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영화와 수다

[영화와 수다] 스포) 설국열차, 알면 더 재밌어진다.

권정선재 2013. 8. 10. 07:00

[영화와 수다] 스포) 설국열차, 알면 더 재밌어진다.

 

괜찮은 영화이기는 하지만 내가 생각을 했던 것보다 꽤나 무거운 느낌이라서 두 번 보고 싶지는 않았던 [설국열차]를 사촌 동생들까지 끼고 피서 비슷하게 다시 한 번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 영화 두 번 보니 조금 더 영화가 선명하게 보이더라고요. 특히나 영화를 한 번 보고 공부?를 했던 부분을 두 번째 관람을 통해서 확인을 하게 되니 더욱 흥미롭고 말이죠.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설국열차]는 성경에 기초를 두고 있는 이야기에요. 비 개신교, 아니 안티 개신교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과가 과다보니 성경 그 자체는 문학적 텍스트로 알고 있었기에 영화를 보면서 그것을 생각을 하니 훨씬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어요. 물론 영화는 영화 그 자체로 볼 때 가장 의미를 가진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죠. 굳이 막 의미를 찾아서 그것이 좋은 영화야! 라고 이야기를 하는 영화는 사실 그다지 좋은 영화야. 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설국열차]는 이미 그 자체로 완벽한 영화이고 이것을 파헤치면 더 완벽해지는 영화이지 싶어요.

 


설국열차 (2013)

Snowpiercer 
7
감독
봉준호
출연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에드 해리스, 존 허트, 틸다 스윈튼
정보
SF, 액션, 드라마 | 한국, 미국, 프랑스 | 126 분 | 2013-08-01
글쓴이 평점  






특히나 요나와 티미가 이브와 아담이라는 것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고, 판도라의 상자와 더불어 그들을 유혹하는 존재가 윌포드라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그의 혀는 커티스를 타락시키려고 하니 말입니다. 이것만이 아니에요. 애초에 고아성양이 맡은 요나라는 캐릭터 자체가 성경에서는 고래 뱃속에서 살아나온 요나라는 존재와도 너무나도 닮아있어요. 실제로 개신교를 믿으시는 분들은 많이 놀라더라고요. 이게 그 요나야? 하고 말이죠. 신자도 신기한 이 이야기 비신자가 보기에도 너무나도 신기해요. 그리고 분명히 성경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거부감이 없이 흥미롭게 만들었다는 것 역시 좋은 부분이고요. 아무래도 종교를 바탕에 두다 보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설국열차]는 그러한 것 없이 그냥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두 번 보면 조금 더 디테일한 부분들이 보여요. 예카테리나 다리 밑에 있는 비행기 동체도 확인을 하게 되고, 농경 사회에서 아쿠아리움으로 넘어가는 그 사이에 송강호가 밖을 보고 놀란 것이 사실은 또 다른 생명체를 보고 놀랐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죠. 크로놀을 미친 듯 모으는 그의 입장도 이해가 되고요. 그리고 조금 더 세세하게 기차 안의 모습들을 살펴볼 수가 있어요. 테일러가 있는 곳이라거나 치과 치료를 하는 장면 등은 다시 보면 더 섬세하게 드러나는 부분이죠. 특히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노래를 부르는 유치원 선생의 모습은 참 묘한 느낌이 들어요. 부당하고 누군가의 입장만 대변하는 것을 마치 진리인 것처럼 아이들에게 세뇌시키는 그녀의 모습은 분명히 악이지만 굳이 악이라고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녀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일 테니 말이죠.

 



다만 이 영화 은근히 빈 틈이 많아 보이기도 해요. 일단 모든 생명체가 멸종을 했다는 이야기는 굳이 할 필요가 없었을 것 같아요. 결국에는 곰이 살아남았다는 것을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니 말이죠. 그리고 생각 외로 너무나도 많은 부분을 축약했어요. 정말로 길리엄윌포드가 친구였는지, 그리고 메이슨이 자신의 가짜 이를 보여주는 이유 같은 것이 그다지 선명하게 그려지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실제로 우리 사회와 닮았다는 점이에요. 소수의 누군가로 인해서 돌아가는 사회.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그저 대체 가능한 부품 같은 것으로 보이는 것이죠. 사람이 가장 중요해야 하는데 정작 사람이 가장 가벼운 것으로만 그려지는 것이니. 그래서 더 불편하고, 그래서 더 아픈 것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찌질이 주인공 커티스탓에 답답하기도 하지만 말이죠. 아무튼 커티스는 자신의 바람대로 팔을 잃고 지도자가 되고 결국 그 힘으로 요나티미를 살리는 것이니. 그 정도면 그의 목적을 수행한 거 맞죠?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관련영화 : 설국열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