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패션, 위험한 열정, 심장이 쫄깃쫄깃
Good – 긴장감을 즐기길 바라는 사람
Bad – 친절한 영화를 찾는 사람
평점 - ★★★★
[패션, 위험한 열정] 시사회에 다녀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청소년 관람불가이고 꽤나 묵직한 이야기이고 그러한 것은 다 상관이 없었습니다. 오직 한 가지! ‘레이첼 맥아덤즈’라는 여배우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보고 싶었거든요. [굿모닝 에브리원] 등을 통해서 조금은 명랑하고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이던 그녀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꽤나 묵직한 느낌을 선보입니다. 이 영화 꽤나 어둡고 잔인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그러면서도 좋습니다. 오히려 인간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들어선다고 해야 할까요? 약간 그릇된 시각 같은 것이 드러나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거든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최근 영화들 중에서 이토록 여성이 중심에 서는 영화가 없었다는 겁니다. 물론 등장하는 여자들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사실은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디까지나 여자들이 주인공인 영화니 말이죠. 남자들의 영향도 없이 오직 자신들의 목소리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니 말이죠. 영화에서 가장 강한 사람도 여인이고 가장 약한 사람도 여인이라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입니다.
하지만 ‘드 팔마’의 팬들이 보기에 이 영화는 다소 심심하면서 그의 자기 표절 같은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영화를 볼 적에는 꽤나 신선하다고 느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난 이후 감독의 영화들을 몇 편 관람을 해보니 그다지 새로운 영화는 아니더라고요. 분명 히치콕의 이미지가 더해지고 있으면서 자신의 영화들과도 비슷한 느낌이라니.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실패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 그가 그 동안 만들어왔던 영화들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꽤나 젊은 시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든 감독이 다시 젊어진 것인데, 이게 꽤나 묘한 느낌입니다. 감독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젊고 신선한 감독이 만든 거라고 생각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영화거든요. 다만 이야기 자체는 조금 지루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이지는 못하는 것 같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단조롭기만 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멍 하니 얼이 빠지거든요.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고 나서 이야기를 나눌 것이 많으면 좋은 영화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러한 면에서 [패션, 위험한 열정](이하 ‘패션’)은 분명히 좋은 영화입니다. 그다지 친절한 영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자극하는 편인데 ‘드 팔마’ 팬이 아니라면 만족할 것 같습니다.
‘레이첼 맥아덤즈’는 정말 악랄하다는 말로만 설명이 될 ‘크리스틴’인데 그녀는 모든 것을 다 이용해서라도 더 좋은 자리에 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사실 그다지 선한 인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되기도 하죠. 그녀만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가는 우리들 역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누군가를 밟고, 어떨 때는 치사한 수를 쓰는 순간도 있으니 말이죠. 물론 그녀는 정말 악랄해서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는 수준이기는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흔들기도 하고, 그들의 마음을 가지고 나서는 다시 차가워지기도 합니다. 그녀는 정작 자신의 마음도 제대로 모르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외로워서 늘 누군가가 곁에 있어야 하면서 정작 누구도 곁에 두지 않죠. 아마도 자신이 다시 상처를 받는 것을 겁을 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외로운 사람의 경우에 다시 자신이 버림을 받을 것을 생각을 함녀서 두려워하기도 하니까요. 절대로 버려지고 싶지 않다는 안타까운 갈망 같은 거라고 해야 할까요? 선명한 레드 립스틱이 이 캐릭터를 더욱 더 도도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느낌입니다. 물론 그래서 이 캐릭터를 더 악랄하게 보이기도 하고요. 제대로 된 팜므파탈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굉장히 미운 역할인데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 될수록 안타깝기도 합니다. 물론 그래봤자 나쁜 년이라는 사실은 그대로지만 말이죠.
‘루미 라파즈’는 ‘이사벨’이라는 역할을 맡았는데 초반에는 마냥 선하게만 보이는 느낌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그다지 선하기만 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사실 그녀는 다른 사람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크리스틴’과 같은 사람인 거죠. 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고 같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 말이죠. 이것은 그다지 그릇된 눈으로 바라볼 것은 아닙니다. 누구라도 더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은 것은 사실이니까. 게다가 자신이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면 누구라도 더 노력을 할 수밖에요. 다소 어리숙하기도 한 느낌이라 [밀레니엄]에서 보였던 그런 강한 모습과 다소 대비가 되어서 이상하게 매치가 안 되기도 합니다. 워낙 강하기만 한 여인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영화에서는 그다지 강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또 그러면서도 이 역할 묘합니다. 분명히 약하기만 한 역할인 것 같은데 또 은근히 그렇지 않거든요. 극 중 ‘크리스틴’이 자신과 닮았다고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정말로 두 사람이 닮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무언가 유약한 느낌이라 잔혹하게까지 느껴지지만 곧 그녀 역시 그런 존재가 아니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약하지만 그 안에 무언가가 담겨 있는 묘한 느낌의 역할입니다.
이 영화 분명히 친절한 영화도 아니고 보면서 뭐야? 하는 영화지만 보고 나면 멍해집니다.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 영화가 끝이 나지 않고 이어지거든요. 게다가 영화 역시 뭔가 명확하게 그려놓지 않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또 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또 그러한 것을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관객의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이야기를 할 것이 많을 수밖에요. 그리고 각 인물들 중 누군가에게 포커스를 맞추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영화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것이 많은 것은 모든 사람들이 피해자이면서 거꾸로 모든 사람들이 가해자이기도 하다는 거죠. 서로가 서로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입기도 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아슬아슬 동성애 코드도 들어가면서 여성들을 최대한 성적으로 이용을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영화의 긴장감이 훨씬 더 더해지는 느낌입니다. 어딘지 모르게 아슬아슬하다고 할까요? 이 여름 보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영화가 필요하다면 [패션]어떠신가요?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주차장에서 절규하는 ‘이사벨’
둘 – 장례식장의 신비로운 그녀?
'☆ 문화 > 맛있는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맛있는 영화] 세상의 끝까지 21일, 입에 향이 남는 국화차 (0) | 2013.08.29 |
---|---|
[맛있는 영화] 언어의 정원, 여름의 감성 (0) | 2013.08.22 |
[맛있는 영화] 일대종사, 오래 덖은 차 (0) | 2013.08.20 |
[맛있는 영화] 나우 유 씨 미 마술 사기단, 시원한 레몬 빙수 (0) | 2013.08.19 |
[맛있는 영화] 개구쟁이 스머프 2, 귀여운 먼치킨 (0) | 2013.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