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해변의 연인 19

권정선재 2013. 8. 29. 07:00

[수현우 팬픽] 해변의 연인 19

너 뭐니?”

죄송합니다.”

현우의 대답에 가인은 깊은 숨을 토해냈다. 이 녀석이나 저 녀석이나 마음에 드는 녀석이 하나 없었다.

내가 지금 고작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너에게 묻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아니란 거 알잖아.”

그 사람은 보낼 수 없어요.”

?”

살고 싶어졌거든요.”

그게 무슨.”

가인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 사람이 도대체 뭔데?”

살고 싶지 않았어요.”

현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나서 나에게 가족이라고는 그 누구도 남아있지 않았으니까. 이제 정말로 나는 혼자라고 생각을 한 그 순간 그 사람이 나타났어요. 그리고 당신도 있었지만. 정말 미안해요.”

네가 작정을 한 거구나?”

가인의 차가운 물음에 현우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럼 이제 그 사람 놔줘.”

?”

그 사람 이런 곳에서 살 사람이 아니라는 것 알잖아. 그 사람 서울에 가서 중요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야.”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 사람은 이런 곳에서 썩고 있을 사람이 아니라고. 그나마 이 한 달의 휴가도 내가 졸라서 겨우 얻은 거야.”

.”

현우는 힘겹게 소리를 냈다.

그렇군요.”

그런 사람을 지금 여기에 데려다 두고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데? 그 사람.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

그게.”

너도 생각이 없잖아.”

가인의 말이 현우의 가슴을 찔렀다.

너 하나 행복하자고 누군가의 행복을 부수는 것이 너는 지금 합당한 경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그게.”

너도 아니라는 것은 알잖아.”

가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그 사람 여기에 어울리지 않잖아.”

그래도 당신의 곁으로 가지는 않을 거예요.”

?”

현우의 직접적인 말에 가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게 무슨?”

기대하는 거죠?”

뭐라고?”

안 갈 거예요.”

현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가인을 바라봤다. 소년의 아랫입술에는 핏방울이 또렷하게 맺혀 있었다.

나 살고 싶어요.”

그러 혼자서 살아.”

그 사람 없이 못 살아요.”

미친 거 아니니?”

미친 거 맞아요.”

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렇게 의지 밖약이라는 것은 지금 처음 안 거니까. 나는 나 혼자서 할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하아.”

가인이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서 지금 뭘 어떻게 하자는 건데?”

그 사람 놓아주세요.”

?”

여기에 필요한 사람이에요.”

너 정말. 꼬맹이 너 미친 거 아니니?”

가인의 목에 핏대가 올랐다.

그 사람 남자야.”

그냥 김수현이에요.”

뭐라고?”

남자고 뭐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김수현이라는 사람이에요. 목소리가 낮고 부드럽고 자상한 사람. 별로 챙겨주지 않는 것 같으면서 은근히 사람을 잘 챙길 줄 아는. 그런 사람이라고요.”

너 미친 거니?”

.”

현우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김수현이라는 사람에게 미쳤어요.”

너 그 사람 인생 망칠 거야.”

그럼 그 사람이 선택을 하게 하죠.”

가인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수현에게 묻는다면 그냥 여기에 있겠다고 말을 할 것이 분명했다. 그녀가 이곳에서 있지 않은 그 사이. 이미 그녀가 이곳에 머물 수 있는 자리 같은 것이 모두 사라진 모양이었다. 그녀는 그저 이곳에 그냥 어울리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어버린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