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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다] 터보, 어른이 보면 더 좋은 애니메이션

권정선재 2013. 8. 3. 07:00

[영화와 수다] 터보, 어른이 보면 더 좋은 애니메이션

 

사실 극장이 꽉 차는 영화는 잘 없어요. 올해 제가 봤던 영화들 중에서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정도가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얼마 전 또 한 번 놀라운 경험을 했어요. 조조임에도 불구하고 [터보]가 매진이었던 거죠. , 솔직히 말을 하면 매진은 아니었어요. A1번하고 제가 앉은 E4. 이렇게 두 자리만 남기고 다 팔렸어요. 역시 방학의 힘은 대단한 거구나. 라고 생각을 했지만 도라에몽이나 터보의 매진율을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아요. 아이들이 달팽이를 정말 무지하게 좋아한다고 하더니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나 봐요. 저도 달팽이 좋아해요. 옥상 텃밭에 그 아이들이 많이 생기기도 했고요. 느릿느릿 걷는 그 모습 사랑스럽잖아요. 아무튼 영화 블로거라서 애니메이션도 다 챙겨보는데 다소 고난의 시간이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봤어요.

 


터보 (2013)

Turbo 
9.1
감독
데이빗 소렌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폴 지아마티, 마이클 페나, 루이스 구즈만, 빌 하더
정보
애니메이션 | 미국 | 96 분 | 2013-07-25
글쓴이 평점  


그런데 이게 웬 일? [터보]는 단순히 아이들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어른이 봐도 좋아요. 특히나 이십 대나 삼십 대에게 정말 좋은 느낌의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네가 남들하고 다를지는 몰라도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고 너의 그 다른 점이 너만의 특기일 수가 있다. 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 영화 꽤나 묘한 느낌이에요. 사실 요즘 이십 대 청춘들 많이 아프잖아요. 나는 분명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뭔가 자신감이 없고 상황은 계속 네 잘못이야. 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죠. 내가 노력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인정을 해주지 않아요. 그리고 내가 지금 하는 일을 잘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분명히 아이들을 위한 교훈인 것 같은데 정작 감동은 제가 더 받았어요. 가슴이 먹먹하기까지 하니까요.

 

원래 드림웍스나 픽사의 애니메이션 자체가 뭔가 의미를 많이 담기는 하지만 [터보]의 의미가 가장 강한 편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분명히 잘 만든 애니메이션도 맞고요. 달팽이 몸의 주름까지도 은근히 보이게 만들다니. 이토록 디테일하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그런데 원래 달팽이라는 생물 자체가 그다지 징그러운 편은 아니니 이 모든 것이 꽤나 귀엽게 보이기는 해요. 아무튼 달팽이가 나오는 만화라니. 게다가 달팽이가 무지하게 빠르게 나오는 만화라니. 그런데도 너무 좋아요. 그리고 꽤나 섬세한 영상 역시 이 영화를 사랑스럽게 보이게 하는 부분이에요. 달팽이들이 사는 숲이라거나 신선한 토마토나 무른 토마토. 모두 다 사실적으로 그려놓고 있어요. 게다가 까마귀들까지도 섬세하게 그려놓으니 이 애니메이션 모든 것이 다 사실적이고 아름다워요.

 

그리고 경주를 하는 달팽이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인 만큼 달리는 장면 역시 훌륭해요. 특히나 자동차로 변하는 터보의 모습은 환상적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아요. 거대한 자동차들 틈에서 경주를 하는 터보의 모습은 박진감이 넘치기도 하고요. 이 애니메이션을 4DX로 상영한다고 해서 도대체 누가 이런 멍청한 짓을 하는 거지? 라고 생각을 했는데 전혀 멍청한 짓이 아니었어요. 이 영화 제대로 속도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 오히려 엉성한 일부 영화들보다 훨씬 더 나을 것 같아요. 물론 그냥 디지털로 보더라도 그 속도감과 박진감은 고스란히 느껴지지만요. 아이들만 보기 보다는 엄마나 아빠가 같이 봐도 좋을 느낌이에요. 아이들만 극장 들여놓기 불안하지만 동시에 영화가 지루해서도 불안한 부모님들에게 좋은 영화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이 영화 다시 말하지만 어른들이 깨닫기에 더 좋은 영화 같아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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