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스포) 월드 워 Z, 가족 재난물 제발 사라져!
일단 간단한 소감부터 말을 하자면, 뭔가 막 때리고 부수면서도 어딘지 명랑한 영화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이 영화를 선택하지 마! 라는 점이에요. 정말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어요. 물론 원작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이 영화가 지루할 수밖에 없겠구나. 이런 것을 감안하기는 했었어요. 아무리 예쁘게 봐주려고 해도 원작 자체가 너무너무 지루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렇다고 영화까지 이렇게 지루하게 진행이 될 필요가 있었을까요? 일단 결말이 없다는 점이 더욱 이런 점을 부각시키는 것 같아요. 차라리 속편이 있을 거라는 확실한 이야기가 있다면 이런 식으로 끝이 나는 것이 나름 이해가 될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나오다니. 제발 이러지 말아요.
게다가 가족 재난 물이 가지고 있는 최악의 점을 고루고루 가지고 있는 영화이기도 해요. 도대체 왜 이렇게 어린 딸들은 투덜거리기만 하는 걸까요? 물론 헐리우드 영화 공식에 이러한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주인공이 무슨 일을 하기 위한 계기가 되기도 하고 그를 궁지로 몰아넣는 역할도 늘 가족이 하죠. 그런데 이 영화 심해도 너무 심해요. 딸들은 끊임없이 찡찡거리고 있고, 게다가 아내라는 여자는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버려서 우리의 주인공을 도우려고 하던 이를 죽게 만듭니다. 아니 도대체 왜 다들 이러는 거냐고요! 물론 어린 나이라는 것은 알지만, 토미는 일찍이 어른스러웠잖아요. 도대체 왜 주인공의 두 딸과 아내만 이렇게 어리게 행동을 하는 거죠?
게다가 영화를 보면서 더욱 불쾌했던 것은 가족을 제외하고도 각종 민폐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이에요. 비행기 안에서 나름 대처를 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한 어리석은 인간 하나가 소리를 내서 좀비들을 유인을 하지 않나, 그 어떤 좀비도 들어설 수 없는 성스러운 이스라엘 땅에 외부인들을 받아주었더니 신나게 노래를 불러서 결국 깽판을 놓고 마는 이 말도 안 되는 설정이란. 게다가 더 끔찍한 일은 빵 아저씨가 죽지 않는다는 점. 도대체 어떻게 해야 죽으실 건가요? 아무리 주인공이라고 하지만 주인공이라서 살 수 있는 것을 넘어서서 사는 빵 아저씨에 대해서 도대체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주인공은 절대로 죽지 않아! 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증명하는 영화네요. 게다가 수많은 답답이들 탓에 지루한 시간을 견디고 또 견디면서요.
전반적으로 힘든 영화에요. 물량 공세는 나쁘지 않지만 지나치게 지루한 느낌입니다. 좀비들이 달려드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조금 늘어지는 편이거든요. 약간 [애프터 어스]를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 정도면 얼마나 지루한지 대충 감이 잡히실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무튼 그래도 이 영화 그리 나쁜 영화는 분명히 아니에요. 일단 좀비에 대해서 무한 긍정주의와 그들도 사람이었어!를 이야기를 하는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좀비는 좀비야! 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영화거든요. 하지만 어딘지 [2012]스러운 진행과 수많은 답답이들은 그 긴 러닝타임을 견디기 어렵게 하네요. 그나마 매력적인 부분은 평택이 배경이랄까요? 그래봐야 동양인은 딱 둘만 나오지만 그래도 뭔가 뿌듯? 하네요. 하지만 이걸 제외하고는 힘들다고요. 게다가 왜 이렇게 진지한 건지. [아이언맨 3]도 그렇고 [맨 오브 스틸]도 그렇고, 올해 헐리우드는 진지가 대세인가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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