데. 그 할머니가 꽤나 친절하셔서 말이야. 그때 잠시 있었던 건데. 아니지. 예약도 하지 않고 그냥 어절 수 없이 있었던 거거든. 그냥 비가 많이 와서 있었던 건데 돈도 받지 않고 밥을 주셨어. 정말 고마운 분이라서 말이야. 그 분 다시 못 보는 건가?”
현우는 잠시 수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너 말 못하냐?”
“저기.”
“어?”
“저기 있다고요.”
현우가 뒷산을 가리켰다.
“나물이라도 뜯으러 가신 거야?”
“돌아가셨습니다.”
“뭐?”
“돌아가셨다고요.”
현우는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마당에 있는 잡초를 뜯었다. 수현은 잠시 그런 현우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꾹 다물고 그의 곁에 서서 같이 잡초를 뽑기 시작했다. 현우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뭐 하는 겁니까?”
“미안해서.”
“그럴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괜찮습니다.”
현우는 여전히 무뚝뚝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 왜 그래?”
“내가 실수를 한 것 같아서.”
“무슨 실수?”
거울을 보며 화장을 지우던 가인이 고개를 돌렸다. 수현은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돌아가신 줄 몰랐어.”
“누가?”
“꼬맹이 할머니 말이야.”
“어? 이 민박?”
“응. 전에 왔을 적에 그 분이 되게 친절하셔서 좋았거든. 그래서 다시 온 건데. 돌아가셨따고 하더라고.”
“그래?”
가인도 입을 내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옮길까? 자기 불편하면?”
“아니.”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혼자보다 여럿이 좋을 테니까.”
“어?”
“일찍 자자.”
“그럴까?”
가인이 씩 웃으면서 수현의 품에 안겼다. 수현은 부드럽게 가인에게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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