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해변의 연인 10
“나 먼저 씻을게. 그래도 되는 거지?”
“그래.”
수현은 멍하니 밖을 바라봤다. 지금 자신의 감정이 도대체 무엇인지 아무런 감이 잡히지 않았다.
“미치겠다.”
수현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들어와도 됩니다.”
현우는 욕실로 들어서려다가 멈춘 수현을 보며 작게 웃었다.
“안 덮칩니다.”
“그게.”
“당신이 나를 경계를 하는 것은 알지만 지금 오히려 밖으로 나간다면 그쪽 여자가 더 이상하게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까?”
“가인이.”
“그리고 나도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사람하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현우는 다시 뒤돌아서 머리에 거품을 냈다.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런 현우의 등을 훔쳐보고 있었다.
“그만 보시죠.”
“어?”
“부끄럽습니다.”
“아, 아니.”
수현은 당황해서 반대쪽에 섰다. 물이 떨어지는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온 몸에 신경이 곤두섰다.
“안 씻습니까?”
“씻어.”
물을 끼얹는데 뒤로 현우의 손길이 느껴졌다. 현우의 손은 부드럽게 수현의 몸에서 미끄러졌다.
“뭐, 뭐 하는 거야?”
“뒤에는 손이 닿지 않으니까요.”
“내가 알아서 할 수가 있어. 나 혼자 할 거야.”
수현은 손을 뻗어 현우를 밀쳐냈다. 현우는 잠시 멍하니 수현을 바라보더니 그대로 뒤로 물러났다. 수현은 자신의 손에 남은 현우의 감촉에 잠시 멍하니 있더니 후다닥 씻고 그대로 밖으로 나섰다.
“솔직하지 못하긴.”
현우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여기는 진짜 안 유명해졌으면 좋겠어.”
“왜?”
“우리 두 사람만 알고 있는 그런 시크릿 바캉지였으면 해서. 우리 둘이 늘 기념일이면 오고 말이야.”
가인은 수현의 허벅지를 베고 하늘을 바라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서울에서는 저렇게 많은 별을 보지 못하잖아.”
“별은 늘 그 자리에 있어. 우리가 그 별들이 거기에 있는지를 보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안 그래?”
“하지만 아무리 늘 그 자리에 있는 거라고 하더라도 거기에 자신이 있는지를 알려주지 않으면 그건 나쁜 거 아니야? 그런 것을 사람들이 알아서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그런가?”
“그런 거야.”
가인은 손을 내밀어서 수현의 얼굴을 만졌다.
“살이 좀 빠진 것 같아.”
“그래?”
“우리 남편 장어라도 먹어야 하나?”
“장어는 무슨.”
“그래도.”
“됐습니다.”
“치.”
가인은 작게 눈을 흘기면서 고개를 저었다.
“김수현.”
“응?”
“당신이 내 애인이라서 좋아.”
“어?”
“당신이 내 곁에 있어서 좋다고.”
가인은 수현의 목을 끌어당겨서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꼈다.
“오, 안 그래도 내 남친 이런 거 먹이려고 했는데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신경을 써주고.”
“아닙니다. 손님이니까요.”
“같이 먹지.”
수현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현우를 붙들었다. 현우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다. 가인도 미소를 지으며 말을 보탰다.
“맞아요. 이거 두 마리잖아. 우리가 어떻게 먹어요. 네?”
현우는 머뭇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수현은 닭다리를 떧어서 현우에게 내밀었다. 현우는 머뭇거리며 그것을 받았다.
“그나저나 혼자 이런 곳에 살면 무섭지 않아요?”
“혼자 사는 것은 무섭지 않습니다.”
“그러면 뭐 무서운 거 있어요?”
“그러게요.”
“네?”
수현은 순간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현우의 시선에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고기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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