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28
“리해진.”
“조장.”
해진은 배를 움켜쥐고 벽에 기대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류환은 다급히 집으로 들어서서 해진을 살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제가 이겼습니다.”
“뭐?”
“제가 저를 지켰다고요.”
해진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조장이 없어도 된 겁니다.”
“뭐?”
“그러니 무리하지 마십시오.”
해진은 류환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조장이 다치는 거 보고 싶지 않습니다. 조장이 다치는 거 너무 괴롭습니다. 그러니 아프지 마십시오.”
“리해진.”
“제발 아프지 마십시오.”
류환이 손을 내밀어서 해진이 내민 손을 붙드는 순간 해진은 그대로 눈을 감았다. 류환은 해진을 안아들었다.
“아주 돌아가면서 잘 하는 짓이다. 그러니까 진작 우리 보호 아래 들어왔으면 이런 일이 없는 거잖아.”
“애초에 북에서 사람이 계속 내려온다는 상황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 같은데? 국경도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도대체 누구를 지키겠다고 하는 거지?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을 하나?”
“뭐?”
수혁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입에 담배를 물었다.
“서수혁.”
“왜?”
“우리를 외국에 보내줄 수 있나?”
수혁이 눈을 가늘게 뜨고 류환을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지?”
“이 나라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그렇다고 외국이 안전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오히려 너희는 이 나라가 가장 안전할 거다.”
류환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수혁의 말이 맞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너무나도 불안했다.
“더 이상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견디면서 살고 싶지 않아. 이런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을 하니까. 적어도 다른 나라에 간다면 그들이 우리를 바로 찾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들은 너희를 끝까지 찾을 거다. 이상한 생각하지 마. 일단 리해진이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그게 아무렇지 않은 거라고?”
류환의 분노에 수혁은 입을 꾹 다물었다.
“아무튼 그쪽은 죽은 거니까. 그리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수습을 한 거고. 너희가 걱정할 일은 없을 거다.”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내가 기뻐할 거라고 생각을 하나? 리해진이 다쳤다. 이건 너를 죽일 수도 있는 일이야.”
“두 사람 도대체 뭐지?”
“뭐라고?”
수혁의 물음에 류환은 미간을 모았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그냥 우정인가?”
“뭐?”
“그냥 우정이라고 생각을 하기에는 두 사람의 감정이 뭔가 묘한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 건가?”
“뭐라는 거야?”
“두 사람을 보면 묘한 기분이 들어서 말이야.”
수혁의 말에 류환은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서수혁. 죽고 싶지 않으면 그 입은 닥치는 것이 좋을 거다. 너를 죽일 사람은 함부로 도발하는 것이 아니야.”
“너는 나를 죽일 수 없잖아.”
수혁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지금 이 순간 이제 네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오직 나 뿐이라는 것을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을 하나?”
“그런 걸로 나를 협박한다고?”
류환은 싸늘한 표정으로 수혁을 노려보고는 순식간에 그에게 달려들어서 그의 목을 팔로 눌렀다. 수혁이 끅끅 소리를 냈지만 류환은 힘을 풀지 않고 더욱 더 힘을 주며 수혁을 가만히 노려보았다.
“범이 노루를 잡아먹지 않는 이유는 노루가 재빨라서가 아니야. 배가 고프지 않아서 그럴 따름이지. 노루는 범에게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어. 노루는 그저 범의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 달아나야 하는 거야.”
수혁은 류환의 팔을 때렸지만 류환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간나 새끼. 한 번만 더 그 따위 소리를 지껄이면 그때는 그대로 저승길로 떠날 수 있게 해주겠어.”
“컥.”
류화이 힘을 풀자 수혁이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류환을 노려봤다. 수혁이 아무리 맞서려고 해도 류환은 너무 강한 자였다.
“리해진이 아프니 나는 돌아가지. 어딘가로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말해줘. 만일 네가 보내줄 수 없다면 위험한 일이 생길지 모르더라도 내 힘으로 이 모든 상황을 벗어날 생각이니까.”
“조장.”
“일어났나?”
“죄송합니다.”
“더 누워있어.”
해진이 자신을 발견하고 일어나려고 하자 류환은 고개를 저으면서 그의 곁에 앉아서 가만히 그의 어깨를 잡았다.
“지금 일어나면 위험해.”
“죄송합니다.”
“네가 왜 죄송해?”
“그 간나 새끼들에게 다쳐서는 안 되는 건데. 제가 다치면 조장이 걱정하실 것을 알면서도 저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걸 아는 녀석이 그래?”
“네?”
“다치지 마라.”
류환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네가 아프면 나는 견딜 수 없다. 네가 아프면 나도 죽을 것 같으니까. 제발 너 다치지 마라. 알겠지?”
“네.”
류환의 목소리에 해진은 볼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장도 조심하십시오.”
“어?”
“조장이 다쳐도 제가 속상하니까요.”
“알았어.”
류환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가만히 해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해진은 얼굴이 더 붉어진 채로 시선을 아래로 깔았다. 류환은 그런 해진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밝게 웃었다.
“그 간나 새끼들 하나 못 잡아 올리나?”
“죄송합니다.”
“이런 미련한 것들.”
무혁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깟 놈들 하나 제대로 못 잡아올리고 도대체 훈련이라고 무엇을 한 거야? 그 자들을 올리지 못하면 북남 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모르간? 안 그래도 남조선과 사이가 안 좋은 상황에 그 간나들을 못 잡아올리면 결국 너도 죽고 나도 죽게 되는 기야. 그냥 이대로 죽고 싶나?”
“아닙니다.”
“어서 일을 끝마치라.”
“네.”
“시간이 얼마 없다.”
무혁은 이를 악 물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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