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37
“리해랑?”
“다들 왜 나를 보고 저러는 거야?”
해랑은 담배를 입에 물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뭐 귀신이라도 되는 거야? 멀쩡한 사람이 다시 돌아왔는데 왜 다들 저런 표정을 짓는 거냐고?”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지?”
“그게 중요한가?”
“그건.”
“중요하지 않아.”
해랑의 대답에 수혁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원류환.”
“왜 부르지?”
“움직여야 할 지도 모른다.”
“뭐?”
류환은 살짝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이지?”
“이 나라가 더 이상 너희를 보호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지 않으니까. 너희가 위험한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아.”
“중요해.”
수혁은 힘을 주어 말했다.
“너희가 죽을 수도 있다.”
“우리는 죽지 않아.”
류환은 해진의 손을 세게 쥐며 말했다.
“절대로 죽지 않는다.”
“그걸 누가 아는 거지?”
수혁은 멀리 연기를 뿜으면서 한숨을 토해냈다.
“그나저나 네가 북에서 왔다니.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 야. 너는 이 녀석 기억이 나냐? 내가 바보야?”
“네가 바보야.”
“뭐?”
“대충은.”
류환은 벽에 기대서 가만히 수혁을 노려봤다. 조금은 다른 존재. 그들보다 훨씬 더 잔혹한 존재가 하나 있었었다
“그게 설마.”
“그래.”
수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남에 와서 너희들이 나에 대해서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니 묘한 기분이 들기는 하는군. 내가 그토록 나에 대해서 잘 숨겼다는 생각 같은 것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아니.”
류환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네가 존재를 잘 숨겨서 그런 것이 아니야.”
“그럼 뭐지?”
“내가 방심을 한 거지.”
“방심?”
“그래.”
류환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해진은 가만히 그들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그가 끼어들 수 있는 곳은 없어보였다.
“아무튼 이제 내가 너희들을 왜 도우려고 하는 것인지 정도는 알 수 있을 것 같고. 그냥 내 말을 듣는 것은 어때?”
“아니.”
해진이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앞으로 나와서 가만히 류환의 손을 잡고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의 말을 듣지는 않아. 처음부터 자신의 정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서 그러지 않았잖아. 그런 당신을 우리가 도대체 어떻게 믿으라고 하는 거지? 우리는 절대로 믿을 수가 없어.”
“글쎄다.”
수혁은 입술에 침을 묻히고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믿지 못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일단 거절을 해야지.”
“뭐.”
수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입에 담배를 물었다.
“나는 이제 뭐 어떻게 되어도 상관이 없는 입장이야. 너희를 구하려고 하지만 이미 그러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 물론 여전히 나는 너희들을 꼭 구하고 싶은 사람이야.”
“이해가 안 되는 군.”
류환은 차가운 어조로 반문했다.
“그 정도로 우리가 친한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
“그렇지.”
수혁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친하지는 않지.”
“그런데 왜?”
“그래도 북에서 왔으니까.”
“북이라.”
류환은 싸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천한 것들.”
해랑은 해진과 류환을 보고 한 마디 하고는 입에 담배를 물었다. 류환은 창문을 열고 바람을 해진에 닿지 않게 했다.
“뭐 하는 거냐?”
“어린 아이에게 담배 연기는 해롭다.”
“어린 아이랑 별 짓을 다 하는 주제에.”
“해랑 조장!”
“알았다고.”
해진이 발끈하자 해랑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히 해진을 자극해봤자 그가 얻을 것은 없었다.
“아무튼 나는 지금 그다지 관심도 없는 일에 휘말린 거라고. 젠장. 살아나기는 했는데 이게 도대체 뭐야?”
“어떻게 산 거야?”
“뭐가?”
“거기에서.”
“글쎄다.”
해랑은 멀리서 연기를 뿜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그런 것을 안다면 너희도 살리기 위해서 노력을 하겠지. 하지만 나도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모르겠네.”
“젠장.”
“왜 그렇게 신경질 적이야? 그래도 다행인 거잖아. 우리 세 사람이 여기에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을 한 거니까. 공연히 이것저것 따질 것도 없는 노릇이고. 지금 이게 중요한 상황이 아닌가?”
“잘 모르겠군.”
류환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하늘을 바라봤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저 멀리 하늘에 날아가는 비행기가 부러웠다. 저 비행기에 타기만 한다면. 저 비행기 안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자유가 될 거였다.
“그런데 왜 미국이가?”
“왜?”
“미국이 우리를 받아줄 것 같아?”
해랑은 싸늘한 표정으로 류환을 바라봤다.
“미국은 우리를 사람으로 보지 않아. 그저 적으로만 바라보고 있다고. 그런 나라에 가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고?”
“아무리 우리를 적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해도 정말로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나라랑 다르지 않겠나?”
“그런가?”
“그럴 겁니다.”
해진은 말에 힘을 주었다.
“그래야만 합니다.”
“뭐.”
해랑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나저나 두 사람이 여기에서 그냥 살고 있는 거야. 마치 부부처럼? 하. 천한 것들.”
해랑의 말에 류환과 해진의 얼굴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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