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해변의 연인 19
“너 뭐니?”
“죄송합니다.”
현우의 대답에 가인은 깊은 숨을 토해냈다. 이 녀석이나 저 녀석이나 마음에 드는 녀석이 하나 없었다.
“내가 지금 고작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너에게 묻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아니란 거 알잖아.”
“그 사람은 보낼 수 없어요.”
“뭐?”
“살고 싶어졌거든요.”
“그게 무슨.”
가인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 사람이 도대체 뭔데?”
“살고 싶지 않았어요.”
현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나서 나에게 가족이라고는 그 누구도 남아있지 않았으니까. 이제 정말로 나는 혼자라고 생각을 한 그 순간 그 사람이 나타났어요. 그리고 당신도 있었지만. 정말 미안해요.”
“네가 작정을 한 거구나?”
가인의 차가운 물음에 현우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럼 이제 그 사람 놔줘.”
“네?”
“그 사람 이런 곳에서 살 사람이 아니라는 것 알잖아. 그 사람 서울에 가서 중요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야.”
현우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 사람은 이런 곳에서 썩고 있을 사람이 아니라고. 그나마 이 한 달의 휴가도 내가 졸라서 겨우 얻은 거야.”
“네.”
현우는 힘겹게 소리를 냈다.
“그렇군요.”
“그런 사람을 지금 여기에 데려다 두고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데? 그 사람.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
“그게.”
“너도 생각이 없잖아.”
가인의 말이 현우의 가슴을 찔렀다.
“너 하나 행복하자고 누군가의 행복을 부수는 것이 너는 지금 합당한 경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그게.”
“너도 아니라는 것은 알잖아.”
가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그 사람 여기에 어울리지 않잖아.”
“그래도 당신의 곁으로 가지는 않을 거예요.”
“뭐?”
현우의 직접적인 말에 가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게 무슨?”
“기대하는 거죠?”
“뭐라고?”
“안 갈 거예요.”
현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가인을 바라봤다. 소년의 아랫입술에는 핏방울이 또렷하게 맺혀 있었다.
“나 살고 싶어요.”
“그러 혼자서 살아.”
“그 사람 없이 못 살아요.”
“미친 거 아니니?”
“미친 거 맞아요.”
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렇게 의지 밖약이라는 것은 지금 처음 안 거니까. 나는 나 혼자서 할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하아.”
가인이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서 지금 뭘 어떻게 하자는 건데?”
“그 사람 놓아주세요.”
“뭐?”
“여기에 필요한 사람이에요.”
“너 정말. 꼬맹이 너 미친 거 아니니?”
가인의 목에 핏대가 올랐다.
“그 사람 남자야.”
“그냥 김수현이에요.”
“뭐라고?”
“남자고 뭐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김수현이라는 사람이에요. 목소리가 낮고 부드럽고 자상한 사람. 별로 챙겨주지 않는 것 같으면서 은근히 사람을 잘 챙길 줄 아는. 그런 사람이라고요.”
“너 미친 거니?”
“네.”
현우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김수현이라는 사람에게 미쳤어요.”
“너 그 사람 인생 망칠 거야.”
“그럼 그 사람이 선택을 하게 하죠.”
가인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수현에게 묻는다면 그냥 여기에 있겠다고 말을 할 것이 분명했다. 그녀가 이곳에서 있지 않은 그 사이. 이미 그녀가 이곳에 머물 수 있는 자리 같은 것이 모두 사라진 모양이었다. 그녀는 그저 이곳에 그냥 어울리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어버린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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