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비밀의 책방 2
“너는 안 따라간다고 그 난리를 치더니 거기에서 책을 그렇게 많이 살 것은 뭐냐? 다 읽기는 할 거야?”
“내가 너냐?”
기웅의 핀잔에 수현이 눈을 흘겼다.
“다 읽어.”
“거짓말.”
“왜 거짓말이라는 건데?”
“아무리 네가 책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그 많은 책을 한 번에 다 읽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안 그래?”
“하지만 네 말처럼 정말로 단종된 책들도 살 수 있었으니까. 네가 그런 곳에 데리고 가 줘서 고마워.”
“그 녀석 때문이지.”
“어?”
수현의 침대에 누워있던 기웅이 벌떡 일어났다.
“잘 생겼어.”
“누가.”
“그 녀석?”
“잘 생기기는.”
수현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런 녀석이 도대체 뭐가 잘생겼다는 거냐? 그냥 빼싹 마르고. 웃는 것은 뭐 조금 귀엽기는 하던데.”
“뭐야 너?”
“어?”
기웅의 장난스러운 표정에 수현이 미간을 모았다.
“내가 뭐?”
“너 안 보고 있는 것처럼 행동을 하더니 그렇게 자세하게 그 녀석 얼굴을 보고 있었던 거야? 이거 대단한데.”
“무, 무슨.”
수현은 살짝 말을 더듬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네가 그 녀석 이야기를 하니까 살짝 기억을 더듬어서 이야기를 하는 거지. 별다른 것은 아니라고. 애초에 별다른 생각 같은 것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는 거니까. 됐어.”
“그래? 나는 오늘 또 갈 건데.”
“뭐? 왜?”
“어제 나 식물도감 보다 나왔잖아. 그거 일본 거라서 우리나라에서 지금은 구하기도 어렵거든. 그 가격도 아주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지금 구할 수 있는 가격보다 훨씬 더 저렴하고.”
“정말로 갈 거야?”
“응.”
수현은 머뭇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또 오셨네요?”
“네.”
현우의 인사에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살 책이 있어서요.”
“차라도 드실래요?”
“네?”
“친구 분은 지금 정신이 없으신 것 같아서요.”
“아.”
수현은 작게 탄식을 내뱉고 기웅을 바라봤다. 여기저기 책들을 기웃거리는 그의 시간이 그리 짧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 그럴까요?”
“네. 좋은 차가 있어서요. 안으로 들어오실래요?”
“네.”
현우를 따라서 안으로 들어가니 꽤나 넓은 정원이 보였다. 화분에서는 연이 자라고 있었고, 각종 허브도 한 가득이었다.
“이걸 혼자 다 키우는 겁니까?”
“네.”
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식구가 없어서요.”
“아.”
“그런 표정은 짓지 않으셔도 되요.”
수현의 얼굴이 굳자 현우는 재빨리 덧붙였다.
“어차피 제가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여기로 머물기로 한 거니까요. 저는 여기에 있는 것이 좋거든요.”
“그런데 이 책방 손님 그다지 많지는 않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책을 사러 오는 것 같지도 않고요.”
“그러게요.”
현우는 한숨을 푹 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게 다라서요.”
“네?”
“아. 우리 서로 소개 안 했죠?”
“소개요?”
수현은 살짝 당황스러웠다. 그저 책방 주인과 손님 사이의 관계에 이름 같은 것을 공개를 해야 하다니. 하지만 현우는 이러한 상황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듯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이현우라고 합니다.”
“김수현이라고 합니다.”
“아. 김수현.”
현우는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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