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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다] 슈퍼 짬뽕 스팩타클 퍼시픽 림

권정선재 2013. 7. 12. 07:00

[영화와 수다] 슈퍼 짬뽕 스팩타클 퍼시픽 림

 

이 영화 완전 걱정했어요. 우리의 길 감독님이 기발한 상상력을 가지고 계신 분이기는 하지만 영화를 이리저리 꼬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분명히 정상적으로 보이는 영화라고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을 거예요. 물론 로봇하고 고질라랑 싸우는 이야기를 가지고 정상적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역시 우습지만 말이죠. 아무튼 이 영화 그 기발한 상상력이 덧붙여진 매력적인 이야기에요. 물론 스토리 자체만 놓고 본다면 최악이에요. 아마 소설로 나온다거나 하면 30장으로 끝이 나지 않을까? 혹은 그들의 지루한 과거를 듣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해야 할 거예요. 하지만 이것이 영화로 나타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어쩌면 이렇게 완벽할 수가 있을까? 올 여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개봉 전에는 워낙 꽁꽁 숨겼던 이 영화 이 정도면 숨기고 개봉해도 될 자신감이 아닐까 싶어요.

 


퍼시픽 림 (2013)

Pacific Rim 
7.2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출연
찰리 헌냄, 이드리스 엘바, 키쿠치 린코, 찰리 데이, 로버트 카진스키
정보
SF | 미국 | 131 분 | 2013-07-11
글쓴이 평점  


게다가 무식하게 생긴 로봇들 예거의 특성이 모두 다르다는 점도 흥미로워요. 뭐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부서지는 녀석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할까요? 만들어진 나라도 다를뿐더러 행동하는 방식까지도 다르니 이보다 더 매력적일 수가. 게다가 트랜스포머처럼 지가 알아서 움직이는 로봇이 아니라서 더 두근거려요. 저런 로봇이라면 실제로 있을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사실 외계인이 로봇으로 변신한다는 쪽이 더 말이 안 되잖아요. 걔네야 원래 동물로도 변신하고 기차로도 변신하는 녀석들이기는 하지만 그런 변신 로봇보다는 원래 이렇게 무식한 철인 28호 스타일로 치고받아줘야 되는 거죠. 물론 그쪽의 짜릿함도 있지만 오히려 이쪽의 투박함이 더 멋스러워요. [리얼 스틸]을 보고 나름의 감동을 느꼈다면 마찬가지의 느낌이랄까요?

 

그런 한 편 모두 다르게 생긴 카이주라는 녀석들 역시 사랑스럽기 그지 없어요. 물론 이 녀석들이 하는 일은 매우 경악스럽지만 모두 다른 모습을 한 크리쳐를 보는 재미가 꽤나 쏠쏠해요. 그리고 이 크리쳐들. 모두 다 지구에 모티브를 두고 있어요. 도마뱀을 닮은 녀석도 있고, 전갈을 닮은 녀석도 있어요. 랍스타를 닮은 녀석도 있으니 이 녀석은 맛있게까지 보여요. 산성이 너무 높아서 파란 피를 질질 흘리는 에일리언을 닮기도 했지만 에일리언이나 프레데터 같은 애들도 영화를 자꾸 보다보면 은근히 귀엽게 느껴지곤 하잖아요. 은근히 미련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죠. 물론 내 옆에 당장 그런 애들이 나온다면 꺄악 비명을 지르고 달아나겠지만요. 뭔가 어두운 화면에 새끈하게 나오지 않으니 어딘지 투박한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좋아요.

 

[퍼시픽 림]을 떠올리자면 이 영화 무지하게 짬뽕 느낌이에요. 드리프트라고 예거에 탑승하는 두 조종사의 정신을 통하는 건 [아바타] 닮았고, 기본적으로 고질라랑 트랜스포머를 닮기도 했고요. ‘닉 퓨리닮은 흑인 아저씨가 예거 팀 맡는 건 [어벤져스] 스럽기도 하고 미치광이 과학자가 중국 시장을 헤집고 다닐 적에는 [토탈리콜] 이미지도 떠올라요. 그런데 이것들이 나름 재밌게 섞였어요. 그다지 나쁘지 않은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토치우드]였던가 영국의 괴물 잡는 드라마였던가 어딘가에서 나온 배우도 절뚝이는 과학자로 나와요. 그것만 봐도 반갑더라고요. 단 여자들은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아요. 4DX로 봐도 재미있기는 한데 바다에서 주로 싸워서 물 너무 튀어요. 안경 물방울 생기는 거 별로인데요. ! 그리고 이 영화 보고 나면 바퀴벌레 잘 잡게 되네요.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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