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4
‘너 어떻게 된 거야?’
“뭐가?”
‘수업을 왜 안 와?’
“어?”
책방에 나서는 순간 다급하게 울리는 휴대전화 벨소리에 받으니 기웅의 목소리가 꽤나 다급했다.
“나 이제 막 책방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제 수업에 가면 되는 거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시라고.”
시간을 확인한 수현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밥을 먹고 나온 것이 11시 30분이었는데 어느새 5시가 다 되어 있었다.
“이게 뭐야?”
‘아무튼 너 오늘은 내가 대출을 했지만. 그래도 너 이러다가 큰일난다. 아무리 책방에서 책 구경하는 것이 좋아도 수업은 빠지지 말아야 할 거 아니야. 하여간 김수현 대단한 녀석이다. 대단해.’
“아니.”
‘아무튼 끊는다.’
“어? 어.”
전화를 끊고 수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다시 책방을 바라봤다. 분명히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차를 한 잔 마시고, 책을 한 권 건네받은 것. 그것이 전부였는데 이상했다.
“뭐지?”
뒤늦게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가 많은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기분이 묘해지는 수현이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이거 뭐야?”
귀신에라도 홀린 기분. 수현은 다시 책방에 들어가서 따지려고 하다가 이내 고개를 흔들고 그 자리를 피했다.
“내 전화를 하나도 못 받았다고?”
“응.”
“거짓말.”
“어?”
“아니 내가 전화를 얼마나 많이 했는데? 네가 혹시 진동을 해놓아서 내 전화가 온지 몰랐던 거 아니야?”
“아니.”
수현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나 그런 거 제대로 못 느껴서 수업 시간을 제외하고는 바로 벨소리로 바꾸는 거 네가 더 잘 알잖아.”
“알지.”
기웅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워낙 수현이 유난을 떨어서 오히려 그가 더 잘 알고 있는 그의 습관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아니 차를 한 잔 마신다고 해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리가 없는 거잖아. 안 그래?”
“그러니까.”
“다시 가볼래?”
“아니.”
수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만일 거기에 다시 갔다가 이제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려고 다시 가자는 거야?”
“아니. 그런 일이 뭐가 생길 이유가 있나? 내가 생각을 하기에는 그런 일 하나도 생기지 않을 것 같은데.”
“모르지.”
수현은 한숨을 토해내며 입에 담배를 물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무슨 귀신이라도 아니면.
“그게 정말인가?”
“어?”
“애들이 기억을 한다고 하더라고.”
“기억?”
수현이 미간을 모았다.
“무슨 기억?”
“그 녀석 말이야.”
“현우?”
“이름도 알아?”
“그냥 그렇게 되었어.”
“아무튼.”
기웅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녀석 말이야. 아주 오래 전부터 그 녀석을 본 것 같다는 사람이 있더라고. 그런데 말이 안 되잖아. 그렇게 오래 전 하고 얼굴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냥 그 얼굴 그대로라고 하는 거야.”
“설마.”
“그러니까.”
기웅은 담배를 입에 물고 다리를 꼬면서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뜬 소문일 거야. 그래도 네가 그런 말을 하니까 괜히 궁금하고 그런다. 그래도 설마 사실은 아니겠지.”
“그럴 거야.”
수현은 짧게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21세기에 일어날 일은 없으니까. 그냥 내가 정신이 없어서 생각보다 시간을 오래 보낸 모양이야.”
“그런 걸까?”
“그렇게 믿어야지.”
수현은 연기를 깊이 빨아들이며 분명히 책방에서보다 낡아보이는 책을 바라봤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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