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36
“결국 그들 셋이 모두 모였다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이거 일이 났군.”
국정원장의 얼굴이 살짝 구겨졌다.
“서수혁은?”
“나름의 수를 쓰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 녀석부터 잡아야 하는 것 아니야?”
“하지만 우리 요원입니다.”
“우리 요원은 무슨.”
국장의 말에 국정원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애초에 북에서 온 녀석을 우리 국정원으로 받아줬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지만 애초에 남에서 있다가 북으로 간 것이니 그다지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저도 확인을 했고요.”
“그건 모를 일이지.”
국정원장의 대답에 국장은 미간을 모았다. 하지만 그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는 살짝 한숨을 토해냈다.
“원장님.”
“왜?”
“그들이 다가 아니지 않습니까?”
“뭐라고?”
“북에 대한 협상 수단이 될 겁니다.”
“아니.”
국정원장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 녀석들은 협상 수단이 되지 못할 거다. 아니, 애초에 우리랑 북이랑 그다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 않은 상황인데 우리가 도대체 그 녀석들에게 신경을 써야 할 이유가 뭐가 있다는 거지?”
“하지만.”
“이미 다 끝이야.”
국정원장의 싸늘한 얼굴에 국장은 가늘게 몸을 떨었다. 그 누구보다도 잔혹하고 냉철해서 저 자리에 오른 자였다. 좋게 이야기를 한다면 공정한 것이었고 나쁘게 말한다면 차가운 사람이었다.
“애초에 이 나라는 우리들만 가지고 움직일 수가 없는 거니까. 그들이라면. 조금은 상황이 달라질 거다.”
“네.”
“아.”
순간 국정원장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 녀석들 가족은 라오스에 있나?”
“네.”
“모두 그 나라에 맡겨.”
“네?”
국장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럼 죽을 겁니다.”
“애초에 우리나라의 사람도 아닌데 우리가 이토록 신경을 쓰는 것이 더 우스운 일이었지. 아닌가?”
“하지만.”
“하지만이라니.”
국정원장은 단호했다.
“애초에 이 나라 사람이 아닌 자들을 위해서 우리의 능력을 사용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어.”
“네.”
“이제는 끝일 거야.”
“리해랑.”
“천한 것들.”
해랑은 저벅저벅 집으로 들어섰다.
“내가 너희들 찾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아?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꽁꽁 숨을 수 있었던 거야?”
“그러는 너는?”
류환이 긴장된 표정으로 해랑을 바라봤다.
“도대체 어디로 숨었던 거지?”
“나를 의심하는 거야?”
“의심이 아니다.”
“그럼 이건 뭐지?”
해랑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지금 원류환 네가 나를 상대하는 것이 적으로 보는 것 같아서 말이야. 네가 나에게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야. 그저 합당한 시선으로. 그저 정당한 눈으로 너를 바라보는 거야. 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면 도대체 누구의 편이라고 믿어야 하는 거지?”
“적어도 북은 아니야.”
“뭐라고?”
“나를 이리 만들었으니까.”
해랑은 단추를 풀었다. 그의 몸은 화상으로 인한 흉이 가득했다. 해진은 고개를 돌렸거 류환도 미간을 모았다.
“괜찮나?”
“괜찮지.”
해랑은 단추를 담그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너희는 그냥 이대로 있어도 되는 거야?”
“무슨 말이지?”
“강동원이 나타났잖아.”
“네?”
해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게 무슨?”
“그가 나타났어.”
류환은 해진의 손을 잡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해진의 손이 떨리자 류환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두려워 하지 마.”
“하지만 조장.”
“너는 내가 지킨다.”
“네.”
해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헤. 천한 것들.”
해랑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벽에 기댔다.
“우리가 지금 살아있는 것은 그저 요행에 지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싸움이 벌어질 거고.”
“그럴 생각은 없다.”
“네가 그들을 죽이고.”
“네?”
해진의 눈이 커다래졌다.
“그게 무슨?”
“아니야.”
류환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해진이 자신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싫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었다.
“리해랑.”
“왜?”
“어디에 있었던 거야?”
“너희를 찾았다.”
“뭐?”
“그래야 다른 일을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
해랑이 힘겨운 표정을 지으며 담배를 입에 물고 멀리 연기를 뿜었다.
“이 나라도 이제 더 이상 너희를 보호할 수 없을 테니까. 너희를 보내야 할 이유가 생긴 것 같거든.”
“그게 무슨 말이지?”
“남과 북 사이가 좋지 않으니까.”
해랑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그게 오히려 우리에게는 다행 아닌가?”
“그게 무슨 말이지?”
“우리가 마음대로 날 뛸 수 있다는 거니까.”
“아니. 절대로 그러지 않을 거야.”
류환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괜히 섣불리 움직여서 모든 것을 다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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