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30

권정선재 2013. 8. 18. 19:00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30

도대체 무슨 일이냐?”

엄마. 아무 일도 아냐.”

아무 일도 아니긴.”

순임의 목소리가 커졌다.

아무 일도 아닌데 네가 그 자의 말을 그리 고분고분 듣고 있어? 네 성격이 어떤 성격인지 내가 다 아는데.”

내 성격이 뭐?”

지랄맞지. .”

엄마.”

뭐라냐?”

순임의 눈은 간절했다.

동구 그 바보 같은 녀석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는 거여?”

아니야.”

두석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순임이 알게 된다면 그녀는 아마 수술을 받지 않을 거였다.

곧 이리로 올 거라고.”

뭐라고?”

이 나라에 살 수 있게 주민등록증은 나왔대.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이 나라에 있을 수는 없으니까. 곧 이 나라에 살게 되면 우리를 찾아올지도 모르니까 그런 준비를 하라고 하더라고.”

참 말이냐?”

그럼. 내가 누구한테 거짓말을 해.”

그럼 이 층 도배도 싹 하고.”

아직은 아니야.”

두석은 순임의 팔을 잡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엄마 치료부터 해야지.”

지금 내 치료가 우선이냐? 그 부모도 없는 불쌍한 동구가 이리로 온다고 하는데 당장 준비를 해야지.”

그리 쉽지는 않을 거야.”

어째서?”

그래도 간첩이잖아.”

간첩은 무슨!”

순임은 목소리를 높이며 고개를 저었다.

그 녀석 간첩 아니다. 그저 두 나라의 잘못으로 인해서 나쁜 꾐에 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나쁜 애는 아니야. 두석이 네가 더 잘 알 것 아니냐? 너도 설마 그 녀석을 못 믿는 것이냐?”

아니야. 믿어.”

믿지?”

그럼.”

두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군. 그 녀석들은 이미 인간이 아니야. 우리가 상대할 수가 없다고.”

그래도 방법이 있을 거다. 그냥 이대로 우리가 진다면 우리는 절대로 돌아가지 못할 거야.”

어차피 가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그건 그래도.”

그냥 이대로 투항은.”

이런 간나 새끼!”

투항이라는 단어를 꺼낸 사내가 그대로 고꾸라졌다.

우리가 어찌 그들에게 투항을 한다는 말인가? 우리는 죽더라도 그들과 맞서야 할 거다. 죽음을 불사해도.”

 

학교를 그만 다닌다고? ?”

그게 사정이 생겨서요.”

말도 안 돼.”

연경은 아랫입술을 꼭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가만히 해진을 보고는 그의 손을 잡았다. 살짝 거칠한 그의 손에 놀랐지만 연경은 아무런 티도 내지 않고 다시 입을 꾹 다물고 그 손을 거두었다.

해진이 무슨 일이 있는 거니?”

아니요.”

그럼 말을 해야 해.”

아닙니다.”

선생님이 도울 거야.”

선생님.”

해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감사합니다.”

뭐가?”

저를 보통의 학생으로 대해주셔서요.”

?”

저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을 해주셔서. 그래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런 아이가 아닌데.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게 무슨 말이야?”

이제 시간이 없을 겁니다.”

해진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를 잊으세요.”

뭐라고?”

그게 더 좋으실 거예요.”

해진아.”

해진은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 어떤 순간에도 정체를 드러내서는 안 되었지만 연경에게는 모두 말을 하고 싶었다.

선생님.”

?”

엄마 같았다. 어릴 적 잃은 엄마 같았다.

선생님만 아셔야 해요.”

?”

제발. 선생님만 아셔야 해요.”

잠시 해진을 멍하니 보던 연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진심이시죠?”

.”

제 이름은 이해진이 아니에요.”

?”

리해진이에요.”

그게 무슨?”

북에서 왔디요.”

연경의 눈이 커다래졌다. 연경은 하지만 입을 막고 주위를 바라봤다. 다행히 그 누구도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북에서 사람이 또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내가 예 있으면 모두 다 위험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해진은 다시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

?”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학교에 잘 다녀온 건가?”

.”

류환은 해진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미안하다.”

아닙니다.”

해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지금 제 상황에 학교를 다닌다는 것 자체가 고집이니까요. 그런 말도 안 되는 고집 피우고 싶지 않습니다. 일단 모든 일들이 다 해결이 되고 난다면 그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겁니다.”

그래. 그러면 될 거다.”

류환은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해진을 품에 안고 가만히 등을 토닥였다. 해진의 어깨가 흔들렸다.

그저 평범한 남조선의 아이고 싶습니다. 그냥 그러고 싶습니다.”

곧 그렇게 될 거다.”

류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